[장] 일러스트 = 양진경 장 이른 아침 아낙네들은 시들은 생활을바구니 하나 가득 담아 이고······업고 지고······ 안고 들고······모여드오 자꾸 장에 모여드오. 가난한 생활을 골골이 버려놓고밀려가고 밀려오고······저마다 생활을 외치오······ 싸우오. 왼 하루 올망졸망한 생활을되질하고 저울질하고 자질하다가날이 저물어 아낙네들이쓴 생활과 바꾸어 또 이고 돌아가오. ㅡ 윤동주 (1917 ~ 1945) 이 시의 여인은 윤동주의 다른 시 ‘슬픈 족속’ 에 등장하는, “흰 고무신이 거친 발에 걸리우다. //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라고 표현된, 고난을 견뎌내는 강인한 여인의 풍모, 그리고 성정과 닮아 있다. 온종일 장사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