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기록 MEMORY OF YOU] 02

드무2 2025. 6. 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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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MEMORY OF YOU] 02

 

 

 

 

 

 

 

 

 

 

| 누구나 바라는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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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바라는 마음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소중한 이와 복된 삶을 누리고 죽어서도 평안하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간절한 마음은 절로 두 손을 모으게 합니다. 그 마음이 닿을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신에게 기대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 절절한 마음이 전해지기에 사람들은 함께 슬퍼하고 애통한 마음을 나눴습니다. 많은 이들이 소중히 여기던 이의 죽음 앞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간절한 마음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그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의 사람들이 삶에서 품어왔던 소망이 지금 나의 마음과 다르지 않음을 만나게 됩니다.

 

 

 

 

 

 

 

 

 

 

 

 

 

 

 

 

쇠북에 담긴 기도

 

고려 | 국립청주박물관

 

사찰에서 공양이나 예불할 때 쳐서 사람들에게 때를 알리는 데 사용한 쇠북입니다. 측면에는 임금의 만수무강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고통 받는 이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쇠북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도 함께 퍼져 나갔을 것입니다.

 

 

 

 

···特爲聖壽天長···六親···法界衆 (?) 離苦得樂···生樂土之 願鐵成禁口一坐施納者 (?) 伏巖寺丞同···

 

···특별히 임금님의 만수무강을 위하여···육친과···법계의 중생이 고통을 떠나 즐거움을 얻고 ··· 극락에 태어나기를 기원하면서 쇠북 하나를 만들다. 시납한 사람은 (?) 복암사승동···

 

 

 

 

 

 

 

 

 

 

'황비창천' 거울

 

고려 | 국립청주박물관

 

'황비창천 煌丕昌天', 곧 '맑고 창성한 하늘' 이라는 글귀가 새겨 있습니다. 먼 바다에서 항해하는 이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돛을 올린 배가 거친 파도를 가르는 모습이 고려시대 활발했던 해상 교역의 풍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가상부귀' 거울

 

조선 | 국립청주박물관

 

과거에는 부유한 사람만이 거울을 살 수 있었습니다. 거울을 만드는 사람들도 소비자들의 바람에 맞추어 글자를 새겼을 것입니다. 이 거울에는 '가상부귀 家常富貴'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집안에 항상 부귀가 있으라는 뜻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삶의 바람입니다.

 

 

 

 

 

 

 

기다리는 마음

 

 

 

 

 

 

 

소년 군인의 마지막 미소 | 이명동 | 1953

 

 

 

 

인형을 매단 소총을 든

앳된 군인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글을 모르는 아버지에게 안부를 전하고자

기자에게 자신의 사진을 부탁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을 찍은 다음 날,

그는 마지막 미소를 남기고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기다림이 담긴 가족사진

 

1940년대

 

1943년, 충남의 한 마을에서 찍은 여섯 식구의 가족 사진입니다. 사진 속에는 아이들의 아버지로 보이는 인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일제에 의해 징병되어 전쟁터로 끌려간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가족들은 그가 무사히 돌아와 함께 사진 찍을 날을 두 손 모아 기다렸을 것입니다.

 

 

 

 

 

 

 

전장에서 띄운 형의 편지

 

1952

 

6 · 25 전쟁의 한복판에서 가족의 소식만큼 반가운 것은 없었을 것입니다. 전선에 나가 있던 한 병사는 가족이 무사하다는 동생의 편지를 받고 기쁜 마음으로 답장을 보냈습니다. 생사의 위기 속에서도 가족의 안위를 먼저 걱정한 형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오늘 뜻하지 않은 너의 편지를 받고

나의 마음이 긴 악몽에서 깨인 듯이

반갑기 한량없으며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릴 뿐이다. 그 동안 긴 세월

모진 세파에 얼마나 고생이 많었느냐."

 

 

 

 

 

 

 

베트남 전선에서 주고 받은 러브레터 |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처음으로 당신에게 아내라고 써보기에

이 글을 다시 1 번으로 정하겠어요.

목이 메어 말도 못하고

당신의 손을 놓은 것이 어제였군요."

 

 

 

 

 

 

 

 

 

 

 

 

 

편지로 이어간 사랑

 

1960년대

 

베트남 파병으로 떨어진 부부가 주고받은 편지입니다. 수북하게 쌓인 편지 더미가 애틋한 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한동안 볼 수 없게 된 이들 부부는 편지로만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편지가 한 장씩 쌓일 때마다 다시 만날 날에 대한 소망도 깊어졌을 것입니다.

 

 

 

 

 

 

 

은경 엄마!

여원해 주는 가운데 월남에

있는 아빠는 무사 하오!

훗날 부끄럼 없는 생활이

되기를 ㅡ · ·

 

72. 11. 1

원남에서 아빠가

 

 

 

 

바나나 잎에 적은 안부

 

1972 | 국가기록원 | 복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아버지는 자신의 무사함을 가족들에게 알리고 바나나 잎을 빌어 베트남의 이국적인 정취를 전했습니다.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14년의 헤어짐, 10분의 만남 신금단 부녀 이야기 | 통일부

 

 

 

https://youtu.be/IkABjBlsMX4

 

 

 

 

 

 

 

<눈물의 신금단> 앨범

 

1964

 

1964년, 이산가족 신금단 부녀의 사연이 노래로 발표되었습니다. 6 · 25 전쟁으로 헤어진 아버지 신문준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딸의 기사를 보고 무작정 도쿄로 향했습니다. 14년 만에 이뤄진 상봉이었지만,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이었습니다. 짧고도 애절했던 이 만남은 분다느이 비극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기다림의 이름들

 

1983

 

1983년, KBS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이 시작되자 수많은 이들이 가족을 찾아 나섰습니다. 신문 지면을 가득 채운 이름들은 그 간절했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1면에는 남동생을 찾으러 온 할머니의 지친 모습이 담겼습니다. 긴 기다림 속에서도 혹시나 차례를 놓칠까 벽보를 든 할머니의 손이 떨렸다고 합니다.

 

 

 

 

 

 

 

 

 

 

 

 

 

서로를 찾는 마음, 3천 번째 기적

 

1983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이 진행되던 당시, KBS 사옥 벽면은 가족을 찾는 절절한 사연이 적힌 벽보로 가득했습니다. 10만 건이 넘는 사연이 접수되었고, 그 가운데 약 1만 건의 가족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사진 속 삼남매는 3,000번째 상봉 가족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마주 잡은 그들의 손에는 오랜 기다림 끝의 기쁨과 안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① 눈오는 날 갯배와 아바이마을 풍경 (위)

② 고향의 향수를 달래는 실향민들의 명절 잔치 (아래 왼쪽)

③ 아바이마을의 실향민 할머니와 손자들 (아래 가운데)

④ 실향민들의 고향 이름으로 지은 홍원 슈퍼 (아래 오른족)

 

엄상빈 | 1997

 

 

 

 

 

 

 

 

 

 

 

 

 

 

 

 

 

 

 

 

 

 

 

 

 

 

 

 

 

 

 

그리움을 안고 살아낸 하루

 

1946 | 국가기록원

 

광복 이후 월남하여 부산에 정착한 임영자 씨가 1946년부터 1947년까지 작성한 일기입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꿋꿋이 삶을 이어나간 실향민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일기에는 남한과 북한의 서로 다른 김장 방식에 어리둥절했던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고향과 다른 풍습을 마주할 때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더욱 커져갔을 것입니다.

 

 

 

 

"양념이 모자라 다시 장만하느라고 이틀에 걸쳐 김장을 했다...

하도 남쪽으로 내려와 북과는 기후가 달라 이렇게 하면 시어진다.

저거 넣으면 시어진다. 국물을 해도 안된다 하니

처음에는 정신이 다 어벙벙해지더니만,

여기서는 그냥 막 짜게 맵게 안하면 시어져 못먹게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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