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무2 2023. 10. 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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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명태

 

현순애

 

 

난전에 펼친 어전

허공에 둔 눈

소금기 절은 손등으로 훔친 이마에

바다 슬쩍 걸터앉는다

앞치마로 비린내 두른 여자가

도마 앞에서 종일 칼춤 춘다

여자의 노곤한 청춘 껍질째 벗겨져

낱장낱장 살 비늘오 저녀지는 하얀 속살

머리 떼고 꼬리 떼고 몸통 두서넛 토막

 

종일 품삯은

병든 노모의 약이었다

까치발로도 닿을 수 없는 세상

자식 딛고 서는 무동이었다

식구의 허름한 식사였다.

 

 

 

시인 현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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