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식물 이야기

[산딸나무]

드무2 2024. 10. 13. 14:45
728x90

[산딸나무]

 

 

 

 산딸나무에 꽃이 핀 모습 (위). 산딸나무는 때죽나무, 쪽동백나무와 함께 5 ~ 6월 숲을 하얗게 만드는 주인공이에요. 아래 사진은 산딸나무 열매예요. / 김민철 기자

 

 

 

하얀 꽃으로 숲 물들이고, 딸기 닮은 달짝지근한 열매 열려요

 

 

 

요즘 공원이나 산에서 하얀 꽃잎 (정확히는 꽃싸개)이 4장 달린 꽃이 핀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크고 새하얀 꽃이 마치 층을 이루듯 무리 지어 피어 있는데요, 이 나무는 산딸나무입니다.

산딸나무는 높이 10m 안팎으로 자라는 큰키나무입니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 어디서나 비교적 잘 자라요. 원래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나무였으나 꽃이 아름다워 공원이나 화단에도 많이 심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궁 등에서만 보이더니 요즘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산딸나무는 층층나뭇과에 속해서 가지가 층을 이루고, 5 ~ 6월에 피는 꽃들도 그 층을 따라 핍니다. 때죽나무, 쪽동백나무와 함께 5 ~ 6월 숲을 하얗게 만드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딸나무 꽃싸개는 2장씩 서로 마주 보고 피어서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꽃싸개는 꽃봉오리를 보호하기 위해 에워싸고 있는 잎을 말합니다. 꽃싸개 4장이 겹쳐진 지점에 있는 녹색의 동그란 것이 산딸나무꽃입니다. 같은 층층나뭇과에 속하는 층층나무나 말채나무는 꽃이 작고 볼품없습니다. 하지만 산딸나무는 꽃싸개 4장을 만들어 웬만한 꽃보다도 예쁘게 진화했습니다. 우거진 초여름 숲에서 작은 꽃으로는 꽃가루받이 매개체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보고 큰 꽃처럼 보이게 꽃싸개를 만든 겁니다.

산딸나무는 가을에 또 한번 주목을 받습니다. 나무에 마치 딸기가 주렁주렁 달린 듯 산딸나무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기 때문입니다.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산딸나무의 빨간 열매가 마치 산딸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산딸나무에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나무에 딸기가 달렸네' 라는 생각이 절로 나올 정도로 열매가 딸기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산딸나무 열매를 먹어본 적이 있는지요? 의외로 먹을 만합니다. 즙도 많고 달짝지근해 사 먹는 과일보다 더 먹을 만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씨가 삼키기에는 너무 굵으니 뱉어내야 합니다.

산딸나무는 이처럼 독특한 꽃과 열매 때문인지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나무입니다. 꽃으로 한번, 열매로 또 한번 주목을 받지요. 가끔 꽃싸개 끝부분이 오므라들거나 잘린 모양을 한 산딸나무도 보입니다. 이건 북미 원산의 꽃산딸나무입니다. 흔히 미국산딸나무라고 부릅니다.

 

 

김민철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4년 5월 27일 자]

 

 

 

 

 

728x90

'신문은 선생님 > 식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때죽나무]  (0) 2024.10.27
[털중나리]  (0) 2024.10.24
[피뿌리풀]  (1) 2024.10.05
[봄망초]  (0) 2024.10.04
[노간주나무]  (1) 2024.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