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중요한 참견] 일러스트 = 이진영 매우 중요한 참견 호박 줄기가 길 안쪽으로 성큼성큼 들어와 있다 느릿느릿 길을 밀고 나온 송앵순 할매가호박 줄기 머리를 들어 길 바깥으로 놓아주고는 짱짱한 초가을 별 앞세우고 깐닥깐닥 가던 길 간다 ㅡ 박성우 (1971 ~) 참견한다는 것은 쓸데없이 끼어들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다. 자신과 별로 관계가 없는 남의 일에 공연스레 나서서 개입하는 것이다. 호박 줄기가 하필 길의 위로 기어가는 것을 본 할머니는 넝쿨을 들어서 뻗어갈 방향을 돌려놓는다. 참견하는 일이더라도 참 잘한, 요긴한 참견이라고 하겠다. 이 시를 흥미롭게 하는 것은 호박 줄기가 기어가는 기세는 ‘성큼성큼’ 이라고 표현하고, 할머니의 발걸음 속도는 ‘느릿느릿’ 이라고 쓴 대목이 아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