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신문은 선생님/식물 이야기 93

[감태나무]

[감태나무] ▲ 왼쪽 사진은 겨울에도 잎을 달고 있는 감태나무예요. 오른쪽 사진은 흑진주같이 새까만 감태나무의 열매. / 김민철 기자 겨우내 황갈색 단풍잎 달고 있는 나무··· 한반도에는 암그루만 산대요 요즘 산이나 수목원에 가보면 단풍 든 황갈색 잎을 그대로 달고 있는 나무가 있습니다. 주변 나무들은 상록수 빼곤 거의 다 잎이 졌는데 이 나무만 온전히 잎을 달고 있습니다. 신갈나무와 대왕참나무 같은 참나무 종류도 겨울에 잎을 달고 있지만 잎이 말라서 뒤틀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의 잎은 마르긴 했지만 한 장 한 장 반듯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감태나무 얘기입니다. 감태나무가 겨우내 잎을 달고 있는 것은 좀 극단적일 정도입니다. 3월 말 봄소식을 알리는 보춘화는 물론 노루귀, ..

[칠자화]

[칠자화] ▲ 칠자화는 '두 번 꽃 피는 나무' 로 불려요. 8 ~ 10월에 하얀 꽃 (위 사진)이 피는데, 이 꽃이 지면 꽃받침 (아래 사진)이 붉게 변하면서 다시 꽃이 핀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에요. / 김민철 기자 꽃망울 7 개라는 뜻··· 흰꽃 피고 진 후 꽃받침 빨갛게 변해요 요즘 서울 시내를 걷다 보면 얼마 전 하얀 꽃이 피었는데 다시 붉은 꽃이 활짝 핀 것처럼 보이는 나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이 피었을 때보다 요즘처럼 붉게 변했을 때가 더 화려합니다. 근래 조경수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칠자화입니다. 흔히 칠자화를 두고 두 번 꽃 피는 나무라고 합니다. 8 ~ 10월 향기가 좋은 흰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나면 꽃받침이 빨갛게 변하면서 꽃이 두 번 피는 것 같다고 하는 말..

[새삼]

[새삼] ▲ 새삼이 다른 식물을 휘감고 있는 모습. 잎이 없어 스스로 광합성을 할 수 없는 새삼은 다른 식물로부터 양분을 얻는 기생식물이에요. / 국립생물자원관 다른 식물에 달라붙어 양분 빼앗은 후 꽃 피우는 기생식물이래요 식물의 잎은 광합성을 통해 필요한 양분을 스스로 합성하는 주요한 기관입니다. 그런데 잎이 없는 식물이 있을까요? 잘 알려진 식물로는 '새삼' 이 있습니다. 새삼의 잎은 퇴화해 그 흔적만이 줄기에 남아 있지요. 잎이 무성한 다른 식물들 위로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단단한 줄기 다발, 바로 새삼입니다. 새삼은 한해살이풀로 완전 기생식물입니다. 기생식물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양분을 다른 식물에게서 얻는데요. 기생식물이 침입하는 식물을 '기주식물' 이라 합니다. 기생식물인 새..

[싸리]

[싸리] ▲ 7 ~ 8월에 피는 싸리 꽃은 분홍빛이 도는 보라색이에요. / 국립생물자원관 · 표준국어대사전 회초리 · 소쿠리 · 싸리비 재료··· '싸리' 이름 들어간 식물만 90여 종 '싸리' 라고 하면 뭐가 먼저 떠오르나요? 싸리는 가늘면서도 적당한 탄력과 강도를 갖추고 있어 생활 곳곳에서 많이 쓰였어요. 굵은 줄기는 다발로 엮어 울타리와 대문 (사립문)을 만들고, 가는 줄기들은 다듬어 발, 회초리, 소쿠리 같은 생활 도구를 만들었답니다. 조금만 산을 오르면 지게 가득 잘라 올 수 있었던 싸리는 말리지 않아도 연기가 나지 않고 화력이 좋아 땔감으로도 요긴했죠. 싸리 낙엽으로는 거름을 만들고, 적당한 굵기의 줄기를 다듬어서 윷놀이에 사용하는 윷을 만들기도 했어요. 싸리는 콩과 (科) ..

[붉나무]

[붉나무] ▲ 동글동글한 열매가 열린 붉나무 (위쪽 사진). 잎자루 (아래 사진 동그라미)엔 얇은 '날개' 도 달려 있어요. / 김민철 기자 단풍나무보다 더 붉게 물드는 가을 전령사··· 열매에선 짠맛 나지요 요즘 양지바른 산 가장자리나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잎이 막 붉게 물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잎자루에 좁은 잎 모양의 '날개' 가 있는 나무가 있다면 붉나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붉나무는 전국적으로 자라는 옻나뭇과 나무입니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중국 · 일본 · 대만과 동남아까지 널리 분포합니다. 최대 높이가 7m 정도인, 그리 크지 않은 나무입니다. 옻나뭇과 나무여서 꽃이나 열매, 잎 모양이 옻나무 · 개옻나무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습니다...

[쪽]

[쪽] ▲ 흔히 푸른 가을 하늘을 ‘쪽빛’ 이라고 하지만, 사실 쪽 어디에도 푸른색은 없답니다 (왼쪽 사진). 꽃이 화려한 편도 아니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식물이에요. / 김민철 기자 가을 하늘 쪽빛 얻는 염료 식물··· 초록색 잎 채취해 만들어요 요즘같이 푸른 가을을 쪽빛 하늘이라고 하죠. 남색 (藍色)이라고도 하는 쪽빛은 짙은 푸른빛을 말하는데, 이 짙은 푸른빛을 물들이는 염료식물이 바로 쪽입니다. 치자 열매가 노란색, 잇꽃 (홍화)이 붉은색 물을 들이는 천연염료라면 쪽은 짙은 푸른색 물을 들이는 대표적인 염료입니다. '청출어람 (靑出於藍) 청어람 (靑於藍)' 이라는 고사성어도 쪽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 뜻은 '푸른색 염료는 쪽에서 얻은 것이지만 쪽보다 푸르다' 이며, 스승에게 배..

[띠]

[띠] ▲ 야생 식물인 띠 (왼쪽 사진)는 흰색, 조경용으로 많이 심는 홍띠 (오른쪽 사진)는 붉은색이 각각 섞여 있어 구별돼요. / 국립생물자원관 · 차윤정 산림생태학자 어느 곳에서도 쉽게 자라는 '점령자' 식물··· 산불로 황폐해진 땅 복원하기도 하죠 가을이 무르익으면 우리 주변 곳곳에 있는 정원은 홍띠의 붉은 잎들로 물듭니다. 홍띠는 야생의 '띠' 를 재배한 식물로, 우리에겐 정겨운 식물이었습니다. 이른 봄이면 아이들은 논두렁에서 삐죽이 솟아 나오던 띠의 어린 이삭을 뽑아 먹기도 했죠. '삐리' 혹은 '삘기' 로 불렸답니다. 띠는 소가 뜯어 먹어도, 낫으로 몇 번을 베어도 연한 새잎이 계속 돋아났답니다. 가을이면 이 띠를 한가득 베어 퇴비를 만들기도 하고, 또 불이 잘 붙는 식물이라..

[피라칸타]

[피라칸타] ▲ 위 사진은 붉은색의 피라칸타 열매가 줄기에 빽빽하게 달린 모습. 아래 사진은 흰색 피라칸타 꽃. / 김민철 기자 산울타리에 빽빽하게 달린 붉은 열매··· 겨우내 새들 양식이죠 요즘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정말 붉은색 열매가 올망졸망 많이도 달린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지름 5 ~ 6mm 정도로 작지만 많은 열매가 빽빽하게 달려 있다면 피라칸타 (Pyracantha)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라칸다, 파라칸사, 피라칸사스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을 나무 열매는 대부분 붉은색을 띱니다. 새들 눈에 잘 띄기 위해서입니다. 피라칸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피라칸타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열매로 새들은 물론 사람들 눈길도 사로잡습니다. 근래 이 나무가 주변에서 늘어나고 있습..

[일엽초]

[일엽초] ▲ 단 하나의 잎과 뿌리를 가진 일엽초는 겨울이 오면 잎이 구부러지며 색도 바래 말라 죽은 것처럼 보여요 (위 사진). 하지만 봄이 오면 다시 싱싱하게 살아난답니다 (아래 사진). / 차윤정 산림생태학자 공룡 등장 전부터 존재··· 겨울엔 죽은 것처럼 보여도 봄 되면 싱싱해진대요 단 하나의 잎과 뿌리를 가진 식물이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일엽초' 인데요. 일엽초는 고사리와 같은 양치식물입니다. 대개 일엽초는 홀로 자라지 않고 무리로 피어납니다. 옆으로 뻗는 뿌리는 갈색 털로 덮여 있으며, 짧은 줄기를 가진 잎은 가죽처럼 다소 뻣뻣합니다. 양치식물은 지구 식물 역사에서 혁신적인 '업적' 을 이룬 식물이에요. 약 4억3000만 년 전, 바다에서 자라던 식물들은 육지로 올라오기 ..

[마가목]

[마가목]    ▲ 자잘한 꽃들이 모여 우산 모양을 이루는 마가목 꽃은 5 ~ 7월에 피어나요 (왼쪽 사진). 강렬한 빨간색의 마가목 열매는 10월에 익는데, 땅에 떨어져 묻힌 열매는 고산 동물에게 요긴한 먹이가 되기도 해요 (오른쪽 사진). / 독자 제공 · 국립생물자원관    1000m 이상 산에 열리는 빨간 열매 ··· 고산동물에겐 겨울 양식 돼요    기후변화는 인간뿐 아니라 동물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쳐요. 특히 높은 산에 사는 고산 동물들은 기온이 오를수록 더욱 척박한 고산지대로 밀려가면서 살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런 생물들에게 소중한 버팀목 역할이 되어주는 나무가 마가목 (Sorbus commixta)이에요. 마가목은 고산의 혹독한 환경에서 자라지만 흔치 않게 보드라운 잎, 꿀이 풍부한 꽃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