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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혜의 살롱 드 경성 18

[村老의 적요한 일상 그린 한국화 대가 청전 이상범]

[村老의 적요한 일상 그린 한국화 대가 청전 이상범]   이상범의 1926년작 '초등'. 조선미술전람회 출품작으로, 국가등록유산에 지정됐다. / 국립현대미술관   여름에 그린 가을 풍경··· 난세에 배 띄운 어부는 어찌 이리 평화롭나   거장 안중식의 수제자동양화 인습 혁신하고삽화가로도 이름 날려 한때 박수근보다 인기한국화 위상은 추락해외면받는 소박함의 美    6 · 25전쟁이 끝나고 서울에 ‘반도화랑’ 이 생겼다. 현재 롯데호텔 자리, 반도호텔 1층에 있던 여섯 평짜리 조그만 화랑. 1960년대 초 화가 이대원이 운영했고, 현대화랑 박명자 회장이 당시 점원으로 일했다. 박 회장의 회고에 의하면, 화랑 문을 열면 정면 벽 왼쪽에 이상범, 오른쪽에 박수근의 작품이 늘 나란히 걸려 있었다. 화랑의 대표 상..

[서양식으로 동양 정신 그려낸 '문자추상' 의 거장 화가 남관]

[서양식으로 동양 정신 그려낸 '문자추상' 의 거장 화가 남관]    1984년작 '가을 축제'. 남관이 말년에 그린 환상적인 작품. 문자처럼 보이는 여러 형상이 보석의 색을 뿜어낸다. 고 (故)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으로 전시된 바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미술 수도' 에서 성공한, 지독히 외로웠던 집념의 한국인   佛 멍통 비엔날레 대상친구 김환기 당부대로버티고 버텨낸 성과 귀국 후 韓 적응 못해잇단 설전에 사기까지"예술은 무아의 발버둥"    “이제 와서 외국에 나오면 무슨 수가 생기겠니. 예술이 또한 무어 대단한 거겠니. 나도 모를 일이다. 그저 가슴에 무슨 원한 같은 게 맺혀 있을 뿐이다. 뭐니 뭐니 해도, 끼니를 거르고 죽을 먹더라도 같이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을까.” 화가 ..

['신문 연재만화' 시대 이끈 만화 선구자 김동성 · 노수현]

['신문 연재만화' 시대 이끈 만화 선구자 김동성 · 노수현]     김동성이 기획하고 노수현이 그린 1924년 10월 13일자 네컷 만화 ‘멍텅구리 헛물켜기’. / 조선일보DB    조선 그림판 뒤흔든 '멍텅구리' 사내들   미국 유학파 기자 김동성신매체 '코믹 만화' 도입'멍텅구리' 기획으로 대박 韓國畵 전공한 노수현동양적 색채 삽화로 명성초대형 산수화 즐겨 그려    사람들은 각기 다른 매체로 세계 일주를 경험한다. 요즘엔 주로 영상으로 세계를 간접 여행할 것이다. 나는 만화를 통해 처음 세계를 알았다. 한때 세계 여행과 역사를 다룬 만화책이 정말 많았다. 세계 일주 만화의 국내 시초는 조선일보에 연재된 ‘멍텅구리 세계 일주’ 가 아닐까. 1920년대 최고의 신문 연재만화 ‘멍텅구리’ 연작은 세계 ..

[한국 첫 서영화가로 평가받는 역관 집안 엘리트 춘곡 고희동]

[한국 첫 서영화가로 평가받는 역관 집안 엘리트 춘곡 고희동]    대표작 ‘정자관을 쓴 자화상’ (1915)은 고희동이 대학 졸업 작품으로 제출한 우리나라 최초의 유화 자화상이다. / 도쿄예술대학교 박물관    조선인이 그린 최초의 서양화는 조선인의 自畵像이었다   조기교육으로 佛語 유창을사늑약이 앗아간 꿈역관서 화가로 진로 바꿔 근대미술 선구자였지만"닭똥 칠한다" 손가락질결국 韓國畵로 장르 변경    춘곡 (春谷) 고희동 (1886 ~ 1965)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다. 일본 도쿄미술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한 첫 조선인이었고, 1915년 졸업 후 귀국해 평생 화가로 활동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한국 근대미술사를 논할 때 늘 첫머리에 등장한다. 마치 우리 근대미술의 역사가 고희동의 일본 유학에서 시..

[그림으로 망국의 자존심 지킨 한국 근대미술사 대부 안중식]

[그림으로 망국의 자존심 지킨 한국 근대미술사 대부 안중식]    안중식의 ‘도원행주도’ (1915) 세부. 배를 타고 어부가 동굴로 들어가는 부분이다. 이상향의 상실이라는 정서가 담겨있다. / 국립중앙박물관    그의 붓끝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됐다   개화파 인사로 활동하다그림으로 독립운동 투신최남선과 잡지 제작 협업 고희동 · 이상범 · 변관식···걸출한 화가 제자로 길러민족대표 33인과도 절친    한반도 지형은 무엇을 닮았는가. 노인? 토끼? 호랑이? 원래 조선인은 한반도가 노인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 허리 굽히고 팔짱 낀 채 중국에 인사하는 형상, 이 생각이 중국을 향한 사대주의가 마땅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후 조선의 지형이 토끼를 닮았다는 주장이 일본인 학자 고토 분지로에 의해 제기됐다..

[신라 ~ 조선 서화가 역사 정리 당대 최고의 감식안 오세창]

[신라 ~ 조선 서화가 역사 정리 당대 최고의 감식안 오세창]    오세창이 일제강점기 제작한 ‘와전문 병풍’. 오세창은 부친대 (代)부터 모은 옛 기와와 청동기 글씨를 해석하고, 이를 탁본과 서예로 조화롭게 배치한 새로운 작품 형식을 고안했다. / 국립중앙박물관   "은인자중하다 기회가 오면 와락 출동해야 하네"   역관 출신 독립운동가3 · 1 운동 주도하고교육 · 언론 사업 힘써 문화 통해 정신 지키려서예 · 인장 대거 수집해'근역서화가' 등 집필    새해 들어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에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가 다시 전시된다고 한다. 추사가 제주도 유배 중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작품. 사실 ‘세한도’ 는 가로 70㎝ 정도의 작은 그림이고, 장장 14m에 달하는 중국과 조선 문인 20명의 감상평..

[무소유 정신의 휴머니즘 재일한국인 1세대 화가 전화황]

[무소유 정신의 휴머니즘 재일한국인 1세대 화가 전화황] 1976년 작 '미륵보살'. 약 10년간 불상 그림에 매달려 완성한 전화황 양식의 반가 사유상이다.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은은한 백제 佛像처럼··· 별세계를 꿈꾸는 그림 '그림 동요' 전문가에서 무소유 사상 심취해 출가 '일등원' 에서 사회 봉사 아동 위한 모금 운동도 재일 사업가 하정웅 전화황 '미륵보살' 에 감동 수집가로 첫발, 작가 후원 한국서 첫 개인전 열어줘 얼마 전 재일한국인 학자 서경식의 작고 소식을 접하고, 그의 저서 ‘나의 서양미술 순례’ 를 다시 꺼내 읽었다. 30년 전 대학가 베스트셀러였던 책. 다시 보니 거기 실린 작품들은 미술사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었고, 설명도 극히 개인적이어서 이 책이 왜 그렇게까지 인..

[조선 유습 부인하고 또 보존 노스탤지어의 화가 권옥연]

[조선 유습 부인하고 또 보존 노스탤지어의 화가 권옥연] '무제' (1977 ~ 78). 적막한 무채색 언덕에 허물어질 듯 놓여 있는 집 한 채, 그 위로 흐물거리는 달무리···. 저세상과 같은 처연한 그런 세계를 권옥연은 그렸다. / 개인 소장 "화가는 정신 연령이 다섯 살 넘으면 그림 못 그려" 한옥 모아 평생 가꿨던 엄격한 유교 집안 장손 초현실주의 추구하면서 서글픈 아름다움 그려 경기도 남양주에 ‘궁집’ 이 있다. 영조 임금이 사랑하는 막내딸을 위해 궁에서 일하는 대목장을 보내 지은 집이라 한다. 쓰러진 조선 왕조의 영화 (榮華)를 상징하는 이 집이 1970년대 초 매물로 나왔을 때, 궁집이 자칫 요정으로 쓰이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다. 화가 권옥연 (1923 ~ 2011)..

[이중섭보다 먼저 '소' 천착, 잊힌 비운의 화가 진환]

[이중섭보다 먼저 '소' 천착, 잊힌 비운의 화가 진환] 깊은 동굴 속 기도하는 소년과 이를 지켜보는 소의 모습이 담긴 '기도하는 소년과 소' (1940년대). / 국립현대미술관 천재의 날개 달고도, 끝내 날아오르지 못한 '소' 1930년대 도쿄서 명성 '흥학구국' 가업따라 미술 교육 개척했으나 제자 총에 황망한 죽음 ‘삼시세끼’ 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연예인들이 외딴 시골 마을에 정착해 자급자족하며 하루 세끼를 해결하는 예능. 전북 ‘고창편’ 이 기억에 남는다. 오리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고구마를 캐고, 바닷가에서 조개도 잡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예부터 고창은 그런 곳이었다. 산과 들과 물이 좋아 사람 살기 좋은 곳. 바다가 가까워 소식도 물자도..

[평생 추구한 생명의 색채 통영 바다의 화가 전혁림]

[평생 추구한 생명의 색채 통영 바다의 화가 전혁림] 2005년 작 ‘한려수도의 추상적 풍경’. 가로 길이만 7m에 달하는 대작으로, 고향 통영에서 바라본 코발트빛 바다 풍경이 펼쳐져 있다. 화가가 90세에 완성한 그림이다. / 개인소장 가장 가난했던 화가가 그려낸 가장 찬란한 보물 독학으로 완성한 걸작 조선 민화 · 도자 연구도 노무현이 사랑한 화가 청와대에도 그림 걸려 통영은 ‘삼도수군통제영’ 을 줄인 말이다. 경상도 · 전라도 · 충청도, 삼도의 수군 (水軍)을 통솔하는 기관이 있던 곳이다. 마을 한복판 통제영의 센터 세병관 (洗兵館)에 올라서면,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한산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충무공의 담대한 기상이 곳곳에 배어 있는 이 마을 사람들은, 통영이 조선을 지켜냈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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