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李端)과의 이별] / 일러스트 = 양진경 이단 (李端)과의 이별 고향 땅 여기저기 시든 풀잎이 뒤덮을 때 친구와의 헤어짐은 더없이 쓸쓸하였네 떠나는 길은 차가운 구름 너머로 이어지고 돌아올 땐 하필 저녁 눈이 흩날렸었지 어려서 부모 잃고 타향을 떠도는 신세 난리 통 겪는 중 우리 알게 됨이 너무 늦었네. 돌아보니 친구는 없고 애써 눈물을 감추니 이 풍진 세상 다시 만날 날은 언제일까 - 노윤 (盧綸 · 739 ~ 799년) ※ 류인 옮김, 원시 번역시와 다르게 행을 배치함 난리 통에 알게 된 친구는 얼마나 애틋할까. 이단과의 이별을 슬퍼하는 노윤의 시에 등장하는 난리는 중국 당나라를 뒤흔든 안녹산 (安祿山)과 사사명의 반란 (755 ~ 763년)을 뜻한다. 당대의 시인 두보 (杜甫)나 노윤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