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일러스트 = 양진경 감사 저 푸른 하늘과 태양을 볼 수 있고 대기를 마시며 내가 자유롭게 산보를 할 수 있는 한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이것만으로 나는 신에게 감사할 수 있다 ㅡ 노천명 (1912 ~ 1957) 그렇지 그렇고 말고. 내 발로 걸을 수 있고, 저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나이가 들수록 포기가 빨라지고 욕망도 흐지부지, 내가 뭘 원했는지도 잊고 살며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된다.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다. 젊어서는 노천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최근에 그의 시선집을 읽고 그 투명한 언어에 실린 쓸쓸한 마음의 풍경에 측은지심을 느끼며 그에게 빠져들었다. 근대 최초의 여성 문인인 김명순도 그렇고 노천명도 그렇고, 앞서간 여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