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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순 2

[감사]

[감사] 일러스트 = 양진경 감사 저 푸른 하늘과 태양을 볼 수 있고 대기를 마시며 내가 자유롭게 산보를 할 수 있는 한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이것만으로 나는 신에게 감사할 수 있다 ㅡ 노천명 (1912 ~ 1957) 그렇지 그렇고 말고. 내 발로 걸을 수 있고, 저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나이가 들수록 포기가 빨라지고 욕망도 흐지부지, 내가 뭘 원했는지도 잊고 살며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된다.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다. 젊어서는 노천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최근에 그의 시선집을 읽고 그 투명한 언어에 실린 쓸쓸한 마음의 풍경에 측은지심을 느끼며 그에게 빠져들었다. 근대 최초의 여성 문인인 김명순도 그렇고 노천명도 그렇고, 앞서간 여성들..

[곡시 (哭詩) : 탄실 김명순을 위한 진혼가]

[곡시 (哭詩) : 탄실 김명순을 위한 진혼가] 양진경 한 여자를 죽이는 일은 간단했다. 유학 중 도쿄에서 고국의 선배를 만나 데이트 중에 짐승으로 돌변한 남자가 강제로 성폭행을 한 그날 이후 여자의 모든 것은 끝이 났다. 출생부터 더러운 피를 가진 여자! (···) 뭇 남자들이 다투어 그녀를 냉소하고 (···) 식민지 문단의 남류들은 죄의식 없이 한 여성을 능멸하고 따돌렸다 (···) 아직도 여자라는 식민지에는 비명과 피눈물 멈추지 않는다 (···) ㅡ 문정희 (1947년 ~) (원시와 다르게 행을 배열함) 무거운 내용을 담았으나 활달하고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문단에서 유폐되기 전에 그이의 천성은 활달하고 밝았다. 김명순을 기리는 '곡시 哭詩'를 쓴 문정희 선생도 활달하며 여성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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