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Spring)] / 일러스트=양진경 봄 (Spring) 무슨 목적으로, 4월이여 너는 다시 돌아오는가? 아름다움만으로는 족하지 않다 (···) 크로커스의 뾰족한 끝을 지켜보는 나의 목덜미에 닿는 햇살이 뜨겁다. 흙 냄새가 좋다. 죽음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사람의 뇌는 땅 속에서만 구더기에 먹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은 그 자체가 무 (無), 빈 술잔, 주단 깔지 않은 층계. 해마다, 이 언덕 아래로, 4월이 재잘거리며, 꽃 뿌리며 백치처럼 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ㅡ 빈센트 밀레이 (1892 ~ 1950) (최승자 옮김) 나는 햇살만으로 충분한데, 빈센트 밀레이는 욕심이 많네. 꽃 뿌리며 백치처럼 오는 4월. 우리 생애 이처럼 화창한 봄날이 다시 또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