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따뜻함이여] 일러스트 = 이철원 오 따뜻함이여 군밤 한 봉지를 사서 가방에 넣어버스를 타고 무릎 위에 놨는데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갓 구운 군밤의 온기 ㅡ 순간나는 마냥 행복해진다.태양과 집과 화로와정다움과 품과 그리고나그네 길과······오, 모든 따뜻함이여행복의 원천이여. ㅡ정현종 (1939 ~) 대설주의보가 내리고 큰눈이 오고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질 때 세상은 눈덩이와 얼음 속에 갇힌 듯해도 우리는 온기를 아주 잃지는 않는다. 시인은 무릎 위에 올려놓은 군밤 한 봉지에서 기쁨과 흐뭇함을 느낀다. 그러면서 이런 감정을 맛보았던 순간들을 떠올려 적는다. 동트는 빛이며 살림의 가옥이며 놋쇠 화로며 선심 (善心)이며 심지어 정처 없음까지도. 내게도 따뜻함을 안겨준 것이 많다.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