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기념관 모금액 100억 돌파]
서울시 중구 장충동 자유총연맹 광장에 있는 이승만 동상. / 연합뉴스
매달 1만원씩 보낸 고교생··· 기부금에 詩 첨부한 80대
정동제일교회 교인들 2억원 쾌척
배재학당 · 서강대 동문들도 기부
이길여 가천대 총장 1000만원 내
日 · 베트남 · 호주 등 해외서도 동참
하와이 교민들도 성금 2억원 모아
"대한민국 정통성을 바로 세운 분"
“이승만 기념 재단에서 시작된 불꽃이 국민 모두의 불꽃이 되길 기도합니다. 저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이승만 같은 어른이 되겠습니다.”
부산에 사는 김형균 (16)군은 (재)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이 범국민 모금 운동을 추진한 작년 9월부터 매월 1만원씩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중학교 역사 수업 때 사건을 계기로 이 전 대통령의 생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선생님이 ‘이승만은 하와이 갱스터 (폭력배)였다’ 면서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영상을 틀어줬는데, 제가 ‘이승만은 민주주의자였다’ 고 반박하니 손 들고 복도로 나가라는 거예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이승만 관련 책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엔 사람 취급도 못 받던 여성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투표권을 부여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이분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구나 싶어 가슴이 저릿했습니다. 영화 ‘건국전쟁’ 을 보고선 세 번 울었어요.”
그래픽 = 양진경
이길여 (92) 가천대 총장은 최근 재단에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총장은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초석을 놓았기에, 그 위에서 산업화와 경제발전이 가능했다” 면서 “그의 치열했던 독립운동과 해방 이후 건국 투쟁의 역사를 가감 없이 후대에 전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기에,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이 필요하다” 고 했다.
전남 장성군 출신의 김진웅 (80)씨는 기부금 200만원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한시를 지어 재단에 보내 왔다.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틀을 닦은 덕분에 일본의 압제와 북한의 침공을 딛고 오늘날의 번영을 이룩했다는 것이 시의 내용이다.
정동제일교회 교인들은 2억100만원을 모아 쾌척했다. 정동제일교회는 미국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1885년 설립한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로, 이 전 대통령은 1895년 아펜젤러가 세운 배재학당에 입학해 그의 가르침을 받는 등 각별한 인연을 쌓았다.
교인들은 “하루빨리 기념관 건립 사업이 추진돼 이 전 대통령이 세대와 무관하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대통령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고 했다. ‘이승만 후예들’ 인 배재학당 애국 · 나라지킴이 동문 450여 명을 비롯해 대전고 동창회, 서강대 동문 모임 등 각계 동문회에서도 기부 동참이 잇따랐다. 자유총연맹과 ROTC중앙회 등도 건국의 역사를 기리는 일에 참여했다.
해외에서도 후원이 잇따랐다. 일본 요코하마 재일동포 교민회에서 활동하는 김선호 (75) 산케이 (三恵) 상사 회장이 1억원을 기부했고, 베트남 해외지도자협의회와 국제자유주권총연대 호주협의회 등도 후원에 동참했다.
미국 하와이 교민들은 17만달러 (약 2억3000만원)를 모아 재단에 보냈다. 하와이는 이 전 대통령이 26년간 독립운동을 펼쳤던 ‘제2의 고향’ 이다. 교민들은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성장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자문하게 된다” 며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바로 세웠고, 한미상호방위조약처럼 미래를 꿰뚫어보는 일들을 해 둔 덕분에 우리가 세계를 무대로 살고 있다” 고 입을 모았다.
지난 5개월간의 범국민 모금 운동에 국민 6만2000여 명이 참여해 약 103억원을 모았다. 숫자가 보여주듯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의 기념관을 지어가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국민 손으로 기념관을 완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의 후원 동참을 기다린다” 고 했다.
양지혜 기자
양말 공장 대표 10억, 숙취 해소 음료社 회장 1억··· 중소 · 중견기업이 적극 나서
SM 회장 · 성파 대표도 1억 기부
호남 출신 기업인들 다수 동참
"국민 하나 되는 통합의 계기 되길"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이 100억원을 돌파한 데에는 기업인들의 참여도 큰 보탬이 됐다.
베트남에서 양말 공장을 운영하는 정혁진 (70) BS코퍼레이션 대표는 지난해 9월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에 10억원을 쾌척했다. 정 대표는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하면서 ‘자유’ 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껴왔다” 며 “해방 전후 많은 사람이 사회주의에 경도될 때, 오직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 민주주의를 강력히 밀어붙여 대한민국의 오늘날이 가능했다” 고 했다.
숙취 해소 음료 ‘여명 808′ 로 유명한 남종현 (80) 그래미 회장은 1억원을 기부했다. 남 회장은 모금이 100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그동안 우리가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제대로 기리지도 못하고 분열돼 있었는데 국민들이 십시일반 보탰다니 기쁘다” 며 “이번 모금이 단순히 기념관 건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되는 통합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호남 출신 기업인들도 다수 동참했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서운석 (82) 성파 대표는 1억원을 기부했다. 태양광발전 · 무역업 등을 하고 있는 서 대표는 “우리에겐 목숨을 걸고 자유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훌륭한 대통령이 있었는데도, 그동안 정치적 목적에 의해 폄하돼왔다” 며 “이제라도 우리나라 성장의 기반을 닦은 공을 바로 기려야 한다” 고 말했다.
SM (삼라마이더스) 그룹 우오현 (71) 회장도 1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해외엔 건국의 지도자를 기리는 시설들이 잘 돼있는데, 지도자의 과 (過)보다 공 (功)을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 이라며 “국민들도 이제 화해할 때가 됐다” 고 했다.
순천 등에서 다수 레미콘 회사를 경영하는 김윤중 (82) 삼원기업 대표는 가족 및 회사 임직원들과 함께 3000만원을 기부했다. 김 대표는 “시골 중소기업 사람들의 소박한 정성이지만, 기부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 고 했다.
한편, 중소 · 중견기업들이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적극 동참하는 데 비해,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은 총선을 앞두고 일부 정치권을 자극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며 “하지만 자유 민주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대기업들이 대한민국 건국 기반을 마련한 지도자 기념관 건립을 외면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류정 기자
이승만 다큐 '건국전쟁' 2편 만든다
18일 만에 71만명 돌파
영화 '건국전쟁' 시사회.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이 개봉 18일 만에 관객 71만명을 돌파해 역대 흥행 다큐 4위에 올랐다. 식지 않는 관람 열기에 ‘건국전쟁’ 2편도 제작이 확정됐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건국전쟁’ 은 지난 18일 관객 8만3772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71만533명을 기록했다. 주말인 17 ~ 18일 이틀 관객은 17만4942명에 달해 지난 15일 이후 나흘째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다. ‘건국전쟁’ 은 71만 관객을 모으면서 프랑스 해양 다큐인 ‘오션스’ (65만994명, 2010)를 밀어내고 역대 흥행 다큐 4위를 차지했다. 정치 다큐로는 ‘노무현입니다’ (185만4867명, 2017)에 이어 2위다. 상영관 480곳을 유지하고 있어 주중 관객 추이에 따라 ‘100만 고지’ 달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건국전쟁’ 이 불을 지핀 이승만 재조명 열기를 반영해 ‘건국전쟁’ 2편도 만들어진다. 김덕영 감독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내용으로 2편을 곧 제작한다” 고 밝혔다. 김 감독은 “1편에선 이 대통령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업적을 주로 다뤘다” 며 “2편에선 ‘인간 이승만’ 에 초점을 맞출 방침” 이라고 말했다. 2편에서는 이 대통령이 독립운동 과정에서 겪은 일화들, 지도자이자 한 인간으로서 가졌던 고민 등을 두루 보여줄 예정이다. 김 감독은 “과거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났던 인물들의 인터뷰를 집중적으로 보강할 것” 이라며 “1편을 만들며 찍어둔 분량이 있어 2편 작업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건국전쟁2′ 는 이르면 내년 개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관 장애인 시설 미비로 ‘건국전쟁’ 을 보지 못했던 가수 강원래씨는 19일 “다시 같은 영화관에 가서 건국전쟁을 봤다” 며 “재밌었다” 고 밝혔다. 강씨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일반 상영관 첫 줄에 앉은 사진을 올리고 “영화가 끝난 다음에 (영화관 직원이) 도와주셔서 길도 쉽게 찾았다” 고 했다. 그가 관람한 CGV 강변에는 일반관에만 장애인 시설이 갖춰져 있어 앞서 특별관을 찾았던 강씨가 상영관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신정선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4년 2월 20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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