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식물 이야기

[돌단풍]

드무2 2024. 8. 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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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단풍]

 

 

 

 봄 햇살에 계곡물이 녹아 졸졸 흐르는 바위틈에서 돌단풍은 하얀 별 모양 작은 꽃을 피운답니다. / 국립생물자원관

 

 

 

봄에 바위 틈 비집고 꽃 피워··· 강원도 계곡서 만날 수 있어

 

 

 

얼음이 녹아 맑은 물이 시원스레 흐르기 시작하는 봄이 오면 산속 계곡 주변 바위 틈에서 자라나 꽃을 피우는 식물이 있어요. 돌 · 바위에 붙어 자라고 단풍나무와 비슷한 잎을 갖고 있는 '돌단풍' 입니다. 돌단풍은 자라면서 짧은 뿌리줄기가 천천히 옆으로 퍼져 30 ~ 60㎝의 큰 덩어리를 이루며 계곡 주변의 바위를 푸르게 장식하죠. '뿌리줄기' 는 지하로 자라서 뿌리 역할을 하는 줄기를 말해요.

돌단풍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동북부 지역에만 자라요. 우리나라에서는 충청도 북쪽으로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의 계곡에서 스스로 자라나요. 요즘에는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각지 공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답니다.

돌단풍은 범의귓과 (科)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에요. 늦가을에 잎이 사라졌다가 이듬해 봄에는 굵게 발달한 뿌리줄기 끝부분에서 새잎이 다시 나오죠. 각 뿌리줄기에서 2 ~ 5개가 모여 나고 여름이 되면 너비 15㎝ 정도까지 자라요. 둥근 손바닥 모양이며 두껍고 광택이 있죠. 잎 바깥쪽은 손가락처럼 5 ~ 7개로 갈라지는데 단풍잎과 비슷해요. 갈라진 잎 가장자리에는 잔 톱니가 있어요.

이른 봄에 꽃이 피고 잎이 떨어지며 지는 다른 봄철 식물과 달리, 돌단풍은 가을까지 잎이 남아있고 계절에 따라 색깔도 변해 관찰하는 재미가 있어요. 이른 봄에 돋아나는 어린잎은 짙은 구릿빛을 띠다가 여름에는 녹색으로 변하고 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가장자리에서부터 붉은색 단풍이 들기 시작하죠. 가을이 깊어지면 가장자리에 주황색이 도는 짙은 붉은 자주색으로 변해요. 마치 바위에 떨어진 단풍잎처럼 보이죠.

흰색의 작은 별 모양 꽃은 3 ~ 4월에 피며 꽃줄기 끝에 촘촘히 모여 달려요. 지름이 1㎝ 내외로 작은데, 자세히 보면 정말 아름다워요. 큰 꽃잎 사이에 작은 꽃잎이 있는 흰색 꽃처럼 보이지만 꽃받침잎 사이에 꽃잎이 있는 거예요. 꽃받침잎과 꽃잎은 점점 뒤로 젖혀지며 옅은 분홍색으로 변하다가 결국 갈색으로 시들고, 그 자리에 여름이 되면 눈에 잘 띄지 않는 갈색 열매가 맺히죠.

이맘때쯤 강원도 계곡에 가면 돌단풍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차가운 계곡물이 흐르는 절벽이나 바위에 끈질기게 붙어 자라나는 돌단풍의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어요. 돌단풍은 특별히 관리해주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정원이나 실내에서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돌단풍이란 이름처럼 돌과 함께 심으면 돌단풍의 풍성한 잎과 꽃이 바위와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답니다.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4년 3월 18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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