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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처음 발견된 지 200년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행사 · 연구 발표]

드무2 2024. 10. 1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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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처음 발견된 지 200년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행사 · 연구 발표]

 

 

 

그래픽 = 양진경

 

 

 

"공룡의 지능, 악어 수준이었다"

 

 

 

영국 · 독일 공동 연구진

"CT 스캔으로 뇌 크기 추정

원숭이에 가깝다는 의견은

과대평가된 것으로 나타나"

 

 

서울대 등 국내 연구진

"공룡, 날개 펼쳐 사냥감 위협"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

"화산 폭발로 공룡 멸종했다"

 

 

 

공룡 연구자들이 가진 오랜 의문 가운데 하나는 일부 깃털을 가진 공룡의 진화 방식이다. 파충류의 피부를 가진 공룡이 어떤 과정으로 진화해 깃털 달린 조류의 피부를 갖게 됐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충류 피부에서 조류 피부로 진화 중간 단계를 엿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아일랜드 코크대 연구진은 지난 2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1억3000만년 전 초식공룡 ‘프시타코사우루스’ 가 조류의 피부와 파충류의 피부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룡의 피부가 진화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이지만, 이번 연구가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고 했다.

‘공룡의 해’ 로 알려지며 세계적으로 공룡 연구 열기가 뜨거운 올해는 공룡 화석이 처음으로 존재를 드러낸 지 200년이 된 해다. 1824년 영국 옥스퍼드셔에서 세계 첫 공룡 화석이 발견됐기에 공식적으로는 ‘공룡 연구 200주년의 해’ 로 불리며, 이를 기념하는 행사와 연구 발표가 지구촌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공룡을 연구하는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진영 선임연구원은 “오래전 멸종한 공룡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며 “현재 세계 학계의 관심사는 ‘공룡 시대의 복원’ 이다” 라고 했다.

 

 

◇ "공룡 지능 낮아"··· 통념 뒤집는 연구도

 

고생물학계의 오랜 관심 주제 중 하나는 ‘공룡의 지능’ 이다. 공룡 학자들은 통상 공룡의 머리뼈 화석을 토대로 공룡 뇌의 크기를 추정하고, 그 속의 신경세포 (뉴런)의 수를 역산해 현생 동물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지능을 추론해왔다. 최근에는 티라노사우루스처럼 큰 공룡은 뉴런의 수가 많아 원숭이에 가까운 지능을 가졌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힘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영국 브리스틀대와 독일 하인리히 하이네대 공동 연구진은 지난달 발표한 논문에서 “공룡의 지능이 현생 악어 등 파충류 수준이었을 것” 이라며 기존 연구를 반박했다. CT 스캔으로 공룡의 뇌 크기 추정치를 다시 계산해 보니 기존 연구에서 공룡의 뇌 크기를 과대 추정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공룡의 실제 외형을 추정하는 데도 다양한 기술이 동원되고 있다. 화석에 남은 미세한 색소 잔류물을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깃털 공룡들의 색깔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는 것이 대표적 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기본이고, 공룡의 모습을 모방한 로봇도 등장했다.

올해 초 서울대 생명과학부와 대구경북과기원 (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등 국내 공동 연구진은 앞발에 깃털이 있는 공룡을 모방한 ‘로봇 공룡’ 을 만들었다. 화석으로 존재는 확인했지만 깃털이 어떤 기능을 했는지 밝혀지지 않아 직접 실험해 보기로 한 것이다. 연구진은 깃털 공룡을 모방한 로봇을 작동시켜 메뚜기 사냥에 나서는 실험을 했다. 이를 통해 공룡의 깃털이 메뚜기처럼 작은 곤충을 깜짝 놀라게 해 튀어 오르도록 하는 용도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서울대 박진석 연구원은 “로봇 공룡을 활용하면 다양한 변수를 적용해볼 수 있다” 며 “공룡 연구는 현생 조류의 기원을 밝히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 했다.

 

 

◇ 공룡 비밀 풀어낼 기술 발전

 

공룡의 멸종 이유에 대해서도 새로운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지층 분석, 화학적 분석 등을 통해 공룡 멸종 시기의 지구 상태를 추정해 원인을 분석한다. 거대한 운석 충돌이 공룡 멸종 원인으로 널리 알려졌는데, 지난해 11월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은 공룡 멸종의 원인이 화산 폭발이라고 발표했다. 고대 암석에서 유황과 불소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공룡 시대에 분출된 가스의 양을 계산해보니, 화산 폭발이 공룡 멸종의 주된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신기술을 활용한 공룡 생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육식 공룡 중 가장 컸을 것으로 추정되는 스피노사우루스의 사냥 방식에 대해 학자들은 잠수 사냥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대해 너무 큰 몸집 때문에 곰처럼 강가에 서서 물고기를 낚아챘을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달 미국 시카고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계통 발생적 유연 판별 분석’ 이라는 새로운 통계 기법을 사용해 스피노사우루스가 간혹 잠수도 하면서 물가에서 사냥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옥스퍼드대 자연사 박물관의 고생물학자 에마 니컬스는 BBC에 “지금 우리가 공룡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을, 19세기 첫 공룡 화석 발견자들이 접하게 된다면 당시와는 너무 달라 깜짝 놀랄 것” 이라며 “공룡에 관한 인류의 지식은 지난 20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고 했다.

 

김효인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4년 5월 30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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