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생쥐의 눈]

드무2 2024. 10. 19. 16:01
728x90

[생쥐의 눈]

 

 

 

미국 유타대 · CDC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이 사진은 뭘까요 지구 반 자른 모습 ? 생쥐의 '눈' 이었네

 

 

 

눈 촬영해 컴퓨터 이미지로 전환

질병 따른 망막 구조 변화 확인

 

불타는 태양 연상시키는 사진은

형광 현미경으로 촬영한 가래침

 

 

 

지구를 수박처럼 반으로 자른 모습일까. 지각 → 맨틀 → 외핵 → 내핵 순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지구 내부 단면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생쥐 눈을 촬영해 컴퓨터 이미지로 전환한 것이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층이 안구 바깥을 둘러싼 공막 (눈의 흰자위)이고, 노란색의 얇은 층은 망막 색소 상피다. 분홍색 음영이 광 (光)수용체로 빛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포착한 시각 정보는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미국 유타대 연구진이 이처럼 색상을 달리하는 이미지 처리를 한 이유는, 질병에 따라 망막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과학계에서는 생쥐 시력을 되살리는 실험을 통해 사람 시력도 회복시키려는 시도를 해왔다. 앞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UC버클리) 연구진 등은 앞을 보지 못하는 생쥐에게 광수용체 유전자를 삽입해 볼 수 있게 했고, 이듬해 하버드대 연구진은 노화된 망막 세포를 역분화시켜 실험쥐 시력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올 초 매사추세츠공대 (MIT)와 하버드대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실명한 쥐의 시력을 회복시켰다.

아래 사진은 무엇을 찍은 것인지 알게 되면 다소 지저분하게 느낄 수도 있다. 불타는 태양을 연상시키는 이미지여서 우주의 천체 사진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가래침 시료를 형광 현미경으로 촬영한 것이다. 사진 중앙에서 노란색 불꽃처럼 가장 밝게 빛나는 것이 결핵을 일으키는 균이다. 재채기나 대화 중에 나오는 비말을 통해 결핵균에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에서 결핵균 주위를 포위하는 주황색 물체처럼 보이는 것은 폐에서 나온 면역세포다. 결핵균을 공격하려고 달려드는 듯한 모습이다. 이처럼 형광 현미경을 통해 세균과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결핵은 기원전 3000년경 미라에서도 흔적이 발견됐을 정도로 오래된 질병이지만, 20세기 들어서야 백신이 나왔다. 앞서 1882년 독일 미생물학자 로베르트 코흐는 결핵이 유전병이 아니라 세균에 의한 병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코흐는 190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탔고, 그가 학회에서 결핵균에 대해 처음 발표를 한 날 (3월 24일)은 오늘날 ‘세계 결핵의 날’ 이 됐다.

 

곽수근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4년 5월 30일 자]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