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로 건너오는 시들] 02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관 건물 소개
본 건물은 1899년 미쓰이 물산 인천지점으로 처음 건립되었다. 미쓰이 물산은 에도 시대에 포목점으로 성공한 이후 1876년 근대적인 회사를 설립하면서 상하이, 홍콩에 지점을 두었고 청일전쟁 이후에는 중국과 조선 각지에 지점과 출장소를 설치했다. 미쓰이 물산 인천지점은 후지키 히데지로 藤木 秀次屬를 파견해 출장소를 열고 1899년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초기 미쓰이 물산 인천출장소 사옥은 2층 목조건물이었으나, 이후 현재의 2층 벽돌건물로 신축했다. 이 건물은 조적조에 타일 마감을 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장식이 없는 단순한 형태이나, 2층의 아치창이 1층의 세로로 긴 직사각형 창과 연결되며 수직성이 강조되었다. 또한 건물 중앙의 포치가 있는 출입구와 그 위에 3개의 아치가 연속된 창이 건물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인천문화재단 사무실 (청사)로 사용하다가 리노베이션 공사를 거쳐 2020년 10월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관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달밤의 바다
진우촌
달밤의 바다는 함빡 진주빛이 덮어내린다.
달밤의 바다는 커다란 백합속이 같다.
갈매기야! 오늘밤 달빛에 너는 두 눈이 황홀하냐?
달밤의 바다는 어린 물새 너를 홀리는그나.
달빛에 놀란 옆집 종달새 아니었다면,
갈매기야! 오늘밤 달빛을 너는 지잘 뻔 했구나
잔칫날 같이 호사스런 물결 위에 너는 좋아라 좋아라
흰 모란꽃을 한 바퀴 두 바퀴 수없이 그리는구나.
꾀꼬린들 갈매기야 오늘밤 너만하랴
훗훗한 덤불 나무가장귀 거칫대는 산 속에
거기는 달빛보다 올빼미 눈동자가 더 밝은데
꾀꼬리는 오늘밤 그 속에서 잠만자고 있지 않니.
갈매기야! 갈매기야! 나도 네가 부럽다.
내 등 뒤에는 집도, 꽃도, 밝은 낮도 지금은 다 없다
내 말은 지금 달빛 풍경화 저 속으로 사분사분 들어가고만 싶다
그러나 달밤의 바다는 외인 (外人)인 듯 나를 들이지 않는구나.
오 리 십 리 갈매기는 벌써ㅡ
저 먼 밖에 나가서 까득까득 자랑한다.
갈매기야! 달밤의 바다는 온통 네 것이구나.
갈매기야! 달밤의 바다는 온통 네 것이구나.
정축 (1937) 5월 9일
「시건설」 3호, 1937.
밤_바다 정평한
캔버스 위에 아크릴릭
91 × 91㎝, 2023
봄_바다 정평한
캔버스 위에 아크릴릭
91 × 91㎝, 2023
여명 정평한
캔버스 위에 아크릴릭
53 × 80㎝, 2023
경인팔경 (京仁八景)
고유섭
1. 효창원 춘경
노각 (老閣)은 붉을시고 고림 (古林)만 검소와라
종다리 높이 뜨고 신이화 (莘荑花) 만산 (滿山)토다
혼원 (渾圓)이 개춘색 (皆春色)커늘 어찌타 나만 홀로
2. 한강 추경
청산엔 벽수 (碧水) 돌고 벽수엔 백사 (白沙)일세
유주 (遊舟)는 풍경 낚고 백구 (白鷗)는 앞뒤 친다
아마도 간간 (間間)한 홍엽단풍이 내 뜻인가 하노라
3. 오류원두 (梧柳原頭) 추경
어허 이 해 넘것다 서산 (西山)에 자기 (紫氣)인다
유수 (流水)만 길어지고 마량초 (馬糧草) 백파 (白派0진다
어즈버 이 산천에 이내 마음 끝간 데를 몰라라
4. 소사도원 (素砂桃園) 춘경
양춘 (陽春)이 포덕 (布德)하니 산장도 붉을시고
황조의 울음소리 새느냐 마느냐
곁에 님 나를 보고 붉은 한숨 하더라
5. 부평 하경
청리 (靑里)에 백조 날아 그 빛은 학학 (鶴鶴)할시고
허공 중천에 우줄이 나니 너뿐이도다
어즈버 청구의 백의검수 (白衣黔首)한 못 풀어 하노라
6. 염전 추경
물빛엔 흰 뫼 지고 고범 (孤帆)은 아득하다
천주 (天柱)는 맑게 높아 적운 (赤雲)만 야자파 (也自波)를
어즈버 옛날의 뜻을 그 님께 아뢰고저
7. 북망 춘경
주접몽 (周蝶夢) 엷게 치니 홍안도 가련토다
춘광이 덧없는 줄 넨들 아니 짐작하랴
그 님아 저 건너 황분 (荒墳)이 마음에 어떠니
8. 차중 동경
앞바다 검어 들고 곁 산은 희어진다
만뢰 (萬籟)가 적요컨만 수레 소리 요란하다
이 중에 차중정화 (車中情話)를 알 이 적어 하노라
(조선일보), 1926. 3. 8.
1경 효창원 춘경
2경 한강 추경
3경 오류원두 추경
4경 소사도원 춘경
5경 부평 하경
6경 염전 추경
7경 북망 춘경
8경 차중 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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