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둥 걷어붙이고] 일러스트 = 이철원 둥둥 걷어붙이고 둥둥 걷어붙이고아부지 논 가운데로 비료를 뿌리며 들어가시네물 댄 논에 어룽거리는찔레꽃 무더기 속으로아부지 솨아 솨르르 비료를 흩으며 들어가시네소금쟁이 앞서가며 둥그러미를 그리는고드래미논 가운데로 아부지찔레꽃잎 뜬 논 가운데한가마니 쏟아진 별거기서 자꾸 충그리고 해찰하지 말고땅개비 개구리 고만 잡고어여 둥둥 걷어붙이고들어오라고 아부지 부르시네 ㅡ 송진권 (1970 ~) 송진권 시인은 충북 옥천 사람이다. 이 시에도 옥천 사람의 성품과 말씨가 잘 배어 있다. ‘둥둥’ 이라는 시어에는 바짓가랑이의 끝부분을 듬성하게 말아 올린 모양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일을 빨리 해치우려고 서두르는 의욕도 느껴진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는 무논에 들어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