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인사] 일러스트 = 박상훈 아침에 인사 안녕하세요제가 달맞이꽃이에요아침 안개 속에 있다가 부지런한 시인에게 들켰어요안개 속에서는 말소리를 죽여야해요소리가 멀리 가거든요조심하세요나는 곧 꽃잎을 닫을 시간입니다안녕 ! 근데,내가 사랑한다고 지금 조금 크게 부르면 안 되나요 ? ㅡ 김용택 (1948 ~) 내 집 돌담 아래에서도 달맞이꽃이 자란다. 꽃이 피기에는 아직 좀 이르지만 머잖아 필 것이다. 달맞이꽃은 해가 질 때에 피고 아침이 되면 그 생기가 시든다. 달맞이꽃의 빛깔은 곱고 부드럽다. 마치 보름달의 월광 (月光)을 동그스름하게 폭 파인 유리 그릇에 한가득 담아 놓은 것처럼. 시인은 아침 일찍 일어나 달맞이꽃 핀 것을 보았던 모양이다. 안개 속에서 함초롬하게 핀 달맞이꽃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