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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 2

[중난산 오두막]

[중난산 오두막] 일러스트 = 이진영 중난산 오두막 (終南別業) 중년이 되면서 불도에 심취하여 중난산 구석으로 최근 집을 옮겼다 마음 내킬 때면 혼자 이리저리 다니니 스스로 깨침보다 나은 일은 없으리 계곡물 끝나는 곳까지 걸어가 앉아 있으니 구름 일어나는 것이 보이네 우연히 숲속 늙은 이를 만나게 되어 서로 이야기하던 중 돌아갈 시간을 잊었네 ㅡ 왕유 (王維 · 701 ~ 761) (류인 옮김) 당나라의 시인 왕유가 지은 오언율시 (五言律詩). 자연을 노래하나 그 속에 늘 인간이 있고 깨달음이 있는 왕유의 시가 좋아지니 어느덧 중년을 지나 노년이라네. 처음 볼 때는 특별한 게 없는 듯하나 볼수록 좋아지고 자꾸 생각나는 시를 그는 썼다. 소동파의 시가 톡 쏘는 강렬한 맛이라면, 왕유의 시는 누룽지처럼 구수..

[장 소부 (張少府)에게 회답하다]

[장 소부 (張少府)에게 회답하다] / 일러스트=김성규 장 소부 (張少府)에게 회답하다 늘그막에 조용한 것만 좋아하게 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없어졌네. 돌이켜 보면 특별한 방책이 없다 보니 고향 산림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 불어오는 솔바람에 허리띠를 풀고 달빛 비치는 산 위에서 거문고 타네. 그대 곤궁에 달관하는 이치를 묻는가 강어귀 깊숙한 곳 어부 노래 들어보게 ㅡ 왕유 (701 ~ 761) (류인 옮김) 이백, 두보와 더불어 당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왕유가 그의 친구인 장 소부 (소부는 현령을 보좌하는 벼슬아치)에게 쓴 답시. 달빛 비치는 산 위에서 거문고를 타는 시인은 그다지 곤궁해 보이지 않는다. 왕유는 시만 아니라 그림과 음악에도 능한 예술가였다. 5행과 6행의 빼어난 자연 묘사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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