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식물 이야기

[가막살나무]

드무2 2024. 1. 1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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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막살나무]

 

 

 

 5 ~ 6월쯤 가막살나무에 피는 흰 꽃. / 국립생물자원관

 

 

 

최대 500송이 흰 꽃 밑에 한 쌍의 잎··· 붉은 열매도 한 다발로 자라죠

 

 

 

분꽃나무를 포함한 대부분 가막살나무속 (屬) 수목은 화려한 꽃과 열매 그리고 향기가 특징적입니다. 대부분 잎이 가죽처럼 두껍고, 특히 가을부터 빨갛게 익는 열매가 아름다워요. 가을철 화려한 색상의 열매가 달려 서양에서는 일찍이 정원이나 원예 식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죠. 주로 북반구 온대 산림지역뿐 아니라 중남미, 동남아시아 산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로, 현재 165종이 알려져 있답니다.

가막살나무속은 과거 분류가 꽤 유동적이었어요. 오래전부터 인동과 (科) 또는 산분꽃나무과로 분류했지만, 최근 분자계통학 연구 결과로는 연복초과로 나뉜답니다.

가막살나무는 우리나라, 중국 중남부와 대만, 일본 홋카이도 이남 등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해요. 우리나라에는 황해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그 이남 지역에서 주로 자라죠. 흔히 햇볕이 잘 드는 산 중턱 이하 숲속 산성 또는 중성의 습한 토양에서 자라요.

가막살나무는 높이가 3m에 이르러요. 잎은 마주나고 길이 5 ~ 14㎝, 폭 3 ~ 13㎝인데, 잎끝이 비교적 무딘 넓은 달걀 모양이죠.

꽃은 흰색으로 5 ~ 6월쯤 피는데, 꽃대 끝에서 많은 꽃이 거미줄처럼 뻗어 나오고 그런 모양이 여러 개 달리면서 핍니다. 꽃 15 ~ 500송이 밑에 한 쌍의 잎이 달리죠. 가장자리 꽃은 흔히 꽃이 피어도 종자를 맺지 못하는 불임성 (不稔性)입니다. 대신 벌이나 나비 등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죠.

열매도 꽃처럼 다발로 자라요. 붉은색에 윤기가 나고 둥근 열매에 씨가 들어 있습니다. 열매는 9 ~ 10월쯤 빨간색으로 익는데, 이듬해 봄까지도 달려 있어서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새들에게도 좋은 먹이랍니다.

가막살나무는 흔히 관상 목적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나, 사람 건강에도 큰 기여를 합니다. 해아권두 (孩兒拳頭)라 부르는 열매는 구충 작용을 하고, 진통 · 소염 · 종기 · 타박상 치료에 열탕으로 달여서 복용한답니다. 중국 전통 의학에서는 열매나 잎 또는 줄기를 뱀에 물렸을 때나 이질 치료에 썼대요.

가막살나무는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선호하지만, 반그늘에도 잘 자라요. 옮겨심기가 쉬워 도시 환경 조경에도 적합한 나무입니다. 특히 잎에는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서 도시에서는 먼지 같은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죠. 가막살나무는 흔히 한 그루씩 심지만, 울타리처럼 경계를 나타내거나 배경을 조성할 때 심어도 잘 어울립니다. 특히 병충해 문제는 거의 없어서 기르기가 아주 쉽답니다. 그러나 가막살나무는 미국 대서양 근처 지역에서는 너무 빨리 잘 자라서 기존 토착종을 해치는 침입종 취급을 받기도 했대요.

 

김용식 전 천리포수목원 원장 영남대 조경학과 명예교수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3년 10월 30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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