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동물 이야기

[아로와나]

드무2 2024. 9. 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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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와나]

 

 

 

 지난해 일본 천황 부부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선물 받은 물고기 아로와나. 금색과 주황색을 띠고 있어요. / My TOKYO

 

 

 

수컷이 입속에 알 머금고 키우는 '부성애 만점' 물고기래요

 

 

 

요즘 각 나라 정상들이 만날 때 자기 나라의 귀한 동물을 선물로 주고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지난해 일본 천황 부부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땐 물고기 아로와나를 선물 받았어요. 이 물고기는 곧 도쿄 한 수족관에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고 합니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1m에 이르는 아로와나는 열대지방에 사는 민물고기예요. 동남아시아와 호주, 남아메리카 북부, 중서부 아프리카 등에 살고 있어요. 아로와나는 입이 아주 특이하게 생겼어요. 여느 물고기들처럼 주둥이가 앞쪽으로 튀어나온 게 아니라 위쪽을 향해 솟구쳐 있거든요. 위로 쭉 올라간 아래턱 끝에는 수염이 한 쌍 있는데요. 메기나 잉어 수염처럼 먹잇감을 찾거나 주변 지형지물을 탐색하는 레이더 역할을 해요.

아시아에 사는 아로와나는 선명한 붉은색과 금색, 또는 초록색을 띠고 있어요. 중국에서는 이런 생김새가 마치 용을 닮았다고 해서 '용 물고기' 라고 부르며 진귀하게 여긴대요. 그래서 고급 관상어로 인기가 많답니다. 남아메리카의 아로와나는 은색이나 검은 빛깔이 많답니다. 반면 아프리카에 사는 아로와나는 짙은 회색이고, 주둥이도 앞을 향해 있어요.

아로와나는 비늘이 큼지막하고 입 안팎이 딱딱한 조직으로 돼 있어요. 이런 물고기들을 혀에 뼈가 돋아 있다는 뜻으로 골설어 (骨舌魚)라고도 부른답니다. 몸집이 크기 때문에 천천히 헤엄치지만, 먹이를 먹을 때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변해요. 물밑에서 솟구쳐서 수면 근처 작은 물고기를 날름 삼키고요. 심지어 물 밖으로 튀어 올라서 나뭇잎 위에 있는 벌레나 달팽이도 사냥하죠. 물 밖 사냥을 할 때면 몸을 S자 형으로 구부렸다가 쭉 뻗으면서 튀어 오른 뒤 입을 쩍 벌려 먹잇감을 단숨에 낚아채죠.

번식할 때는 아빠 물고기의 부성애가 아주 돋보인답니다. 보통 물고기들의 번식은 암컷이 한 번에 수천 ~ 수만 개 알을 낳고 수컷이 수정한 뒤 부모가 모두 떠나버리면서 마무리되죠. 부화한 새끼들은 온전히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해요.

그런데 아로와나는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들을 자신의 입속에 머금고 애지중지 보호한답니다. 부화한 뒤에도 새끼 물고기들은 아빠 물고기 입속을 보금자리로 삼고 살아가요. 아빠 물고기의 입 안팎을 왔다 갔다 하면서 물속 생활에 차차 적응해 나가죠. 부화한 지 두 달 정도가 지나 스스로 먹이를 찾을 수 있게 되면 비로소 아빠 품을 떠난대요.

 

 

정지섭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4년 9월 4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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