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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법칙]

[연애의 법칙]    일러스트 = 이철원    연애의 법칙 너는 나의 목덜미를 어루만졌다어제 백리향의 작은 잎들을 문지르던 손가락으로나는 너의 잠을 지킨다부드러운 모래로 갓 지어진 우리의 무덤을낯선 동물이 파헤치지 못하도록.해변의 따스한 자갈, 해초들입 벌린 조가비의 분홍빛 혀 속에 깊숙이 집어넣었던하얀 발가락으로우리는 세계의 배꼽 위를 걷는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포옹한다수요일의 텅 빈 체육관, 홀로, 되돌아오는 샌드백을 껴안고노오란 땀을 흘리며 주저앉는 권투 선수처럼 ㅡ 진은영 (1970 ~)    향기가 백 리를 간다는 백리향 잎을 만지던 손가락으로 연인의 목덜미를 가볍게 쓰다듬어 만지는, 이 시의 도입부는 감미롭고 아름답다. 그 향기는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의 빛나는 시간에 은은하게 머..

[털중나리]

[털중나리]    ▲ 털중나리에 꽃이 핀 모습. / 김민철 기자    여름의 시작 알리는 화사한 꽃··· 서울 주변 산에서 쉽게 만날 수 있어요    6월은 '나리' 의 계절입니다. 6월 산행을 하다 보면 털중나리 · 말나리 등 아름다운 나리 종류를 만날 수 있습니다. 털중나리는 나리 종류 중에서 가장 먼저 피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꽃입니다. 나리의 선봉대인 셈이죠. 벌써 야생화 사이트 등에선 털중나리 꽃을 찍어 올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산에서 만나는 털중나리는 정말 예쁩니다.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 꽃잎, 꽃잎 6장이 뒤로 확 말린 모습, 꽃잎 안쪽 듬성듬성한 자주색 반점까지 개성이 넘치지요. 특히 아래 한두 개는 피고 위쪽은 아직 몽우리로 남아 있을 때가 가장 멋집니다. 강렬한 색감과 자신감 ..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한국 작가들]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한국 작가들]    ▲ 작품1 ㅡ 이성자, '큰곰자리에 있는 나의 오두막 10월 2', 1995년. / 갤러리현대    각국 화가들의 미술 올림픽··· 한국관은 100주년 에 생겼죠   근대 올림픽보다 한 해 먼저 시작김윤신 · 구정아 작품 올 11월까지 전시재불 화가 故이성자 전시도 열려    프랑스 남부 투레트에는 날이 좋으면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언덕이 하나 있습니다. 작고한 현대 미술가 이성자 (1918 ~ 2009)의 작업실이 이 언덕에 있지요.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시절에 그림을 그리며 지내던 곳으로, 이성자는 이 작업실을 '은하수' 라고 불렀어요. 최근 프랑스 정부가 '은하수' 를 '주목할 만한 현대건축물' 로 지정했습니다. 지어진 지 100년이 안 되는 건축물 중에 문..

[이중섭미술상 김봉태 8년 만에 여는 개인전]

[이중섭미술상 김봉태 8년 만에 여는 개인전]    김봉태, '축적 2023-23' (2023,). 빛을 투과하는 재료인 플렉시글라스를 사용해 깊이감과 공간감을 더했다. / 가나아트    상자에 갇힌 인간의 몸부림··· 1세대 추상화가의 60년 예술 세계   1970년대 '그림자' 연작부터2000년대 '상자' 시리즈까지 40점원색의 멋 풍기는 작품 한자리에12일 오후엔 작가 강연도 열려    버려진 종이 상자가 그의 그림에서 해체돼 자유를 얻었다. 강렬한 원색 상자들이 춤추고, 날고, 납작하게 펼쳐진 채 해방의 꿈을 꾼다. 한국 추상미술 1세대를 대표하는 화가 김봉태 (87)는 20년 넘게 상자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어느 날 집에 오는 길, 골목에 버려진 박스가 너저분하게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

전시회 2024.10.24

[풍선]

[풍선]    ▲ /그래픽=유재일    라텍스로 만든 커다란 풍선 하늘로 날려 날씨 예측해요   최근 북한서 오물 풍선 날아와 논란기상관측 장비 달아 하루 2 ~ 4번 날려우주 관측에 쓰이는 풍선도 있대요    최근 북한에서 우리나라로 오물이 달린 큰 풍선을 보내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요. 작년 2월엔 중국에서 날린 무인 풍선이 미국 상공에서 발견돼 미군이 격추한 사례도 있었죠. 이 풍선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풍선과 어떻게 다를까요?   풍선으로 날씨 살펴요 풍선은 파티 장식용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풍선에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를 넣으면 공중에 뜬다는 점을 이용해 다양한 관측 장비를 매달아 날리곤 합니다. 풍..

[한국서 이승만 역사 탐방 나서]

[한국서 이승만 역사 탐방 나서]    10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 선교사묘역에서 '한국 하와이 역사 클럽 (KHHC)' 소속 하와이 청소년들과 선생님들이 이승만 대통령 관련 역사 탐방에 나서고 있다. / 장련성 기자    하와이 청소년들, '이승만 스승' 아펜젤러에 꽃 바치다   하와이서 한국 역사 클럽 만들어"이승만 대통령 제대로 알고 싶다" 근대화 인사 묻힌 양화진 묘역 참배배재학당 세운 美선교사 아펜젤러이승만에 자유 · 민주 사상 가르쳐李 투옥됐을 땐 가족 대신 돌봐줘 학생들 "평생을 바친 헌신에 존경그의 믿음 덕에 오늘날 한국 있어"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헨리 아펜젤러 (1858 ~ 1902) 선교사의 가묘 (假墓)가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조선에 와서 ..

이승만 2024.10.23

[티베트여우]

[티베트여우]    ▲ 티베트여우. / SAFE Worldwide    네모진 얼굴에 작은 눈··· 두툼한 털가죽으로 고원 지대 추위 견뎌요    중국 한 방송사가 북서부 칭하이성의 초원에서 뛰놀고 있는 여우 가족을 찍은 영상을 얼마 전에 소개했어요. 어미가 먹을 것을 구해오는 동안 새끼 세 마리가 구덩이에서 나와 뒹굴고 노는 모습이었죠. 이 여우는 티베트여우예요. 전래 동화에서 꾀가 많고 심술궂은 캐릭터로 종종 등장하는 여우는 추운 북극 지방부터 뙤약볕이 내리쬐는 북아프리카 초원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살아요. 그런데 살아가는 지역의 날씨에 따라 귀의 크기가 다르답니다. 귀의 크기가 서식 지역의 온도와 비례하죠. 가령 더운 아프리카에 사는 사막여우는 얼굴보다 큰 귀를 가진 반면, 추운 곳에 사는 북극여우..

[필리핀 독립기념일 (6월 12일)]

[필리핀 독립기념일 (6월 12일)]    ▲ 비밀결사 조직 카티푸난 회원들. / 위키피디아    필리핀 국민 영웅 의 죽음··· 독립운동 확산 불붙였죠   비밀결사 조직, 무장 봉기 일으켜스페인은 배후로 리살 지목하고 처형1898년 6월 공화국 수립 선포했지만美에 또 지배당하다 1946년 완전 독립    오늘은 필리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인 필리핀 독립기념일이에요. 300년 넘게 스페인의 식민 통치를 받았던 필리핀은 1898년 6월 12일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답니다. 독립기념일이 되면 수도 마닐라에서는 퍼레이드가 열려요. 거리는 화려한 장식과 필리핀 국기로 물들죠. 마닐라 남쪽에 있는 카비테주 카윗에선 조금 색다른 행사를 볼 수 있어요. 바로 에밀리오 아기날도 박물관에서 진행되는 국기..

[신기법 활용한 사진전 잇달아]

[신기법 활용한 사진전 잇달아]    프랑스 작가 브로드벡과 드 바르뷔아의 사진 ‘평행의 역사ㅡ만 레이의 눈물에 관한 연구 1930ㅡ2022′. 초현실주의 사진가 만 레이의 사진 ‘유리 눈물’ 을 AI에 만들어보라고 주문해 나온 결과물이다. / 성곡미술관    AI가 만들고, 표면 긁고, 덧칠하고··· 사진 여기까지 왔다   '프랑스 현대사진' 展사진가 만 레이의 작품 '유리 눈물'AI로 다시 만든 사진 등 86점 전시 리처드 미즈락 개인전사진 색상 바꾸거나 일부만 확대원형 변형해 현실의 다양성 보여줘 알렉스 프레거 개인전영화처럼 장면 연출해 찍어꿈 · 현실 구별 어렵게 하는 전시    여기, 눈물을 흘리는 여인의 얼굴 사진이 있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하다. 또르르 흘러내리는 눈물 줄기가 다섯 갈래다. ..

전시회 2024.10.21

[호머 헐버트]

[호머 헐버트]    ▲ 작년 국가보훈부가 제104주년 3 · 1절을 맞아 헐버트의 흑백 사진을 인공지능 (AI) 기술을 활용해 색채 사진으로 복원한 모습. / 국가보훈부    "조선엔 완벽한 문자 존재" 한글 우수성 외국에 알렸죠   1886년 교사로 조선에 온 美 선교사한글 교과서 쓰고 독립신문에 힘 보태고종의 부탁으로 '헤이그 특사' 도와    국립한글박물관이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한글을 통해 세상을 일깨운 '한글 보훈 인물' 10여 명을 선정했어요. 이 중에 유일한 외국인이 한 명 있는데요. 바로 미국인 선교사이자 교육자였던 호머 헐버트 (1863 ~ 1949)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뤼순 감옥에서 일본인 경찰의 취조를 받을 때 "한국인이라면 헐버트를 하루도 잊어서는 아니 된다" 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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