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한국서 이승만 역사 탐방 나서]

드무2 2024. 10. 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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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이승만 역사 탐방 나서]

 

 

 

10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 선교사묘역에서 '한국 하와이 역사 클럽 (KHHC)' 소속 하와이 청소년들과 선생님들이 이승만 대통령 관련 역사 탐방에 나서고 있다. / 장련성 기자

 

 

 

하와이 청소년들, '이승만 스승' 아펜젤러에 꽃 바치다

 

 

 

하와이서 한국 역사 클럽 만들어

"이승만 대통령 제대로 알고 싶다"

 

근대화 인사 묻힌 양화진 묘역 참배

배재학당 세운 美선교사 아펜젤러

이승만에 자유 · 민주 사상 가르쳐

李 투옥됐을 땐 가족 대신 돌봐줘

 

학생들 "평생을 바친 헌신에 존경

그의 믿음 덕에 오늘날 한국 있어"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헨리 아펜젤러 (1858 ~ 1902) 선교사의 가묘 (假墓)가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조선에 와서 배재학당을 세우고 선교 활동을 했다. 1902년 배편으로 목포의 성경 번역자 회의에 가다가 전북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배가 침몰했다. 그는 조선인 여학생들을 먼저 탈출시키다가 변을 당했다. 시신을 끝내 찾지 못해 가묘를 만들었다.

미국 하와이에 사는 한미 청소년들이 결성한 한국 · 하와이 역사클럽 (KHHC) 학생 14명이 10일 아펜젤러 묘비 앞에 섰다. 콜튼 이나미네 (17)는 “오늘날 한국이 있기까지 평생을 바친 그의 헌신에 깊은 존경을 느낀다” 며 국화 한 다발을 내려놨다. 아펜젤러는 이승만 (1875 ~ 1965) 초대 대통령의 스승이었다.

이승만은 19세 때 배재학당에 입학, 아펜젤러의 설교를 들으며 기독교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서구 자유 · 민주 사상과 영어를 배웠다. 아펜젤러는 이승만이 한성감옥에 투옥됐을 때 책과 음식, 의복을 넣어줬고 이승만의 가족을 대신 돌봤다. 이승만은 아펜젤러에게 보낸 옥중 서신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선생님의 자비로 추위가 더는 저를 괴롭히지 못한다” 고 썼다. 학생들은 “아펜젤러의 믿음과 헌신이 없었다면 초대 대통령 이승만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은 없었을 것” 이라며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묘원엔 구한말 한국에서 43년간 봉사하며 근대 의료 기틀을 마련한 로제타 홀, 이화학당 설립자 메리 스크랜턴, 연희전문학교를 세운 언더우드, 세브란스병원 설립자 에비슨, 독립운동에 기여한 헐버트 등 한국 근대화에 기여한 외국인 500여 명이 안장돼 있다. KHHC 학생들은 9일 한국 입국 후 공식 방문지로 이곳을 택했다. 인솔 교사 권민서 (48)씨는 “이역만리 연고도 없는 땅에서 자신의 삶을 마친 선교사 등이 있었기에 이승만이라는 위대한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었다” 고 했다.

하와이에서 학교를 다니는 미국인 학생들은 묘원을 둘러보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번 클랜시 (10)는 언더우드의 묘비 앞에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한국에서 평생을 보낸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쉽게 믿기지 않는다” 고 했다. 맥스 랭굴 (15)은 “한국을 위해 이렇게 많은 선교사가 헌신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며 “미국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은 한국이 대단한 나라가 됐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KHHC는 미국 연방에 공식적으로 설립 인가를 받은 비영리 법인이다. 2005년생부터 2014년생까지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인 · 미국인 학생 등 14명으로 구성됐다. 모임 결성엔 하와이 고등학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길나연 (19)양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길양은 작년에 잠시 한국에 돌아와 이승만 대통령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가 청소년이 자기 혼자뿐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이 같은 활동을 결심하게 됐다.

KHHC는 이승만의 독립운동 무대였던 하와이에서 관련 사적지를 견학하거나 토론 활동을 진행했다. 작년 12월엔 첫 현장학습으로 하와이 최초 한인교회와 이승만 대통령 생전 사택 등을 찾았다. 지난 3월엔 단체로 ‘건국전쟁’ 을 관람하기도 했다. 길양과 함께 모임을 주도한 레건 파퍼 (17)는 “홍보 전단을 하와이의 모든 중 · 고등학교에 보내 회원을 모집했다” 며 “우리 같은 학생들에겐 ‘재미’ 가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K팝 좋아해? 그럼 K역사도 알아?’ 같은 질문으로 다가갔다” 고 했다.

학생들은 11일 하와이와 자매 결연을 맺은 인천을 방문, 인천상륙작전 현장인 월미도와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 내리교회, 이승만 대통령이 설립한 인하대 등을 탐방한다. 행사를 후원한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김황식 이사장은 “이러한 이 대통령의 거대한 발자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념관 건립이 시급하다” 고 했다.

 

 

강우석 · 서보범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4년 6월 11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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