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한국의 아버지 ㅡ 그가 남긴 유언 ④] 나는 외로움에 시달리기 시작했소. 고독은 지루함으로 이어졌고……. 배신당한 남자가 지루함에 빠질 때 무엇을 원하는지 아시오? 전쟁이오. 나는 전쟁을 원했소. 대포 소리, 비행기 소리, 신음 소리, 피비린내…… 세상의 모든 것이 정지된 그 순간은 외롭고 무료한 남자의 가슴에 평온을 가져다주었소. 대통령은 순간 힘이 치솟는 듯, 불끈 쥔 두 주먹을 앞으로 내밀며 독백을 시작한다. '유신'은 내가 선택한 전쟁이었소. '유신' 의 대군을 이끌고 전쟁터로 나가 빈곤이라는 적을 무찌르는, 인류 전사 (戰史)에 영원히 기록될 전쟁 영웅이 되기로 결심했던 것이오. 나는 시끄럽게 떠드는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었소, 그러나 보이지 않는 그늘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대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