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 일러스트=김성규 저녁 식사 교도소로 가야 합니다 남자에게 통역하고 법원에서 집으로 가는 길 백화점에 들러 가다랑어 다타키를 사서 전철에 뛰어올라 좁은 자리에 엉덩이를 밀어 넣었다 오늘 맡은 사람은 생각보다 담담했나 (···) 집에 들어와 바로 쌀을 씻는다 반성하고 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남자의 말들이 질끔질끔 쌀뜨물을 타고 흘러 내려간다 (···) 갓 지은 흰쌀밥의 고소한 김을 맡고 (···) 교도소로 가야 합니다 남자에게 통역한 말 따위는 차가운 맥주를 목 뒤로 넘기면서 완벽하게 잊은 것처럼 들이켰다 ㅡ 정해옥 (丁海玉 · 1960 ~) (손유리 옮김) 정해옥은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 시인이다. 일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80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해 역사를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