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태양광발전]
▲ / 그래픽 = 진봉기
우주에 쏟아지는 태양빛으로 전기 만들어 지구로 전송해요
지상 발전보다 10배 많은 전기 생산
전기를 전파로 바꿔 보내는 기술 쓰여
빠르면 2040년대 상용화될 전망이죠
지구에서 필요한 전기를 우주에서 생산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어요. 작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이 우주에 띄운 태양전지판 (태양광 패널)으로 만든 전기를 지구로 보내는 실험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거든요.
과학자들은 '우주 태양광발전' 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요. 그런데 지상에서 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을 왜 굳이 우주까지 가서 하려는 걸까요?
하루 24시간 전기 생산할 수 있어
'우주 태양광발전' 은 우주 공간에 발전소 (인공위성)를 띄워 우주에 쏟아지는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것을 말해요. 태양전지판이 달린 인공위성이 지구궤도에서 태양빛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지구로 보내는 방식이에요.
우주 태양광발전의 장점은 하루 24시간 내내 태양빛을 받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지상에서는 지구의 자전으로 낮과 밤이 생겨 하루 평균 8시간 남짓만 태양광발전이 가능하거든요.
또 우주에는 태양빛을 반사하는 공기 입자나 구름이 없어 태양전지판이 내리쬐는 태양빛을 그대로 받을 수 있어요. 대기를 통과하면서 반사되거나 구름과 먼지 등에 가로막혀 지구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1㎡당 300W (와트)를 넘지 않아요. 하지만 우주에서는 1㎡당 1360W 정도의 태양에너지가 도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주 태양광발전이 지상 태양광발전보다 10배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대요.
그런데 우주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어떻게 지구로 보낼 수 있을까요? 우주에 전선을 설치할 수도 없는데 말이에요. 이 고민을 해결하는 기술이 등장했어요. 전기를 전파로 바꿔 지구로 전송하는 '무선 전력 전송' 이에요. 인공위성에 달린 태양전지판이 태양빛을 받아서 만든 전기를 전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로 전송하는 거예요. 그러면 지상에 설치된 접시 모양 안테나가 이를 받아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로 다시 바꾸죠.
전파에는 단파, 중파 등 여러 종류가 있어요. 그런데 왜 마이크로파로 바꾸는 걸까요? 마이크로파는 직진하려는 성질이 강하고 대기를 잘 투과하는 특성이 있어서 지상의 특정 방향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데 적합하다고 해요.
100년 전부터 시작된 꿈, 현실로 다가와
인류가 우주 태양광발전의 꿈을 꾸기 시작한 건 약 100년 전부터예요. 1923년 구소련의 과학자 치올콥스키가 처음 아이디어를 냈어요. 이후 1941년 미국 소설가 아시모프가 소설 '리즌 (Reason)' 에서 우주정거장에서 수집한 태양에너지를 지구 등 여러 행성으로 보내는 미래를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1968년 미국의 글레이저 박사가 현재와 같은 우주 태양광발전 방식을 제안했어요. 그는 고도 3만6000㎞ 정지궤도에 태양광발전 인공위성을 띄우는 구상을 발표했죠.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은 우주 태양광발전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어요. 연구팀은 작년 1월 고도 550㎞ 지구 저궤도 상공에 '우주 태양광 전력 시연기 (SSPD)' 를 쏘아 올렸어요. SSPD는 너비 50m 태양전지판을 양쪽에 하나씩 달고 있어요. 그리고 연구팀은 작년 5월 SSPD를 통해 만든 전기를 전선 한 가닥 없이 지구로 전송하는 것에 성공했죠.
SSPD는 3개의 장치로 구성돼 있어요. SSPD가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자세를 취하기 위해 필요한 '돌체', 무선 전력 전송 장치 '메이플', 시험용 태양전지 32종 중 발전 효율이 우수한 것을 선별하는 '알바' 입니다.
이 중 가장 핵심 장치인 메이플이 우주에서 태양빛을 받아 만든 전기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로 전송했어요. 이 전파 신호를 캘리포니아공대 연구소 옥상에 있는 수신기가 감지했답니다.
우주 태양광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지구에서 수신할 때 필요한 시설은 지상 태양광발전 시설 면적보다 아주 작은 면적만 있으면 돼요. 따라서 자연 환경 파괴 문제가 적습니다. 또 외딴 지역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황폐화된 곳에도 시설을 어렵지 않게 설치해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요.
우주 태양광발전을 향한 각국의 노력
이렇게 장점이 많은 우주 태양광발전은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어요. 유럽은 2025년까지 우주에서 지구로 전기를 전송하는 기초 기술을 확보하려고 해요. 그리고 2035년까지 시험 발전소를 운영한 후, 2040년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중국은 2028년 인공위성을 발사해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에요. 2035년에는 10MW (메가와트)급 우주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죠. 2050년에는 송출량을 원전과 맞먹는 2GW (기가와트)로 늘리고,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비용을 낮춘다는 구상도 하고 있어요.
일본은 2025년까지 무선 전력 전송에 성공하고, 2030년까지 1GW 규모 우주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 2030년대 중반쯤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과학계에선 각국의 계획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40 ~ 2050년쯤에는 '우주 태양광발전' 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기획 · 구성 = 오주비 기자 (jubi@chosun.com)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4년 5월 7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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