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동물 이야기

[아프리카주머니쥐]

드무2 2026. 4. 2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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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주머니쥐]

 

 

 

마가와가 지뢰를 탐지한 공로로 받은 메달을 목에 걸고 있어요. 영국의 동물 보호 단체 PDSA는 2020년 마가와에게 올해의 용감한 동물 금상을 수여했습니다. / PDSA 홈페이지

 

 

 

후각 · 지능 뛰어나 지뢰 찾는 데 투입··· '영웅쥐' 라 불려요

 

 

 

지난 4일은 지뢰 제거 활동을 지원하는 날 (국제 지뢰 인식의 날)이었답니다. 이날 캄보디아에선 쥐 동상 제막식 (가렸던 막을 걷고 축하하는 의식)이 열렸어요. 2016년부터 5년 동안 지뢰 탐지 작업에 투입돼 사람들의 안전을 지킨 ‘마가와’ 라는 아프리카주머니쥐를 기리는 동상이에요. 과거 오랫동안 내전이 벌어진 캄보디아에는 지금도 곳곳에 터지지 않은 지뢰가 묻혀 있거든요. 해로운 동물의 대명사인 쥐가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있는 셈이죠.

아프리카주머니쥐는 이름 그대로 서아프리카부터 남아프리카까지 걸쳐 살고 있는 쥐랍니다. 가장 큰 쥐 중 하나로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는 최장 90㎝에 달해요. 주머니쥐라는 이름이 붙은 건 양쪽 볼주머니에 먹이를 넣어서 운반하기 때문이죠. 유대류 (육아주머니가 있는 동물) 중 새끼를 여러 마리 낳아서 등에 업고 다니는 주머니쥐와 혼동되곤 하는데 완전히 다른 종류랍니다.

어떻게 이 쥐가 지뢰 탐지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을까요? 이야기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벨기에의 승려이자 사회사업가인 바르트 베이첸스가 쥐를 이용해서 내전으로 황폐화된 아프리카에 묻혀 있는 지뢰를 제거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는 전문가들과 논의해 적당한 종류로 아프리카주머니쥐를 선택했어요. 아프리카 토종이어서 쉽게 키울 수 있는 데다 후각과 지능이 뛰어나거든요. 게다가 몸에 줄을 채울 만큼 몸집이 적당히 크지만, 그렇다고 지뢰를 터뜨릴 만큼 아주 무겁지도 않아요.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벨기에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1997년 비영리 기구 아포포 (APOPO)가 만들어졌죠.

지뢰 제거에 투입되는 쥐들은 ‘영웅 쥐’ 라는 멋진 이름으로 불려요. 어미 젖을 떼는 생후 10주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는데요. 처음에는 ‘딱’ 소리를 들려준 뒤 맛있는 음식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요. 이후 지뢰 폭약이 들어 있는 둥근 쇠 구조물의 냄새를 맡게 한 뒤, 냄새를 맡을 때마다 ‘딱’ 소리를 내며 먹이를 주죠. 그리고 쇠 구조물을 조금씩 깊숙한 곳에 묻어서 땅을 파도록 유도한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쥐가 폭약 냄새를 맡을 때마다 반사적으로 음식을 떠올리면서 땅을 파게 돼요. 결과적으로 ‘여기 터지지 않은 지뢰가 있다’ 고 알려주는 ‘영웅쥐’ 로 육성되는 거랍니다.

영웅쥐가 된 아프리카주머니쥐는 테니스 코트만 한 지역을 30분이면 샅샅이 훑을 수 있대요. 사람이 금속 탐지기로 같은 크기의 지역에서 지뢰를 찾아내려면 최장 나흘까지 걸릴 수도 있대요. ‘마가와’ 는 6년 동안 활동하면서 터지지 않은 지뢰 100여 개를 찾아냈죠.

아프리카주머니쥐가 항상 영웅 대접을 받는 건 아니랍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이색 애완동물로 길러지다 버려진 아프리카주머니쥐가 야생으로 퍼져 나가 토착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으로 지정됐어요. 9개월마다 새끼를 최대 다섯 마리까지 낳아 키우는 왕성한 번식력으로 급격히 숫자가 늘었대요. 특히 이 쥐는 아프리카의 감염병인 엠폭스 (옛 원숭이두창)를 옮기는 매개체로도 알려져 걱정이 적지 않대요.

 

 

정지섭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6년 4월 15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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