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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8

[1946년 訪蘇 사절단과 소설가 이태준의 비극]

[1946년 訪蘇 사절단과 소설가 이태준의 비극]    일러스트 = 한상엽    소련이 선전하는 것만 보고 예찬 쏟아낸 '소련 사절단'   순수문학 좇던 이태준인민민주주의 공감하며38선 넘어 사절단 참여 돌아와 낸 '소련 기행' 은무비판적이고 낯뜨거워6 · 25 전쟁 후 北서 숙청    “참으로 황홀한 수개월이었다. 인간의 낡고 악한 모든 것은 사라졌고 새 사람들의 새 생활, 새 관습, 새 문화의 새 세계였다. 그리고 소련은 날로 새로운 것에로, 마치 바다로 향해 흐르는 대하 (大河)처럼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이태준, ‘소련기행’) 해방 1주년을 닷새 앞둔 1946년 8월 10일, 소련군이 제공한 비행기 2대에 나눠 탄 ‘방소 (訪蘇)사절단’ (이하 사절단) 25명은 수백 인파의 환송을 받으며..

[장]

[장]    일러스트 = 양진경    장 이른 아침 아낙네들은 시들은 생활을바구니 하나 가득 담아 이고······업고 지고······ 안고 들고······모여드오 자꾸 장에 모여드오. 가난한 생활을 골골이 버려놓고밀려가고 밀려오고······저마다 생활을 외치오······ 싸우오. 왼 하루 올망졸망한 생활을되질하고 저울질하고 자질하다가날이 저물어 아낙네들이쓴 생활과 바꾸어 또 이고 돌아가오. ㅡ 윤동주 (1917 ~ 1945)    이 시의 여인은 윤동주의 다른 시 ‘슬픈 족속’ 에 등장하는, “흰 고무신이 거친 발에 걸리우다. //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라고 표현된, 고난을 견뎌내는 강인한 여인의 풍모, 그리고 성정과 닮아 있다. 온종일 장사를 하는..

[④ 첫 화학 박사 이태규]

[④ 첫 화학 박사 이태규]    1929년 천주교 세례를 받은 이태규 (앞줄 가운데)와 시인 정지용 (앞줄 오른쪽 끝). 1931년 조선인 최초로 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태규는 교토제국대학 교수를 하다 해방 후 귀국해 과학 교육과 후학 양성에 힘써 한국 과학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태규는 동갑내기 친구 시인 정지용이 소개해준 박인근과 결혼했다. 이태규는 정지용의 손에 이끌려 천주교인이 되었다. /이태규 박사 전기    조선인 최초의 日 제국대학 교수··· 1969년 한국인 첫 노벨상 후보   1931년 29세에 교토제국대 박사 후아인슈타인 있던 프린스턴대 유학양자역학에 화학 접목해 발전시켜해방 후엔 경성대 이공학부장 맡아처음으로 이공계 졸업생들 배출 정치격변 겪은 뒤 美 대학 교수로고분자 유체 이론으로..

[정지용 향수길 ㅡ 부천] 03

[정지용 향수길 ㅡ 부천] 03 작 품 명 : 어린 누이 작품재료 : 브론즈 작품설명 : 누구나 떠올리는 고향에 대한 향수로 포근한 어린 누이의 형상을 표현. 소사도시재생사업 (2016 ㅡ 2020) 작 품 명 : 늙으신 아버지 작품재료 : 브론즈 작품설명 : 세월의 무게를 양 어깨에 짊어지고 질곡의 삶을 살았던 우리네 아버지의 애환 어린 모습을 표현. 소사도시재생사업 (2016 ㅡ 2020)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쓴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To Spring O THOU ..

[정지용 향수길 ㅡ 부천] 02

[정지용 향수길 ㅡ 부천] 02 삽사리 1938 그날 밤 그대의 밤을 지키든 삽사리 괴임직도 하이 짙은 울 가시 사립 굳이 닫히었거니 덧문이요 미닫이요 안의 또 촉불 고요히 돌아 환히 새우었거니 눈이 키로 쌓인 고샅길 인기척도 아니하였거니 무엇에 후젓하던 맘 못 놓이길레 그리 짖었더라니 얼음 아래로 잔돌 사이뚫노라 죄죄대든 개울 물소리 기어들세라 큰 봄을 돌아 둥그레 둥긋이 넘쳐 오던 이윽달도 선뜻 내려설세라 이저리 서대든 것이러냐 삽사리 그리 굴음직도 하이 내사 그댈 새레 그대 것엔들 닿을 법도 하리 삽사리 짖다 이내 허울한 나룻도사리고 그대 벗으신 고운 신 이마 위하며 자더니라 장수산 1 1938 벌목정정 이랬거니 아름도리 큰 솔이 베어짐직도 하이 골이 울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 움직도 하이 다람..

[정지용 향수길 ㅡ 부천] 01

[정지용 향수길 ㅡ 부천] 01 판타지아부천 호현로역사가로 정지용향수길 280m / 은행나무 150m 작 품 명 : 정지용의 방 작품재료 : 브론즈, 인청동, 스테인리스스틸 작품설명 : 정지용 시인이 생존했을 당시의 상황을 입체 조형으로 연출한 포토존으로 독서하다가 사색에 잠겨 있는 시인의 모습과 원고지 모양의 평상을 결합한 작품. 소사도시재생사업 (2016ㅡ2020) 그대들 돌아오시니 백성과 나라가 이적에 팔리우고 국사에 사신이 오연히 앉은지 죽음보다 어두운 오호 삼십육 년 ! 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람 찬란히 돌아오시니 ! 허울 벗기우고 외오 돌아섰던 산하 ! 이제 바로 돌아지라. 자휘 잃었던 물 옛 자리로 새소리 흘리어라 어제 하늘이 아니어니 새론 해가 오르라 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

[부천ㅡ소새울역에서 소사역까지] 03

[부천ㅡ소새울역에서 소사역까지] 03      소새마을역사관   복사골 우리마을1970년대까지만해도 '소사 (素砂)하면 복숭아 ! 복숭아 하면 소사 !라고 말할 정도로 복숭아로 유명한 고장이었다. 1954년부터 1964년까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주 배, 대구 사과,고산 감, 소사 복숭아라고 실릴만큼 복숭아 명산지로 유명했다.그런 연유로 우리 고장을 '복사골' 이라 부르게 되었다. 1960 ~ 70년대 소사 복숭아의 명성만큼 복숭아 청만되면 경인국도변에 복숭아 가판대가 끝도 없이 늘어서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1970년을 절정으로 소사복숭아의 화려했던 시절은 막을 내리기시작했다. 급속도로 진행된 부천시의 현대화 물결 속에 1970년대중반 이후 부천의 복숭아 재배 면적은 점차 줄어들었다.          ..

여행/경기도 2024.04.14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담뱃대를 물고 들에 나가시니, 궂은 날도 곱게 개이고, 할아버지가 도롱이를 입고 들에 나가시니, 가문 말도 비가 오시네. ㅡ 정지용 (1902 ~ ?) 외래어는 하나도 쓰지 않고, 한자어도 없이 순수한 우리말로만 쓴 아름답고 재미난 동시. '도롱이' 대신 우산을 쓰며 우리가 잃어버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생각한다. "하늘이 시커머니 어째 비가 올 것 같다"고 말하던, 귀신처럼 정확했던 그분들의 일기예보가 그립다. 일본 도시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정지용은 서구의 모더니즘을 받아들여 참신한 이미지와 정제된 언어가 돋보이는 시를 썼다. 일제강점기에 이토록 향토색이 진한 서정시를 쓴 시인이 가톨릭 신자였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정지용은 6 · 25 전쟁이 터진 뒤 피란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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