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파의 숲 ㅡ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07
깨달은 직후부터 첫 설법까지
나가르주나콘다 스투파 본체를 둘러 장식하던 부조입니다.
3단 화면이지만, 석가모니 인생 중 다섯 장면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화면 아래부터 위까지,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직후부터 첫 설법까지의 에피소드가 시간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패널이 몇 장 더 연결되면서 석가모니의 인생 드라마가 완성되었을 것입니다.
깨달은 직후부터 첫 설법까지
만든 시기 : 3세기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나가르주타콘다
보관 장소 : 인도 나가르주나콘다고고학박물관
세 개의 화면이 보이지만 이야기는 모두 다섯 개입니다. 맨 아래 왼쪽에는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뒤 주변을 거닐며 깨달음을 즐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른족에는 석가모니가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할 때 비가 내리자, 나가왕이 나타나 자신의 머리장식을 활짝 펴서 비를 막아 주는 모습입니다. 가운데 정면의 왼쪽에는 사청왕이 방우를 바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석가모니에게 음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장 위에는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다 석가모니와 사슴 두 마리가 있습니다. 즉,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직후부터 첫 설법을 하기까지 이야기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깨달은 자의 모습이 불상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나가왕의 보호를 받는 석가모니
만든 시기 : 3세기 말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나가르주나콘다
보관 장소 : 인도 나가르주나콘다고고학박물관
이 작품을 보면 남인도의 스투파가 얼마나 화려하게 장식돼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앞면에는 머리가 일곱 개 달린 나가 위에 앉아 가르침을 전하는 석가모니가 보입니다.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가 이야기를 시작할 때 비가 내리자, 나가왕이 나타나 비를 가려 주고 있습니다. 그 주변에는 석가모니가 일으킨 기적이 화려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스투파 위를 지키는 신들의 모습도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했습니다.
나가왕의 보호를 받는 석가모니
나가르주나콘다의 스투파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조입니다.
함께 전시된 서사부조와 함께 나가르주나콘다 스투파 장식 부조의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주인공 석가모니의 등장
이야기를 묘사한 불교미술에서 주인공 석가모니가 인간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불교미술의 발전 단계에서 아주 의미 있는 진전이었습니다.
곧 주인공 석가모니는 예배 대상인 불상으로 등장합니다.
도리천에 계신 어머니를 만나고 내려 오다
만든 시기 : 3섹 말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나가르주나콘다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스투파의 모든 장식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석가모니나 스님들의 사리를 담아 두는 그릇, 전설 속 동물인 마카라가 뿜어내는 꽃으로 장식된 줄을 어깨에 메고 가는 사람, 석가모니가 기적을 일으키는 장면, 온갖 아름다운 약샤 등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석가모니입니다. 석가모니가 회오리와 연꽃으로 장식된 계단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나 도리천에 계신 어머니를 만나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고 내려오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보이는 석가모니의 모습은 이후 남인도에서 예배할 때 사용하는 불상 모습 그대로입니다.
석가모니의 상
만든 시기 : 3세기
발견 장소 : 텔랑가나 넬라콘다팔리
보관 장소 : 인도 하이데라바드주립고고학박물관
석가모니가 도리천에 계신 어머니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전한 이야기는 불상이 생기게 된 이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석가모니가 도리천에 있는 동안, 석가모니를 볼 수 없게 된 인도 코삼비국의 왕이 그를 그리워하며 석가모니의 모습을 향나무에 새기게 했습니다. 바로 이 나무 조각이 이 세상의 첫 불상입니다. 이 불상이 정확히어떤 모습이었는지 모르지만, 이후 남인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불강과 같은 모양인 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마카라 × 사자 그리고
석가모니의 탄생 이야기
만든 시기 : 3 ~ 4세기
발견 장소 : 텔랑가나 파니기리
보관 장소 : 인도 파니기리스투파사이트
마카라 × 코끼리 그리고
석가모니의 성도 이야기
만든 시기 : 3 ~ 4세기
발견 장소 : 텔랑가나 파니기리
보관 장소 : 인도 파니기리스투파사이트
스투파 안으로 들어가는 문인 토라나를 장식하던 조각입니다. 문은 2개의 기둥을 가로지르는 완만하게 구부러진 3단의 인방*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인방의 앞면에는 석가모니의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불교를 믿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있습니다. 인방의 양끝에는 동물 장식이 튀어나와 있습니다. 짧은 조각에는 마카라와 사자, 긴 조각에는 마카라와 코끼리가 각각 등을 맞대고 있습니다. 마카라의 입에서 다양한 조각이 쏟아지고 있어 마치 마카라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같습니다.
* 인방 : 기둥과 기둥 사이를 가로지르는 돌이나 나무
21세기에 새로 등장한 스투파, 파니기리
파니기리는 2002년에 발굴한 남인도의 스투파 유적입니다.
거대한 스투파가 무리지어 있는 웅장한 광경을 상상해 보세요.
어쩌면 남인도에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스투파의 숲이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위) 불상
만든 시기 : 3세기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알룰루
보관 장소 : 인도 아마라바티고고학박물관
(아래) 불상
만든 시기 : 3세기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불상이 발견된 알룰루, 아마라바티, 넬라콘다팔리에는 아름다운 스투파가 있었습니다. 스투파 조각에서 사용되던 돌과 비슷한 윤기가 나는 흰 돌로 불상을 만들었습니다. 불상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천을 두르고 있습니다. 소라 모양의 부처의 머리가 낮고 부드럽게 표현됐습니다. 보통의 체격에 미소 짓는듯한 편안한 표정은 남인도 불상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예배할 때 사용하는 불상은 북인도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남인도에서도 남인도 만의 불상이 만들어져 발전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불상
만든 시기 : 5세기
발견 장소 : (친) 안드라프라데시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기원 전후에 남인도에서 아름다운 스투파를 중심으로 한 불교 사원이 늘어났습니다. 사원에 스님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건물이 많아졌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공간이 불상을 모시는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돌로 만든 불상을 따라 금속으로 작은 불상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청동상은 사원에서 불상을 물로 씻는 의식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또 여행을 떠나는 스님들이 안전하게 다녀오기를 바라며 가지고 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원래의 자리를 떠난 청동상은 멀리 바닷길을 통해 스리랑카, 동남아시아를 거쳐 우리나라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또다른
스투파의 숲
기원후 3세기 이후 남인도에는 이전보다 훨씬 잦은 왕조 교체가 이루어집니다. 아름다운 스투파 위에 인도 고유의 신들과 석가모니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던 사타바하나의 왕과 그를 따르던 무리들은 사라지고, 새로운 왕조의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만의 이야기로 공간을 채워갑니다. 하지만 왕조의 이름이 바뀐대도 생명이 순환하는 자연의 이치를 믿으며 살아가는 모습은 변함이 없습니다. 남인도에 펼쳐졌던 스투파의 숲은 또다른 모습으로 변했지만 그 안의 생명력과 활기는 여전할 것입니다.
사타바하나의 왕이 안내했던 스투파의 숲 여행은 여기에서 마무리됩니다.
남인도에서 온 생명력 넘치는 신들과 석가모니의 이야기를 신나게 즐기셨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남인도에 펼쳐질 또 다른 스투파의 숲에 대해 관심이 생기셨다면,
이번 여행은 성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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