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70년, 번영을 위한 동행

[<11> 故 싱글러브 장군 · 웨버 대령 추모비 제막··· 유족들 인터뷰]

드무2 2024. 2. 1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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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故 싱글러브 장군 · 웨버 대령 추모비 제막··· 유족들 인터뷰]

 

 

 

제막식 참석한 웨버 대령 손녀와 싱글러브 장군 아들

12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6 · 25전쟁 참전 용사 고 (故) 존 싱글러브 미국 육군 예비역 소장, 윌리엄 웨버 대령 추모 조형물 제막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 싱글러브 장군의 아들 존 싱글러브, 최태원 SK그룹 회장,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전우회장. / 뉴시스

 

 

 

"할아버지, 진짜 영웅은 전쟁 이겨낸 한국인이라 하셨죠"

 

 

 

주한미군 철수 반대한 싱글러브

아들 "공산주의와 싸운 아버지

한국을 평생 자랑스러워 하셔"

 

인천상륙작전 수행한 웨버

손녀 "할아버지 상징인 왼손 경례

추모비에 새겨진 모습 보니 울컥"

 

 

 

6ㆍ25전쟁 미 참전용사인 고 (故) 윌리엄 웨버 대령 손녀 데인 웨버 (33)씨는 “저한테 할아버지는 진정한 영웅인데 할아버지는 생전에 ‘영웅’ 이란 표현을 매우 불편해하셨다” 며 “할아버지는 ‘내가 아니라 한국인들이 진정한 영웅’ 이라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늘 자랑스러워하셨다” 고 했다.

12일 경기 파주에서 열린 웨버 대령과 존 싱글러브 장군 추모비 제막식 참석차 한국을 찾은 웨버씨는 전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에 저장된 할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할아버지는 미국에서 6ㆍ25전쟁이 ‘잊힌 전쟁’ 처럼 다뤄지는 데 대해 늘 문제라고 말씀하셨고 6ㆍ25 참전 군인의 희생을 알리는 활동에 평생 헌신하셨다” 고 했다.

 

 

 

11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6ㆍ25 참전용사인 고 웨버 대령의 손녀인 데인 웨버씨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웨버 대령은 지난해 4월 97세로 별세했다. / 장련성 기자

 

 

 

웨버 대령은 6ㆍ25 때 공수부대 장교로 참전해 인천 상륙작전, 서울 수복, 평양 점령 등의 전투에서 활약했다. 1951년 원주전투 중 오른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고도 수술ㆍ재활 끝에 현역으로 복귀해 1980년 대령으로 전역했다. 이후 지난해 4월 97세로 별세하기 전까지 6ㆍ25 참전군인들의 희생과 뜻을 알리는 데 온 힘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10월 암 투병 끝에 남편 곁으로 간 아내 애널리 웨버 여사도 마찬가지였다. 워싱턴에 6ㆍ25 미군 전사자와 한국군 지원부대 (카투사) 전사자 총 4만3000여 명의 이름을 모두 새긴 ‘추모의 벽’ 건립을 주도한 것도 웨버 대령 부부였다. 손녀인 웨버씨는 “할아버지는 미국이 학교에서 6ㆍ25전쟁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데 대해 오랜 기간 분노하고 좌절하셨다” 며 “한국이 할아버지를 잊지 않고 추모해줘서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고 했다.

 

 

 

싱글러브, 웨버

 

 

 

웨버 대령이 생전에 여러 공식 행사에서 왼손으로 경례를 하는 모습은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이날 파주에 건립된 추모비에도 웨버 대령의 생전 ‘왼손 경례’ 모습이 새겨졌다. 웨버씨는 “저도 할아버지처럼 왼손잡이”라며 “한국에 할아버지의 추모비가 세워지는 모습을 보게 되니 어떻게 감정을 주체해야 할지 모르겠다” 며 인터뷰 도중 여러 번 눈시울을 붉혔다.

 

 

 

6ㆍ25전쟁 미 참전용사인 고 (故) 윌리엄 웨버 대령이 생전인 2016년 손녀 데인 웨버와 함께 촬영한 사진. 데인 웨버씨는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할아버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며 공유했다. / 데인 웨버씨 제공

 

 

 

6ㆍ25 당시 미군 대대장으로 참전해 ‘철의 삼각지대’ 에서 중공군 진출을 저지했던 존 싱글러브 장군의 아들 존 O. 싱글러브와 아내 시드니는 11일 고인 (故人)의 얘기를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부부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싱글러브씨는 “아버지는 공산주의를 무찔러야 한다는 생각으로 평생 군인의 삶을 사셨던 분” 이라며 “아버지의 6ㆍ25 때 경험담엔 늘 한국인들과 한국 음식에 대한 추억이 함께했다” 고 했다. 싱글러브 부부는 “한국이 아버지를 잊지 않고 추모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며 “아버지 덕분에 저희 부부가 이번에 한국에 올 수 있었는데 한국인들의 이런 고마운 마음을 저희도 잊지 않을 것이고 가족들 모두 평생 기억할 것” 이라고 했다.

 

 

 

11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6ㆍ25 참전용사인 고 (故) 존 싱글러브 장군의 아들 존 O. 싱글러브 부부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존 싱글러브 장군은 올해 1월 10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싱글러브씨 부부는 이날 인터뷰 도중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차례 눈물을 쏟았다. / 장련성 기자

 

 

 

싱글러브 장군은 1970년대 주한미군 참모장 재직 당시 미 행정부의 주한미군 철수를 막은 일화로 유명하다. 싱글러브 장군은 지미 카터 행정부의 주한 미 7사단 철수 결정을 공개 비판하다 보직해임되고 본국으로 송환됐다. 싱글러브 장군이 ‘제2의 6ㆍ25′ 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아들은 “아버지께서는 군인으로서의 신념이 분명한 분이셨고 한국은 아버지가 희생한 국가이자 아버지가 평생 자랑스러워한 국가” 라고 했다.

 

 

 

12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6ㆍ25 미 참전용사인 고 (故) 존 싱글러브 장군과 윌리엄 웨버 대령 추모 조형물 제막식에서 웨버 대령 손녀 데인 웨버씨가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 한미동맹재단 제공

 

 

 

12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6ㆍ25 미 참전용사인 고 (故) 존 싱글러브 장군과 윌리엄 웨버 대령 추모 조형물 제막식에서 싱글러브 장군의 아들 존 O. 싱글러브씨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 한미동맹재단 제공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올해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이해 이날 두 영웅의 추모비 제막식을 열었다. 웨버 대령 손녀와 싱글러브 장군 아들은 직접 추모비를 제막하고 헌화했다. 행사엔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전우회장, 6ㆍ25 참전 용사 유가족 및 주한미군 복무 장병 등 90여 명, 추모비 건립을 후원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12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6ㆍ25 미 참전용사인 고 (故) 존 싱글러브 장군과 윌리엄 웨버 대령 추모 조형물 제막식에서 싱글러브 장군의 아들 존 O. 싱글러브씨 (맨 왼쪽) 내외가 추모비를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김민서 기자

 

 

 

장진호 전투 기념식 간 尹대통령 "한미동맹, 그 어느 때보다 강력"

 

 

 

현직 대통령 참석은 처음

"장진호, 가장 성공한 전투"

 

 

 

참전 용사 손잡고 입장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제73주년 장진호 전투 기념행사에서 6 · 25 참전 용사들의 손을 잡고 함께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열린 제73주년 장진호 전투 기념식에서 “장진호 전투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전투” 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장진호 전투는 함경남도 흥남 지역 민간인 10만명을 자유의 품에 안길 수 있게 한 전투” 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장진호 전투를 통해 중공군의 남하를 억제하고 흥남 철수 작전의 성공을 이루어냈다” 며 “영하 40도가 넘는 추위와 험난한 지형, 겹겹이 싸인 적들의 포위망을 돌파한 성공적인 작전이었다” 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73주년 장진호 전투 기념행사에서 참전용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장진호 전투는 6 · 25 전쟁 발발 5개월여 만인 1950년 11월 당시 미 해병 1사단 등 유엔군 3만명이 개마고원 장진호 인근에서 중공군 12만명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까지 철수한 작전이다. 이 전투에서 희생된 유엔군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2016년부터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가 기념식을 열어 왔고,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6 · 25 전쟁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은 지난 7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으로 발전해 왔다” 며 “지금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력하다” 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과 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할 것” 이라며 “한 · 미 · 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방국들과도 긴밀히 연대해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해 나가겠다” 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제73주년 장진호 전투 기념행사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흥남 철수 작전에 참전한 김응선 (102)씨와 미군 제506 군사 정보대대에서 복무한 켄림 힌쇼 모이 (92)씨 등과 함께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기념식에선 미 7사단 소속으로 장진호에서 전사한 고 (故) 김동성 일병의 증손자인 김하랑 공군 병장이 참석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했다. 고 김석주 일병의 외증손녀인 김혜수 육군 중위가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도 낭송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참석 전 전쟁기념관에 있는 미 해병 1사단 소속 제럴드 버나드 레이매커 병장의 이름이 새겨진 비 (碑)를 찾아 참배했다. 레이매커 병장은 장진호 전투에서 생사가 확인되지 않다가, 68년이 지난 2018년 북한에서 미국으로 유해가 봉환돼 2019년 신원이 확인됐다.

 

 

김동하 기자

 

 

 

미국 레이건함 부산기지 입항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CVN-76 · 사진 위)과 이지스순양함 '앤티텀함' (CG-54 · 아래)이 12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 로 불리는 이 항모는 길이 332.8m, 폭 77.8m 규모이며, 비행갑판의 면적은 축구장의 3배 크기다. 특히 FA-18 (슈퍼호넷), F-35C 전투기 등 8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승조원도 6000여 명에 달한다. / 뉴시스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CVN-76)이 12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미 핵 추진 항모의 방한은 지난 3월 니미츠함 이후 7개월 만이다. 항모가 단기간 다시 한국을 찾은 것은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확장 억제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70주년인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미 동맹)과 정전 (停戰) 협정 체결을 기념하는 의미도 포함됐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레이건함이 포함된 미 제5항모강습단은 오는 16일까지 부산 기지에 머물며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한 함정 상호 방문과 친선 체육 활동을 한다. 일반인 견학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대북 경고 메시지뿐 아니라 한국 국민에게 미 전략자산을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게 해주기 위한 차원에서 기획됐다고 한다. 제5항모강습단은 레이건함, 이지스순양함 앤티텀함 (CG-54)과 로버트스몰스함 (CG-62), 이지스구축함 슈프함 (DDG-86) 등으로 구성됐으며,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미 제7함대 소속이다.

앞서 레이건함은 지난 9 ∼ 10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진행된 한 · 미 · 일 해양 차단 및 대 (對)해적 훈련에 참여한 뒤 부산을 찾았다. 이 훈련들은 최근 고도화하는 북한 핵 ·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 · 미 · 일의 억제 · 대응 능력을 향상하고 해양 안보 위협 대응 및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 구축을 위한 3자 간 해상 작전 능력을 증진할 목적으로 실시됐다. 군 관계자는 “올해 4월 한미 워싱턴 선언 등에서 합의된 대로 미 전략 자산의 정례화 정책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3년 10월 13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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