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10주기 세미나 <1> 한국 현대사 사관]

13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건국,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선진화'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장련성 기자
"이승만 건국, 박정희 산업화, YS 민주화는 연속된 과정"
"산업화 없었다면 나라 기울었고
민주화 아니면 산업화 유지 못해
진보 · 보수의 자학 · 자막 사관은
하나만을 강조하는 열등감의 산물
우리 역사 긍정하면서 반성해야"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건국,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는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과정입니다.”
13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건국,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선진화’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산업화가 없었다면 건국된 나라는 곧 기울어졌을 것이고, 민주화가 없었다면 산업화의 성과는 유지되기 어려웠을 것” 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과 조선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선 이 교수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한국 현대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은 5차례로 예정된 세미나 시리즈의 첫 번째였다. 재단 관계자는 “김영삼을 기리는 세미나가 이승만의 성과부터 돌아보는 것은, 결국 세 분 대통령의 업적은 상호 보완적이고 겹쳐 있기 때문” 이라고 했다.

그래픽 = 김성규
◇ “자학 · 자만 사관은 열등감 산물”
이 교수는 “우리 역사를 긍정하되, 반성할 건 반성하는 ‘성찰적 자긍 (自矜) 사관’ 이 필요하다” 고 했다. 한국의 진보 진영은 현대사를 외세의 간섭과 친일파의 득세, 독재로 얼룩진 굴욕의 역사로 보는데, 한국이 산업화·민주화를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성공시킨 것을 고려하면 이는 과도한 자학 사관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만하기에는 초라하다” 고 했다. 고도 성장 과정에서 인권 침해와 부정부패, 차별 등 부끄러운 지점들이 분명하게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는 “진보·보수 양 진영이 갖는 자학 · 자만 사관은 모두 열등감의 산물” 이라며 “우리 역사를 큰 틀에서 긍정하되, 겸허한 반성에 기반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 현대사의 경제 성과를 논할 때 ‘지도자의 통치력’ 이나 ‘민중의 희생’ 가운데 하나만을 강조하는 것도 편향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국민의 희생정신, 농민들의 노력 등 모든 주체가 함께 노력했다는 ‘통합적인 관점’ 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 외세 (外勢)인 미국이 한국의 민주화 · 산업화에 기여한 측면도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 “건국 · 산업화 · 민주화는 연속된 과정”
이 교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투쟁하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지만, 우리 정치는 최근 정치적 양극화라는 문제에 맞닥뜨렸다” 고 했다. 그리고 이런 양극화의 근본 원인으로 ‘이념 대결’ 이 아닌, ‘비타협적 정치 문화’ 를 꼽았다. 그는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사회 · 경제적) 정책이 비슷하게 수렴된다. 누가 집권하든 이념적 방향성은 큰 차이가 없는 것” 이라며 “그럼에도 사회 갈등이 심한 건 타협 미숙과 대결을 지향하는 정치 행태 때문” 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대결적 행태’ 가 극단화된 것이 작년 12 ·3 비상계엄 사태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와 주장들을 통합하고 조정하여 그럴듯한 협상안을 도출할 수 있는 통합적 정치 지도력이 꼭 필요하다” 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명 한림대 명예교수도 “정치가 갈등을 드러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긴 하다” 면서도 “상대를 인정할 줄 아는 타협의 기술이 (우리 정치에) 절실하다” 고 했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가 극심한 갈등을 보이고 있고, 특히 보수 진영 (내부의) 결집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께서는 늘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강조하셨다” 며 “건국,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 이 세 가지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대한민국의 DNA” 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 박정희 · 김영삼 세 분 대통령의 업적과 정신을 한데 모아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고 했다.





권순완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5년 6월 14일 자]
7월 11일 2차 세미나 박정희 산업화 과정과 김영삼의 민주화 투젱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여는 이번 연속 세미나는 13일을 시작으로 6 ~ 10월 5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시작으로 박정희 · 김영삼 ·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 시기를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관점에서 차례대로 조망한다. 이를 위해 정치 · 경제 분야의 원로급 학자들과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장관 등을 지낸 인사들이 발제자와 토론자로 나설 계획이다.
오는 7월 11일 열리는 2차 세미나에선 좌승희 아주대학교 초빙교수와 오인환 전 공보처 장관이 ‘산업화 대통령 박정희’ ‘국회의원 김영삼의 민주화 투쟁’ 을 주제로 발표한다. 9월 12일 3차 세미나에선 오 전 장관과 이각범 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가 ‘정당 대표 김영삼의 민주화 투쟁’ ‘민주화 대통령 김영삼’ 을 주제로 다룬다.

그래픽 = 이진영
9월 26일 4차 세미나에선 이홍규 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와 박재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전 재무부 장관이 ‘문민 정부’ ‘김대중 정부 이후’ 에 대해 발표한다. 10월 17일 마지막 세미나에선 박 전 장관과 이각범 명예교수가 ‘대한민국의 선진화’ 와 ‘건국 대통령 이승만, 산업화 대통령 박정희 그리고 민주화 대통령 김영삼’ 을 발제할 예정이다.
각각의 발제에 대한 토론자로는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안진원 한동대 교수, 이춘근 이춘근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 등 원로급 학계 인사들이 참석한다. 이번 세미나를 총괄하는 박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이 우리 국민과 함께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했기 때문에 시장경제가 지속 가능했다” 며 “앞으로 한국이 ‘중진국 함정’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에 진입한 후 고소득 국가로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하는 현상)에 빠지지 않고 선진국 대열에 안착할 방안을 살펴보려 한다” 고 말했다.
권순완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5년 6월 14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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