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고려 사경과 조선 불화, 일본서 돌아왔다]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고려 사경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 (앞)와 조선 전기 불화 ‘시왕도’. / 연합뉴스
금빛 고려 사경과 조선 불화, 일본서 돌아왔다
1334년 금가루 개어 필사한 사경
10폭의 조선 전기 시왕도는 희귀
부처의 가르침을 금빛으로 옮겨 쓴 고려 시대 사경 (寫經)과 조선 전기 불화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인 개인 수집가가 소장했던 고려 사경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 와 조선 전기 불화 ‘시왕도’ 두 건을 구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며 실물을 공개했다.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고려 사경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 / 연합뉴스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 는 1334년 쪽물 들인 감색 종이 위에 금니 (金泥 ·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로 필사한 고려 사경이다. 펼친 길이가 무려 10.9m다. 지난해 10월 일본인 소장자가 국외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혀 처음 존재가 확인됐고, 추가 조사와 협상을 진행한 뒤 복권기금을 들여 구입했다.
사경은 금가루와 은가루를 개어 한 글자 쓰고 한 번 절하는 ‘일자일배 (一字一拜)’ 의 정성으로 부처님 말씀을 옮겨 쓴 것이다. 표지엔 연꽃 다섯 송이가 금가루와 은가루로 그려졌고, 넝쿨무늬가 연꽃 송이를 감싸고 있다. 발원문에는 “원통 2년 (1334년) 정독만달아 (鄭禿滿達兒 · 고려 충렬왕 때 원나라로 가서 관직에 오른 환관)가 부모와 황제 등의 은혜에 감사하며 사경 작업을 완성한다” 는 내용이 적혔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소장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권15’ (보물)의 발원문과 내용이 일치해 동질 화엄경임을 알 수 있다고 국가유산청은 덧붙였다.

일본에서 돌아온 조선 전기 불화 ‘시왕도’. /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시왕도’ 는 2023년 8월 국외재단이 일본 경매에 출품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복권기금을 들여 낙찰받았다. 일본인 수집가 이리에 다케오 (入江毅夫)가 본인의 소장품을 기록한 ‘유현재선한국고서화도록 (幽玄齋選韓國古書畵圖錄)’ 에 소개된 작품이다. 시왕도는 저승에서 망자가 생전에 지은 죄를 심판하는 시왕 열 명을 그린 그림. 제작 시기는 적혀 있지 않지만 시주자들 이름이 적혀 있어 민간 발원으로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현재까지 남아있는 조선 전기 시왕도는 총 4건으로 이번 작품은 시왕도 10폭을 완전히 갖춘 희귀 사례” 라고 설명했다.
허윤희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5년 7월 9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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