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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탄생의 비밀]

드무2 2023. 3. 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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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탄생의 비밀]

 

 

 

 

 

 

 

조선 <1759년> 밤하늘에 나타났던 핼리 혜성, 2061년에 또 만나요

 

 

 

행성이 되지 못한 암석 · 먼지 등이

태양 중력으로 궤도운동하며 생성

주기가 200년 이상인 혜성도 있죠

 

 

 

UN 교육과학문화기구 (UNESCO)는 세계 곳곳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를 선정합니다. 최근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천문학회 · 한국우주과학회 · 연세대와 함께 조선의 천문관측 자료 '성변측후단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료에 무엇이 있기에 국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록이라고 이야기하는 걸까요?

 

오래된 기록에 등장하는 혜성

성변측후단자는 조선의 천문학 연구기관인 관상감에서 천체의 변화를 기록했지요. 특히 혜성에 대한 기록이 상세하게 남아있습니다. 1664 · 1723 · 1759년에 혜성이 나타났던 기록이 있지요.

그중 특히 주목하는 기록은 1759년 혜성기록입니다. 혜성 중 가장 유명한 혜성, '핼리 혜성'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성변측후단자의 핼리 혜성 기록은 전 세계 왕실 산하 관청이 기록한 핼리 혜성 관측 기록 중 가장 오래됐습니다.

핼리 혜성은 1705년 영국의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가 76년 주기 (77년 · 75년 교차)를 예측한 혜성입니다. 핼리는 과거 기록을 살펴보다 특정 시기를 반복하며 나타난 천체가 있으며, 이 천체가 움직이는 궤도도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 이 천체가 태양을 중심으로 궤도운동을 하며, 행성과는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그리곤 이 천체가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것이 1682년이었으니 다음에는 1758 ~ 1759년쯤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핼리는 1742년에 사망했지만 그의 예상대로 혜성은 1759년에 등장합니다. 그리곤 우리나라 성변측후단자에도 기록이 된 거죠. 참고로 핼리 혜성이 최근 접근한 것은 1986년으로, 다음에 관측할 수 있는 것은 2061년입니다.

혜성은 태양계의 소천체 중 하나로, 행성이나 소행성에 비해 긴 주기를 두고 태양 주변을 크게 왜곡된 타원형 궤도로 공전하거나, 주기가 없는 쌍곡선 · 포물선 궤도로 떠돌기도 합니다. 지구 주변의 천체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에서 마찰열로 연소하며 빛을 내는 별똥별 (유성)과는 다릅니다.

 

혜성의 생성 과정

태양계의 가장 바깥에 있는 행성인 해왕성 바깥쪽에는 태양계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들의 모임, '카이퍼 벨트'가 있습니다. 태양에서 약 30AU (1AU는 태양ㅡ지구 간 거리로 약 1억5000만㎞) 떨어진 거리부터 시작해 대략 50AU 정도까지로 알려졌습니다. 명왕성같이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왜소행성이 카이퍼 벨트에 있지만, 그보다 작은 지름 수십㎞ 이하 천체도 무수히 많습니다. 이 천체들은 태양계가 만들어질 당시 미처 행성이 되지 못한 재료들이죠. 암석도 있고 먼지와 가스 · 메탄이나 암모니아 · 얼음이 흩어져 있습니다. 이런 천체들이 태양이나 목성 중력에 끌려 들어오며 궤도운동을 시작하면 혜성으로 발전하는 것이지요.

주기가 긴 (200년 이상) 혜성이나 주기가 없는 혜성은 카이퍼 벨트보다 더 먼 곳에 있는 '오르트 구름'에서 만들어집니다. 오르트 구름은 태양에서 5만AU쯤 떨어진 거리에 있는 영역으로, 주성분은 물과 암모니아 · 메타 성분 등입니다. 오르트 구름에서 만들어진 혜성은 근처를 지나가는 다른 별이나 은하의 중력에 의해 태양계 안쪽으로 밀리게 되고, 그 후에야 태양의 중력에 잡혀 궤도 운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너무 먼 혜성, 탐사 · 연구는 진행 중

혜성의 근원은 너무 멀죠. 따라서 혜성에 탐사선을 보내 자료를 직접 얻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됩니다.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을 관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해야 하는데 이곳에 있는 천체는 크기가 지나치게 작은 데다 스스로 빛을 내지도 않아 관측이 어렵습니다.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에 직접 탐사선을 보낼 방법은 없을까요? 인류가 보낸 탐사선 중 가장 멀리 간 탐사선은 보이저호인데요. 얼마 전 간신히 카이퍼 벨트를 벗어나 현재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 사이의 공간을 지나는 중입니다. 계획대로라면 2310년쯤 오르트 구름 초입에 진입하게 돼 있어요.

어쨌든 카이퍼 벨트나 오르트 구름에서 작은 덩어리 하나로 출발한 혜성은 암석과 먼지, 고체 이산화탄소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혜성의 핵은 보통 지름 100m ~ 30㎞ 정도로 생각보다 작아요. 이 핵이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점점 밝아지고 커집니다. 동시에 온도도 높아지죠. 이때 고체였던 성분들이 기체로 변하며 대기를 만드는데요. 이를 '코마'라고 부릅니다. 코마는 태양빛을 반사하면서 본격적으로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코마가 태양풍에 의해 밀려나간 흔적을 '꼬리'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태양과 가까워질수록 꼬리도 길어지지요. 꼬리는 태양풍이 만드는 만큼 진행 방향과 상관 없이 태양의 반대 방향으로 생긴답니다.

혜성은 태양계의 기원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에는 태양계가 만들어질 당시의 물질이 그대로 남아 잇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죠. 그곳에서 날아온 혜성 역시 행성 진화를 거친 행성과 달리 태초의 물질을 그대로 갖고 잇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태양에 근접하는 혜성에 탐사선을 부딪치거나 착륙시켜 다양한 자료를 얻고 있답니다.

 

오가희 어린이조선일보 편집장

 

기획 · 구성 = 안영 기자 (anyoung@chosun.com)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3년 2월 14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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