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테크놀로지 10대 뉴스]
조선일보 테크팀이 뽑은 2024 테크놀로지 10대 뉴스
조선일보 테크부는 2024년 테크놀로지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올해 테크 업계를 관통한 키워드는 ‘격변’ 이었다.
인간 수준의 능력을 보이는 인공지능 (AI)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기존 산업 공식은 통째로 흔들렸다. AI 시대 흐름에 잘 올라타느냐 여부가 기업의 명운을 갈랐다. AI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 주가는 훨훨 날며 젠슨 황 CEO의 인기도 치솟았다. 반면 기존 반도체 업계의 최강자였던 삼성전자와 인텔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며 위기를 겪었다.
기술에도 명암이 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는 수술에 성공하며 뇌 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우주선 ‘스타십’ 도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술의 어두운 면도 많았다. 올해 AI 발달로 이미지 합성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미국부터 한국까지 딥페이크 성범죄물로 몸살을 앓았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업무가 마비되는 ‘IT 블랙아웃’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 편집자주
1 AI 딥페이크, 스위프트부터 한국 청소년들까지 덮치다
AI 발달로 이미지 합성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실제 얼굴 사진에 음란물을 덧붙이는 ‘딥페이크 성범죄’ 가 글로벌을 덮쳤다. 올해 초에는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을 합성한 성범죄물이 급속도로 유포됐으며, 한국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성범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생성형AI로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만들기 쉬워지고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퍼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기술과 플랫폼 규제를 위한 법 제정 등이 이뤄지고 있다.
2 中 빼돌리고··· 美 틀어막고 반도체를 둘러싼 '숨바꼭질'
첨단 반도체와 AI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올해도 이어졌다. 미국은 규제를 잇따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유학생이나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AI 반도체를 밀수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에 미국은 이달 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 (HBM)마저도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한층 강화된 3차 규제안을 발표했다.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등 주요 광물 자원의 대미 수출 통제 조치로 맞대응에 나서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 실적 죽 쑨 삼성전자 경영진은 공식 사과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 전영현 부회장은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사과문까지 내놨다. 반도체 실적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하며 내부 리스크가 높아졌고, 지난 7월 내놓은 무선 이어폰 신제품 ‘갤럭시버즈3’ 에서는 품질 문제가 발생해 교환 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재판정에 출석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며 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
4 인텔의 끝 모를 추락 직원 1만5000명 해고
‘인텔 인사이드’ 로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인텔도 AI 변화에 올라타지 못하고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야심차게 내놓은 AI 가속기 ‘가우디’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아성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새 먹거리로 파운드리 (위탁생산) 사업에 재진출했지만 TSMC와 삼성전자의 벽은 높았다. 직원 1만5000명을 해고하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사정은 좋지 않다. 추락하는 인텔의 구세주가 되겠다며 인텔로 돌아온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 (CEO)도 이달 초 퇴임했다.
5 올해는 '머스크의 해' 정치적 입지도 다져
올해는 ‘일론 머스크의 해’ 였다.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지난 1월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는 수술에 성공하며 뇌 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우주선 ‘스타십’ 의 시험 비행에 성공하며 화성 탐사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베팅했던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의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임명되며 정치적으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6 '테크 최고의 스타' 젠슨 황 대만 맛집 방문 지도 나와
AI 시대를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의 인기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연례행사 컴퓨텍스를 위해 대만을 방문한 젠슨 황은 수많은 시민들과 셀카를 찍었으며 귀국 날 사인을 해주다 출국 시간에 늦기도 했다. 대만 타이베이시 관광국은 그가 대만에 머물며 방문한 야시장과 식당 등을 모아 ‘젠슨 황 미식지도’ 를 만들었다. 컴퓨텍스에는 AMD, 인텔, 퀄컴, ARM 등 글로벌 반도체 빅테크뿐 아니라 6000여 명의 청중이 모이며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7 법원서 사과한 저커버그 두 쪽 위기에 놓인 구글
글로벌 빅테크들의 수난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각국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빅테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 (EU)은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올해 초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국 법무부는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구글에 웹브라우저 크롬 매각을 요구하고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온라인 아동 성 착취 피해자 가족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8 MS 클라우드 먹통에 전 세계 IT 블랙아웃
지난 7월 마이크로소프트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도중 오류가 발생해 세계 곳곳에서 항공 · 은행 · 병원 등의 업무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장애는 미국 대형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 스트라이크’ 가 MS의 클라우드 ‘애저’ 에서 보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우리의 일상을 촘촘한 네트워크망 위에 구축한 ‘초연결 사회’ 의 위험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본다.
9 트럼프 당선과 함께 솟아오른 비트코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가상자산 호황기가 찾아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 며 가상자산 옹호자를 자처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국가 비축자산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2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10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구속 AI 중심 서비스 개발 역점
올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으로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구속 3개월여 만인 지난 10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만큼 경영 등에 차질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AI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해인 · 황규락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4년 12월 19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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