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해외 명작 : 수련과 샹들리에] 01


MMCA 해외 명작 : 수련과 샹들리에
2025. 10. 2. ~ 2027. 1. 3.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원형전시실
관람시간
화 ~ 일 : 오전 10시 ~ 오후 6시
1월 1일,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3,000원 (대학생 및 만 24세 이하 또는 만 65세 이상 무료)
주차
24시간 연중무휴
기본 2시간 3,000원 (초과요금 30분당 1,000원)
주최
국립현대미술관
협찬
노루페인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3829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 (막계동)
+82 2 2188 6114

소장품은 한 시대의 예술과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미술관의 중요한 자산이다. 수집한 소장품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은 동시대 미술관의 중요한 역할이며 본질적인 기능과 깊게 연관된다. 미술관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16세기 유럽의 '호기심의 방' 은 진귀하고 이국적인 수집품을 전시함으로써 보는 사람에게 새로운 경험과 지적 탐구를 제공한 공간이다. 근대 국민국가의 형성과 함께 공공성이 확대되며 개인의 소유물이었던 미술품이 대중에게 개방되고 점차 현대적인 뮤지엄으로 발전하였다.
이번 전시는 '호기심의 방' 처럼 새로운 경험과 지적인 탐구를 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한 국제미술 소장품 중 엄선한 44점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다. 특히 지난 2021년 이건희컬렉션 수증을 통해 미술관에 소장된 19세기 유럽의 미술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의 경계를 넓힌 다양한 해외 미술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의 제목으로 사용한 '수련과 샹들리에' 라는 상호 이질적인 단어는 19세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빛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수련이 있는 연못> (1917 ~ 1920)과 동시대 활발히 활동하는 세계적인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 <검은 샹들리에> (2017 ~ 2021)의 제목을 조합한 것이다. 자연을 의미하는 '수련' 과 인공적 사물 '샹들리에' 사이에 '~과 (와)' 라는 접속조사를 사용하여 시대와 경계를 넘어 또 다른 연결의 가능성을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두 작품이 제작된 100년이라는 시간 사이에 놓인 다양한 해외 미술의 장면들에 귀 기울이고 그 관계성을 상상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호기심 가득한 새로운 경험의 시간에 닿을 것이다.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1933 ~)
<에트루리아인>
1976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Michelangelo Pistoletto, 1933 ~)는 이탈리아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로, 회화, 조각, 사진, 무대미술, 오페라, 행위예술 등 조형예술 전 장르에 걸친 실험적인 작업을 해왔다.
피스톨레토는 특히 거울을 이용한 '미러 페인팅 (Mirror Painting)' 연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거울을 통해 관람자와 작품의 상호작용에 대해 실험하며 실존적 세계에 대해 질문한다.
<에트루리아인> (1976)은 고대의 복장을 한 에트루리아인이 거울을 앞에 두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의 조각작품이다. 인물의 앞에 놓인 거울은 인물의 전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배경까지 모두 담을 만큼 크다. 이 거울은 물리적인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동시에 환상적인 무한의 세계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피스톨레토에게 있어 거울은 현실과 환상의 접점이자 통로이며 현실과 환영, 개인과 사회가 동시에 공존하는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거울에 비친 관객들은 작품 속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며 작품의 일부가 된다.



존 발데사리 (1931 ~ 2020)
<음악>
1987
젤라틴 실보프린트에 오일틴트, 비닐 페인트
133.5 × 43㎝, 89 × 89㎝, 2024년 구입
존 발데사리 (John Baldessari, 1931 ~ 2020)는 미국의 대표적인 개념미술 작가로, 언어와 이미지 혹은 대중매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장면을 결합하는 작업 방식으로 알려졌다. 발데사리는 일상에서 발견한 이미지와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주로 영화, 잡지에서 발견한 이미지를 '차용 (appropriation)' 하여 재조합했다. 1970년 자신이 13년간 작업한 회화 작품을 불태운 '화장 프로젝트 (Cremation Project)' 를 통해 예술의 영원성과 가치 불변성에 대해 부정하고 새로운 미술을 모색하는 전환점으로 삼았다.
<음악> (1987)은 발데사리의 독특한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하나로 합쳐진 형태로,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패널이 위아래로 배치되었다. '음악' 이라는 제목 아래 하나로 조합된 4개의 이미지는 영화나 잡지에서 본 듯 어딘가 익숙하지만 연관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발데사리 특유의 동그란 원형으로 얼굴이 가려진 인물들은 특정한 사람에서 익명의 누군가로 의미가 전환되며 작품의 의미를 더욱 모호하게 만든다. 작가에 의해 선택된 이미지들은 전통적인 의미전달 방식을 거부한 채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관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을 불러 일으키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살바도르 달리 (1904 ~ 1989)
<켄타우로스 가족>
1940
캔버스에 유화물감, 35.8 × 31㎝,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2021년 기증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i, 1904 ~ 1989)는 20세기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로 기괴하고 독특한 상상력으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1920년대 후반 파리에서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1881 ~ 1973), 호안 미로 (Joan Miro, 1893 ~ 1983)와 교류하며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여한 달리는 회화와 조각, 사진 뿐만 아니라 비평과 시, 영화 등을 제작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적인 실험을 펼쳤고 꿈과 무의식, 성 (性), 종교, 과학 등을 창작의 주제로 삼았다.
<켄타우로스 가족> (1940)은 출생 자체가 심리적 외상일 수 있다는 이론을 제기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심리학자 오토 랑크 (Otto Rank, 1884 ~ 1939)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그리스 신화 속 존재인 반인반마 켄타우로스 (Centaur)의 출산 장면이 그려져 있다. 달리는 복부에 난 둥근 구멍 (육아낭)에서 차례로 아기들을 꺼내고 있는 이 장면에 대해 "엄마의 자궁이라는 낙원에서 나올 수도, 되돌아갈 수도 있는 켄타우로스가 부럽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달리 특유의 상상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정교한 기술과 균형감 있는 구도,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신디 셔먼 (1954 ~)
<무제 163>
1987
종이에 크로모제닉프린트, 114.5 × 72.5㎝, 1989년 구입
신디 셔먼 (Cindy Sherman, 1954 ~)은 자신이 직접 다양한 인물로 분장하여 모델로 등장한 사진 자화상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셔먼은 대중매체에서 영감을 받아 할리우드식의 화려한 사진기법으로 가상의 자화상을 제작하며 여성의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 고정된 여성 이미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준다. 특히 셔먼은 작품 안에서 배우인 동시에 각본, 의상, 소품, 세트 디자이너의 역할까지 직접 담당하며 자신의 신체를 활용해 여성에게 요구되는 이미지와 실제의 차이를 드러낸다.
<무제 163> (1987)는 1980년대 후반 적극적으로 시도된 극적인 연추과 신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면에는 짐승의 입을 탈차럼 쓴 인물이 하이힐을 신고 쪼그려 앉아 피 묻은 무엇인가를 뜯어 먹고 있다. 인물의 연극적이고 과장된 모습은 동화나 신화 속 장면을 연상하게 하지만 전통 동화의 순수함과 희망을 비틀어 공포, 죽음 등 그로테스크 (Grotesque)한 방식으로 긴장과 불안을 유발한다. 셔먼은 여성의 이상적인 미와 대비되는 추하고 역겨운 이미지를 통해 사회적 고정관념으로 인해 불안한 여성의 심리를 초현실적으로 표현한다.



마르셀 뒤샹 (1887 ~ 1968)
<마르셀 뒤샹으로부터 혹은 마르셀 뒤샹에 의한, 또는 에로즈 셀라비로부터 혹은 에로즈 셀라비에 의한 (여행 가방 속 상자)>
1941
미니어처 복제품, 사진, 인쇄물 등,
39.1 × 34.9 × 7.6㎝, 2005년 구입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 1887 ~ 1968)은 예술가의 아이디어와 개념을 중요하게 여긴 개념미술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뒤샹은 특히 '레디 메이드 (Ready - made)' 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공산품을 미술 작품으로 재정의함으로써 예술의 의미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작가의 의도와 아이디어를 예술의 본질로 여기는 뒤샹의 방식은 20세기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르셀 뒤샹으로부터 혹은 마르셀 뒤샹에 의한, 또는 에로즈 셀라비로부터 혹은 에로즈 셀라비에 의한 (여행 가방 속 상자)> (1941)는 마르셀 뒤샹의 대표작 중 하나로 작품의 원본과 복제, 예술의 이동성에 대한 개념을 담은 혁신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여행가방 속에는 축소 복제된 그의 레디 메이디 작품과 회화 작품 60여 점이 담겨 있으며, 이동과 보관이 용이한 일종의 휴대용 미술관 역할을 한다. 전쟁으로 자유로운 전시가 어려웠던 시기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전시 형태를 만들어 낸 뒤샹은 이 작품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예술세계를 전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외르크 임멘도르프 (1945 ~ 2007)
<독일을 바로잡다 (전장에의 복귀)>
1983
캔버스에 유화물감, 282 × 660㎝, 1989년 구입
외르크 임멘도르프 (Jörg Immendorf, 1945 ~ 2007)는 독일 신표현주의 (Neo - Expressionism)의 대표적인 작가로, 전후 독일의 이데올로기나 분단 상황 등 역사적 상황에 대해 성찰해 온 작가이다. 독일 뒤셀도르프의 미술 아카데미에서 요제프 보이스 (Joseph Beuys, 1921 ~ 1986)에게 미술을 배웠고, 안젤름 키퍼 (Anselm Kiefer, 1945 ~), 게오르그 바젤리츠 (Georg Baselitz, 1938 ~) 등과 함께 활동했다. 임멘도르프는 예술가의 사회 참여를 강조했고, 단순한 미적 추구를 넘어 회화를 통해 현실 비판을 주도했다.
<독일을 바로잡다 (전장에의 복귀)> (1983)는 독일의 분단과 정치 상황, 사회적 문제를 다양한 인간 형상과 상징들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현재와 과거의 인물 그리고 이미 존재하거나 혹은 새롭게 창조된 상징물들로 가득차 있다. 삼류 디스코텍을 연상시키는 가상의 공간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독일 역사와 정치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되고 잇으며, 과장된 이미지들과 강렬한 색채를 통해 이를 비판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장 팅겔리 (1925 ~ 1991)
<열대의 제단>
1987 ~ 1988
철, 나무, 동물 해골, 전기 모터,
342 × 292 × 180㎝, 2007년 구입
장 팅겔리 (Jean Tinguely, 1925 ~ 1991)는 키네틱아트 (Kinetic Art)와 신사실주의 (Nouveau Réalisme) 예술을 대표하는 조각가로 불린다. 그는 버려진 물건들의 부품을 조립하여 움직이는 조각을 제작했으며, 그의 작품 대부분이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요소가 첨가된 조각 형식을 취했다. 팅겔리는 동력을 이용한 조각 작품들을 통해 기계의 순기능과 역기능 사이의 모순을 비판하며, 예술의 의미와 존재를 탐구했다. 팅겔리는 조각가 니키 드 생팔 (Niki de Saint Phalle, 1930 ~ 2002)과 동료이자 부부 예술가로 지내며 서로 예술적 영감을 주고 받았다.
<열대의 제단> (1987 ~ 1988)은 폐기된 기계 부품과 금속 재료들을 모아서 만든 작품으로 팅겔리의 대표적인 키네틱 아트 작품이다. 버려진 폐기물, 쓰레기가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듯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이 작품은 기계의 움직임과 미술적인 상상력이 결합된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금속 폐기물들로 이루어진 뼈대 사이에 놓인 동물의 머리뼈는 자연과 인공,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인간 문명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며, 산업사회, 대량 소비사회가 남긴 잔해에 대한 성찰의 의미를 담고 있다.


A. R. 펭크 (1939 ~ 2017)
<체계화 Ⅲ>
1982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150 × 250㎝, 1989년 구입
A. R. 펭크 (A. R. Penck, 1939 ~ 2017)는 독일 드레스덴 출신의 현대미술가로 독학으로 회화, 조각, 영화, 문화, 음악 등을 공부하며 게오르그 바젤리츠 (Georg Baselitz, 1938 ~)와 교류했다. 펭크는 추상과 상징, 기호화된 이미지를 활용한 작품을 주로 제작했다. 그는 정보사회에 적합한 조향방법을 찾고자 했으며 특히 미술을 통해 보편적인 소통을 위한 기호 언어를 개발하고자 했다. 자신의 작업을 마치 물리나 수학이론에서 사용되는 기호언어처럼 만들어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밝히는 표준적인 도구로 사용하고자 했다.
<체계화 Ⅲ> (1982)는 인류 역사와 사회의 권력체계를 마치 선사시대 동굴벽화 같은 간결한 기호와 이미지로 보여준다. 무색의 캔버스 바탕 위에 검은색 선으로 단순하게 그린 여러 기호는 작품의 미술적, 주술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작가는 선사시대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동굴 벽화나 석기시대 조각 무늬 형상에서 표현형식을 차용했는데, 기호의 상징성을 통해 모두가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명료한 조형 언어를 만들고자 했다.


호안 미로 (1893 ~ 1983)
<회화>
1953
캔버스에 유화 물감, 96 × 376㎝,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2021년 기증
호안 미로 (Joan Miró, 1893 ~ 1983)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현실과 꿈, 무의식을 결합한 추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한 예술가다. 1920년대 앙드레 브르롱 (Andre Breton, 1896 ~ 1966)을 비롯한 초현실주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회화를 통해 이성의 통제로부터 해방된 '무의식' 과 '내면' 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또한 회화와 시의 관계를 고민하며 형태와 색을 상징과 운율처럼 다루는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했다.
<회화> (1953)는 가로로 넓게 펼쳐진 파란 배경 속에 모종의 형상들이 표류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작품으로, 단순화된 형태와 선명한 원색, 상징적 기호, 시적인 감성의 공존 등 미로 작품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붓질 층이 드러나는 반투명한 파란 배경은 빛이 투과하는 듯한 깊이감을 제공하며 꿈 혹은 우주와 같은 무한한 공간을 연상시킨다. 한편 새, 별, 인물의 모습과도 닮아 있는 각각의 형상들은 완결된 기호나 상징처럼 표현되었다. 이 형상들은 모호한 화면에 리듬감을 부여하며 특유의 질서를 통해 '무의식', '마음', '내면' 으로 불릴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 있다.




쩡 판즈 (1964 ~)
<초상>
2007
캔버스에 유화 물감, 219.5 × 145㎝,
2025년 관리전환
쩡 판즈 (Zeng Fanzhi, 1964 ~)는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사실주의와 표현주의적 기법이 혼합된 작품들을 제작해 왔다. 그는 자신의 경험이나 기억을 바탕으로 주로 인물의 심리 표현에 중점을 둔 작품을 선보였다. '병원', '고기', '가면', '초상' 등의 연작 작품은 모두 인간 내면의 욕망과 진실을 탐구하며, 그의 작품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커다란 눈과 허물어진 신체 표현은 인간 내면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하는 장치다.
<초상> (2007)은 마치 연기처럼 공중에 흩어지는 듯한 인물을 표현한 작품이다. 같은 제목의 두 작품은 각각 정장 차림의 남성과 앞섶이 크게 벌어진 복장의 여성 초상화이다. 두 인물 모두 소멸해 가듯 신체 일부가 번지고 지워진 채 표현되었고, 몸에 비해 큰 손이 유독 두드러진다. 쩡 판즈 작품 특유의 커다랗고 공허한 눈을 마치 소외된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온전한 신체표현 대신 점점 사라지는 듯한 두 인물의 초상은 인간의 신체 너머 가려진 복잡한 내면의 심리를 직면하게 한다.



아이 웨이웨이 (1957 ~)
<검은 샹들리에>
2017 ~ 2021
유리, 금속 부품, 240 × 185 × 185㎝,
ed, 2 / 4, 2023년 구입
아이 웨이웨이 (Ai WeiWei, 1957 ~)는 중국 출신의 현대미술가로 사진, 설치, 영상, 건축, 회화, 공공미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베이징 영화학원에서 수학 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 1887 ~ 1968), 앤디 워홀 (Andy Warhol, 1928 ~ 1987) 등의 작품을 접하며 일상의 오브제를 활용한 개념미술을 시작했다. 아이 웨이웨이는 작품을 통해 개인의 인권과 표현의 자유, 난민 문제 등을 폭넓게 다루며, 적극적으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블로그,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적극적인 예술적 소통을 지향한다.
<검은 샹들리에> (2017 ~ 2021)는 멀리서 보면 제목처럼 검은색의 샹들리에를 표현한 듯 보인다. 하지만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으로 제작된 샹들리에는 빛을 밝히는 본래의 시능은 상실한 채 빛과 어둠, 아름다움과 죽음이라는 대비되는 인상을 준다. 또한 샹들리에를 이루는 각각의 검은 유리조각은 척추, 장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과 인간의 두개골 형상을 하고 있어 밝게 빛나는 일반적인 샹들리에와 달리 화려한 삶 이면에 늘 공존하는 죽음을 암시하고 있다.




프랭크 스텔라 (1936 ~ 2024)
<설교단 1989>
1989
알루미늄에 페인트, 300 × 266 × 145㎝, 2012년 구입
프랭크 스텔라 (Frank Stella, 1936 ~ 2024)는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하며 현대 추상미술에 큰 영향을 미친 미국의 예술가이다. 1950년대 후반 뉴욕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기존의 추상표현주의를 넘어 캔버스를 하나의 오브제로 인식하고 회화의 물리적 존재와 공간적 경계를 실험해 나갔다. 그는 회화를 재현이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닌 그 자체로 물리적이고 시각적인 대상이라고 여겼으며 작품에서 어떤 상징이나 이야기를 읽으려 하기보다 눈앞에 보이는 형상과 색의 조합 자체를 경험하기를 원했다.
<설교단 1989> (1989)는 프랭크 스텔라가 소설 『모비 딕』을 주제로 제작한 대규모 연작 중 하나다. 작가는 총 135장으로 구성된 소설의 내용을 총 266점의 추상적인 작품으로 완성하였다.
『모비 딕』 제8장의 제목이기도 한 '설교단' 은 다양한 형태와 색깔을 지닌 알루미늄판들이 여러 층으로 겹쳐 있는 작품이다. 소설에서 묘사된 뱃머리 모양의 설교단과 그 위에서 설교하는 신부,그리고 설교에 등장하는 구약성경의 '요나를 삼킨 고래' 의 이미지가 최소한의 단서들만 남긴 채 얽혀 거친 바다처럼 휘몰아치고 있다.



샘 프란시스 (1923 ~ 1994)
<정열>
1990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183 × 183㎝, 1992년 구입
샘 프란시스 (Sam Francis, 1923 ~ 1994)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추상표현주의 (Abstract Expressionism) 화가로, 독특한 색채 사용으로 유명하다. 프란시스는 초기에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거나 튀기는 액션 페인팅 기법을 활용하였고, 불교의 선 사상에 영향을 받아 동양의 선과 여백을 융합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발전시켰다. 동서양의 예술적 감성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은 시적이며 유동적인 생명력을 지닌 작가 만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정열> (1990)은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붓질, 캔버스 위에 물감을 직접 떨어뜨리는 '드리핑 (Dripping)'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화면 속에는 선과 색면, 흩뿌려진 물감이 결합하여 동적인 리듬감과 생명력을 만든다. 또한 강렬한 색채는 즉흥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 내며 작품 제목처럼 강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빅토르 바사렐리 (1906 ~ 1997)
<게자>
1983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121.7 × 120.5㎝, 1990년 구입
빅토르 바사렐리 (Victor Vasarely, 1906 ~ 1997)는 인간의 시지각 활동을 탐구하고 실험하는 옵아트 (Optical Art)의 대표적인 작가로 알려져 있다. 바사렐리는 헝가리 페치에서 태어나 1930년대 파리로 이주하였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예술적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기하학적 형태와 색, 패턴을 통해 강렬한 착시효과를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며 옵아트와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발전을 이끌었다.
<게자> (1983)는 바사렐리의 작품이 가진 특징인 기하학적 패턴과 강렬한 색상 대비로 평면의 화면에 입체감을 만들며 착시효과를 주는 작품이다. 보는 사람의 각도와 거리에 따라 표면이 부풀거나 함몰되어 보이는 이 작품은 공간의 왜곡 효과를 집약적으로 보여 주며, 리듬의 변화와 기하학적 패턴을 사용해서 시각적 애매모호함과 혼란을 표현하고 있다. '게자 (Geza)' 는 주로 헝가리 남성의 이름으로 사용되는 단어로, '작은 왕자' 또는 '귀족'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헤수스 라파엘 소토 (1923 ~ 2005)
<회색의 가치>
1994
패널, 나무 조각에 채색, 203 × 152㎝, 1995년 구입
헤수스 라파엘 소토 (Jesus Rafael Soto, 1923 ~ 2005)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파리에서 활동하며 시각적 움직임과 공간감을 창조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소토는 기하학적 패턴과 점, 선, 사각형의 도형 등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반복하는 기법을 통해 착시와 움직임의 효과를 만들어 낸다. 또한 물리적 공간에서 작품과의 상호작용에 집중해 관객의 움직임이나 빛의 조건에 따라 작품 속에서 변화하는 시각적 효과를 만든다.
<회색의 가치> (1994)는 시각 언어의 사회적 관습에 따라 이미 알고 있는 형태와 특수한 상황에 의해 새롭게 지각되는 형태 사이의 차이를 드러내고자 하는 옯아트 (Optical Art)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토는 촘촘하게 그은 검은 줄무늬로 인해 회색처럼 보이는 사각형과 다양한 크기와 색의 사각형을 여러 크기로 돌출시켜 착시현상을 만들어낸다. 관객은 움직임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고 율동하는 이미지를 보게 되는데, 작가는 고정불변이 아닌 보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대적인 가치를 '회색' 이라는 제목으로 증명하고자 했다.




앨런 맥컬럼 (1944 ~)
<240개의 대용물>
1988
석고에 에나멜, 가변 크기, 1993년 구입
앨런 맥컬럼 (Allan McCollum, 1944 ~)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한 미국의 현대미술 작가이다. 맥컬럼은 복제, 대량생산을 주제로 미세하게 다른 기호나 형태를 반복적으로 보여 주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반복적인 패턴을 통해 동일함 속의 차이를 시각화하며 이를 통해 반복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인간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드러낸다. 나아가 대량 생산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작품의 유일성, 독창성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예술의 의미를 묻는다.
<240개의 대용물> (1988)은 미니멀리즘의 전통적 특징인 단순한 형태, 반복, 대량생산의 개념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사각형의 조각들은 맥컬럼이 작품에 자주 사용하는 액자틀을 석고로 제작하여 채색한 것으로, 하나의 '오브제 (Object)' 다. 작가가 자신만의 규칙으로 배열해 놓은 이 오브제들은 작품을 담는 액자가 아닌 그 자체로 작품이 됨으로써 회화와 액자의 경계를 흐린다. 유사한 형태의 오브제들이 반복적으로 배치되며 하나의 이미지를 이루고 있지만 각기 다른 색상과 형태는 개별성과 정체성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도널드 저드 (1928 ~ 1994)
<무제>
1980
알루미늄에 산화처리, 황동, 239 × 61 × 69㎝, 1995년 구입
도널드 저드 (Donald Judd, 1928 ~ 1994)는 1960년대 후반 등장한 미니멀리즘 (Minimalism)을 대표하는 작가다. 극단적 단순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은 작가의 주관을 최소화하고, 동일한 형태를 반복하며 기본적이고 순수한 사물의 물성을 강조한다. 저드는 「특수한 오브제 (Specific Objects)」라는 글을 통해 자신의 작업에 대한 이론적 기틀을 정리하며 작품을 하나의 '사물' 로 취급했다. 그는 작품이 3차원의 공간을 점유하는 '특수한 사물' 이어야 하며 작품이 놓인 공간과 관람객이 관찰하는 시간 등 작품과의 물리적인 경험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겼다.
<무제> (1980)는 시각적 단순성과 사물 자체의 본질에 집중한 도널드 저드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 작품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는데, 전통적인 미술 재료가 아닌 공업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제작 방식은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공장생산 방식의 반복성과 균일성을 지닌 오브제는 작품과 관객의 상호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작품은 변화하지 않지만, 관객이 위치한 자리에 따라 각기 다른 형상으로 인식되는데, 이 때문에 작품이 놓인 공간과 시간, 관객의 개입은 작품의 해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톰 위셀만 (1931 ~ 2004)
<컨트리 누드>
1992
알루미늄에 유화물감, 175 × 193 × 22㎝, 1996년 구입
톰 위셀만 (Tom Wesselmann, 1931 ~ 2004)은 미국의 대표적인 팝 아트 (Pop Art) 작가로 광고나 대중매체에 노출된 미국 사회의 단면과 소비문화에 관심을 가져 왔다. 그는 만화가, 광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대중적 이미지 사용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광고 사진이나 일상적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강렬한 색채와 단순화된 이미지로 표현했다. 또한 산업 생산품, 혼합재료를 이용하여 전통적인 회화를 벗어난 새로운 개념의 삼차원적 공간을 창조했다.
<컨트리 누드> (1992)는 팝아트의 특징 중 하나인 캔디 컬러 (Candy Color)가 시선을 끄는 작품이다. 채색된 여성 누드의 직접적인 표현은 현대사회의 육체적 욕망과 충동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입술만 두드러진 단순한 얼굴과 신체 일부의 클로즈업은 여성 신체의 상품화 문제와 대중문화 속 성적 이미지의 소비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담겨 있다.





니키 드 생팔 (1930 ~ 2002)
<검은 나나 (라라)>
1967
폴리에스테르에 채색, 291 × 172 × 100㎝, 1994년 구입
니키 드 생팔 (Niki de Saint Phalle, 1930 ~ 2002)은 프랑스 출신의 조각가로 파리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성장했다.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던 생팔은 미술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거치며 예술가로 성장했고, 키네틱아트의 선구자 장 팅겔리 (Jean Tinguely, 1925 ~ 1991)와 동료이며 부부 예술가로 예술적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생팔은 주로 여성성과 생명력을 주제로 거대하고 풍만한 형태의 여인 조각상을 제작했으며 특히 '나나' 연작은 생팔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검은 나나 (라라)> (1967)는 부푼 가슴과 배, 원색의 밝고 강렬한 무늬의 드레스 등 '나나' 연작 특유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작가는 친구의 임신에 영감을 받아 풍만한 몸매를 가진 '나나' 연작을 시작하였고, 동적인 형태의 곡선과 강렬한 색채를 사용해 생명력이 넘치는 유쾌한 여성성을 표현했다. 날씬한 몸매로 묘사되어 왔던 일반적인 여성 표현과 다른 역동적인 자세의 거대한 여인상은 원초적 힘과 자유로움으로 사회적 통념을 비웃는다.


페르난도 보테로 (1932 ~ 2023)
<춤추는 사람들>
2000
캔버스에 유화물감, 185 × 122㎝, 2009년 구입
페르난도 보테로 (Fernando Bothero, 1932 ~ 2023)는 콜롬비아 출생의 작가로 풍만하고 둥근 형태, 과장된 비율의 인체 표현 등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보테로는 거장들의 작품 속 인물을 풍만한 형태로 변형시켜 원작이 지닌 권위와 위엄을 해체하고, 서구 중심의 미술사와 문화적 기준, 고정된 미적 기준에 대해 도전하며 다양성을 추구했다. 또한 보테로는 자신의 고향이 속한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했다.
<춤추는 사람들> (2000)은 다양한 색의 조명이 비추는 실내에서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라틴 댄스를 즐기고 있는 남녀의 모습을 담고 있다. 보테로 특유의 풍만한 인체 표현과 생동감 넘치는 동작은 활기찬 분위기와 함께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이 지닌 열정을 느끼게 한다.


키키 스미스 (1954 ~)
<코르사주>
2011
동합금, 금, 172 × 97 × 3㎝, 유일본, 2014년 구입
키키 스미스 (Kiki Smith, 1954 ~)는 독일 태생의 미국 현대미술가로 어린 시절 아버지 토니 스미스 (Tony Smith, 1912 ~ 1980)의 조각 작업을 도우며 자연스럽게 미술에 입문했다. 주로 가톨릭과 신화, 설화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았으며, 여성의 몸을 심미적이거나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남성 예술가들의 전통적 표현을 전복시키고 여성의 신체를 적나라하게 노출시킨 기괴한 이미지로 주목받았다. 작가는 사회적, 역사적으로 억압받고 수동적인 존재로 치부되었던 여성의 신체와 존재를 조각과 판화, 드로잉, 설치, 작물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드러냈다.
<코르사주> (2011)는 부조형식으로 여성의 신체를 표현한 작품이다. 양손에 꽃을 들고 있는 작품 속 여성의 주름진 얼굴과 늘어진 가슴, 튀어나온 복부는 일반적으로 아름답거나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모습이 아니지만 자유롭고 편안해 보인다. 작품의 제목인 '코르사주' 는 결혼식이나 무도회 같은 행사에서 주로 착용하는 작은 꽃장식을 가리키는데, 프랑스어로는 여성의 상반신을 뜻하며 이후 여성의 몸에 꼭 맞는 의상을 가리키기도 했다. 이처럼 이 작품은 여성 몸에 대한 억압과 금기를 깨고, 주체적이고 당당한 생명력있는 여성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마르크 샤갈 (1887 ~ 1985)
<결혼 꽃다발>
1977 ~ 1978
캔버스에 유화물감, 91.5 × 72.8㎝,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2021년 기증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 ~ 1985)은 20세기 유럽 미술계에서 가장 시적이고 환상적인 세계를 창조한 화가로 평가된다. 러시아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나 1910년 프랑스로 건너가 입체주의와 야수주의 등 다양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접했으나 이후 순수하고 몽환적인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샤갈은 사랑과 동경, 그리움과 같은 주제를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와 눈부신 색체로 표현했으며 이 때문에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기도 한다.
샤갈은 자신의 결혼생활과 연인을 주제로 한 작품을 생애 전반에 걸쳐 제작헸는데 <결혼 꼬다발> (1977 ~ 1978)은 이러한 작품 중 하나이다. 작품 속에는 화면 가득 거대한 꽃다발과 함께 신랑과 신부, 다양한 과일 등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등장하는데, 이 이미지들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샤갈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전반적으로 파랗게 채워진 화면 안에 붉은색의 꽃이 선명하게 두드러지며 깊은 인상을 남기는 샤갈의 예술 세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1841 ~ 1919)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 (독서)>
1917 ~ 1918
캔버스에 유화 물감, 46.5 × 57㎝,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2021년 기증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1841 ~ 1919)는 아카데미즘 양식을 공부했으나 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1840 ~ 1926), 카미유 피사로 (Camille Pissarro, 1830 ~ 1903)와 교류하며 인상주의의 흐름에 참여하게 된다. 르누아르는 밝고 풍성한 색채와 부드러운 붓질로 인간의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냈고, 특히 카페나 무도회장, 유원지 등 야외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을 작품에 담아 냈다. 후기에는 여인의 초상, 꽃, 어린이 등의 주제를 자주 그리며 인간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행복을 강조했다.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 (독서)> (1917 ~ 1918)는 르누아르 특유의 풍부한 색채와 부드럽고 우아한 붓질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좌측에는 흐드러지게 핀 꽃송이가 화병에 가득 꽂혀 있고, 역시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노란 모자를 쓴 여인이 앉아 책에 집중하고 있다. 작품 속 여성 앙드레는 1915년경부터 르누아르의 작품에 자주 등장했던 모델로, 르누아르는 책 읽는 앙드레의 모습을 특유의 우아하고 낭만적인 느낌으로 표현했다.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부드러운 선과 화사한 분홍빛의 색채는 독서하는 순간의 평온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바바라 크루거 (1945 ~)
<모욕하라, 비난하라>
2010
비닐에 디지털 프린트, 317 × 366㎝, 유일본, 2020년 구입
바바라 크루거 (Barbara Kruger, 1945 ~)는 미국의 대표적인 개념미술 작가다. 잡지사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던 1970년대 후반부터 대중매체를 통해 수집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병치시키는 작업을 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크루거는 광고의 형식을 빌려 대중적으로 알려진 경구, 선전 문구 등을 풍자적으로 사용했으며, 텍스트를 빨간색, 흰색, 검은색으로 나타내어 더 명료하고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낸다.
<모욕하라, 비난하라> (2010)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하는 바바라 크루거 특유의 작업방식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매우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날카로운 바늘이 눈을 찌르려는 순간을 담은 이미지 위에 '모욕하라 비난하라 (Shame it, Blame it)' 라는 문장을 배치해 미디어와 시각적 이미지가 개인에게 가하는 위협과 폭력을 표현한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갖는 크루거의 문장들은 온전한 진실과 고정관념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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