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Token)]

토큰 (Token)
토큰 (Token)
연봉과 보너스 말고도 챙겨야 할 것이 생겼다. 바로 토큰이다. 토큰이란 언어의 조각 같은 데이터 단위다. AI가 ‘딸깍’ 산출물을 대령하는 것 같아도, 내부적으로는 이 토큰을 처리하기 위해 반도체니 전기니 자원을 쓴다. 토큰 처리 비용은 시가로 백만 토큰당 몇천 원쯤 하는데, 이게 마치 환율처럼 보이니 토큰은 화폐처럼도 여겨지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엔지니어에게 연봉 절반 어치의 토큰을 혜택으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회사가 토큰은 두둑이 챙겨줄 테니 그만큼 AI를 돌려 생산성을 올리라는 말인데, 쥐여준 토큰을 소진하지 않는 직원이 있다면 매우 실망할 거라고도 말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생물학적 직원과 디지털 직원을 1대 100 비율로 산정한 미래의 기업 구조를 제시했다. 인당 100명쯤의 AI 요원을 붙여줄 테니 결과를 내라는 비전이었다. 일자리 수도 줄겠지만, 이제 각 개인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와 같은 모호한 기준이 아니라, 얼마만큼 토큰을 태워 얼마만큼 결과를 냈는지 계산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다지 미래의 이야기도 아니다. 직원을 줄이고 대신 남은 인력에게 고가 AI 요금제를 구독해 주는 기업이 생기고 있다. 쉽지는 않다. AI는 확률론적이라서 자판기라기보다 슬롯머신 느낌이라서다. 토큰만 탕진하고 원하는 결과가 좀처럼 잘 안 나온다. 그래도 그 얼개를 알아내 승률이 높은 타짜 같은 인재는 있다. 사람을 줄이면서도 사람을 찾는 일이 그래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

김국현 과학기술평론가
[출처 : 조선일보 2026년 3월24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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