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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8 7

[냉동 인간]

[냉동 인간] ▲ / 그래픽=유재일 영하 196도 액체질소로 급속 냉동··· 150명 동면 중 혈액 대신 부패 막는 동결방지제 넣어 피 뽑고 얼렸다가 뇌 손상 없이 녹여야 '인공 동면'은 우주여행에도 필요해요 폭염을 알리는 재난 문자가 연일 휴대전화를 울리는 무더운 여름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세계 각지의 생태계가 변하고 있어요. 남극도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 얼음 대신 풀이 무성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죠. 영구동토층도 녹고 있어요. 영구동토층은 1년 내내 얼어 있는 땅을 말해요. 두께가 약 80 ~ 100m 정도로, 수천 년에서 수만 년 동안 꽁꽁 얼어 있는 땅입니다. 그 안에는 얼음이 얼 당시 식물과 미생물은 물론, 석탄과 가스 등이 묻혀 있어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

[권기옥]

[권기옥] ▲ 권기옥 (오른쪽) 생전 모습. / 국립항공박물관 한국 첫 여성 비행사··· "일왕 궁성 날아가 폭탄 투하할 것" '송죽회' 들어가 3 · 1운동 때 만세 운동 7000시간 비행하며 일제와 맞서기도 광복 후엔 초창기 공군 확립에 힘썼죠 서울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지난 20일까지 '안녕, 꼬드롱!' 이란 제목의 전시가 열렸어요. '꼬드롱' 이란 프랑스의 코드롱 형제가 1913년 개발한 항공기 '코드롱 G.3' 을 말해요. 엔진 하나와 두 날개를 가진 단발 복엽기 (複葉機 · 동체의 아래위로 앞날개가 둘 있는 비행기)로, 최고 시속이 112㎞나 됐고 제1차 세계대전 때 정찰기와 훈련기로 쓰였다고 합니다. 이 '코드롱' 을 복원한 날개 길이 13.3m의 비행기도 전시에서 볼 수 있었죠. 그리고 이 비..

[댄스홀과 국치랑 유흥업계도 해방 만끽]

[댄스홀과 국치랑 유흥업계도 해방 만끽] 1945년 10월 23일 자유신문에 실린 만화 '국치랑들의 이꼴저꼴' / 국사편찬위원회 민족 해방과 함께 찾아온 '풍기 해방' 광복과 동시에 범람한 기생 요릿집과 댄스홀 미군 상대하는 여성 출현 左右 투쟁 치열하던 때 밤마다 유흥하던 이들은 대체로 지식인이었다 “미쓰하시 경무국장 각하여, 우리들은 이제 서울에 딴스홀을 허 (許)하여 주십사 연명으로 각하에게 청하옵나이다. (…) 일본제국의 온갖 판도 내와 아세아의 문명 도시에는 어느 곳이든 다 있는 딴스홀이 유독 우리 조선에만, 우리 서울에만 허락되지 않는다 함은 심히 통한할 일로, 이제 각하에게 이 글을 드리는 본의도 오직 여기 있나이다.” (‘삼천리’ 1937년 1월 호) 1931년 만주사변 직후, 우가키 조선..

[테이퍼]

[테이퍼] ▲ 말레이 테이퍼 (Malayan tapir). / 브리태니커 몸통은 멧돼지, 주둥이는 개미핥기 닮아··· 하루 대부분을 물속에서 보내요 얼마 전 싱가포르 도심에 있는 공원에서 멸종 위기종 포유동물 테이퍼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드러나 화제예요. 과학자들은 이 테이퍼가 말레이시아 숲에서 건너왔다고 봐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사이 조호르 해협은 폭이 1.2㎞에 불과한 곳도 있어 충분히 헤엄쳐 건널 수 있다는 거죠. 테이퍼는 지구상 여러 동물의 생김새를 조금씩 떼어다 합친 것 같은 희한한 외모로 유명한 동물이에요. 몸통은 멧돼지나 소처럼 육중한데 삐쭉 튀어나온 주둥이만 보면 코끼리나 개미핥기가 떠오르죠. 그래서 '조물주가 다른 동물을 다 만들고 남은 부분으로 빚은 게 테이퍼' 라는 이야기..

[금서 (禁書)]

[금서 (禁書)] ▲ 중국 진나라에서 벌어진 ‘분서갱유’ 를 묘사한 작자 미상의 그림. / 위키피디아 美, 대공황 직후 사회상 담은 '분노의 포도' 금서 지정 쿤데라가 '프라하의 봄' 그려낸 소설 체코, 공산주의로 돌아가며 판매 금지 진시황, 20년간 민간 보유 서적 불태워 최근 미국 도서관에서 '금서 전쟁' 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금서 (禁書)' 는 국가나 특정 종교 등이 출판이나 판매를 금지한 책을 말해요. 보수 성향 공화당이 집권한 주 (州)에서 동성애와 흑인 차별 실태 등을 다룬 책을 도서관에서 빼겠다고 하자 민주당과 진보 단체가 이에 반발하면서 분쟁이 격화하고 있대요. 최근 미국에서는 여러 영역에서 좌우 이념 대립이 심화하고 있는데, 도서관까지 갈등이 확산하고 있는 거죠. 우리는 역사적으..

[조선 후기 불교 건축]

[조선 후기 불교 건축] ▲ 충북 보은 법주사 팔상전. / 문화재청 임란 이후 커진 불교··· 높이 22.7m 팔상전 도 지었죠 전쟁 중 승병 일으켜 나라 구하면서 조선 초 있었던 불교 규제 줄었어요 미륵전엔 아주 드문 3층 목조 법당도 국보로 지정된 전북 김제 금산사 미륵전이 최근 집중호우로 막새기와 (지붕의 처마 끝을 장식하는 무늬기와) 2장이 떨어지는 피해를 봤다고 해요. 더 심한 훼손이 일어나지 않아 불행 중 다행입니다. 그런데 금산사 미륵전은 언제 지은 건물일까요? 금산사는 후백제 왕 견훤이 반란을 일으킨 아들 신검에게 감금됐던 장소로 유명하기 때문에 백제나 신라 때 건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륵전은 조선 후기인 1635년 (인조 13년) 세워진 건물입니다. 이 무렵인 17 ~ ..

[호박 (南瓜歎)]

[호박 (南瓜歎)] 일러스트 = 이철원 호박 (南瓜歎) 장마비 열흘 만에 모든 길 끊어지고 성안에도 벽항 (僻巷)에도 밥 짓는 연기 사라졌네 태학 (太學)에서 글 읽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문안에 들어서자 떠들썩한 소리 들려 들어보니 며칠 전에 끼니거리 떨어지고 호박으로 죽을 쑤어 근근이 때웠는데 어린 호박 다 따 먹고 (중략) 항아리같이 살이 찐 옆집 마당 호박 보고 계집종이 남몰래 도둑질하여다가 충성을 바쳤으나 도리어 야단맞네 (중략) 작은 청렴 달갑지 않다 이 몸도 때 만나면 출세 길 열리리라 안 되면 산에 가서 금광이나 파보지 만 권 책 읽었다고 아내 어찌 배부르랴 (후략) ㅡ 정약용 (1762 ~ 1836) (송재소 옮김) 정약용이 22세에 지은 한시인데 소설 장면처럼 사실적이고 표현이 치밀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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