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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8

[인연]

[인연] 일러스트 = 이철원 인연 맨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모르는 사이였지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한 그 순간 나는 키가 작아 앞줄에 앉고 너는 키다리. 맨 뒷줄이 네 자리 아, 우리가 어떻게 단짝이 됐을까! 키다리 친구들과 둘러서서 바람이 가만가만 만지는 포플러나무 가지처럼 두리번거리다 나를 보고 너는 싱긋 웃으며 손짓한다 너를 보면 내 코는 절로 벌름벌름 내 입은 벙글벙글. ㅡ 황인숙 (1958 ~) 마지막 두 행이 멋지다. “내 코는 절로 벌름벌름 / 내 입은 벙글벙글” 이라는 표현이 재미있어,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진짜 친구를 보면 말보다 먼저 몸이 반응한다. 친한 사람들은 멀리서도 서로 알아볼 수 있다. 중학교 동창, 오랜 벗들을 만날 때 나는 제일 편하다..

[쥐방울덩굴]

[쥐방울덩굴] ▲ 쥐방울덩굴 열매 (왼쪽)와 꽃. / 김민철 기자 열매는 낙하산 거꾸로 펼친 듯···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유일한 먹이 요즘 냇가 등을 지나다 보면 씨방이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열매를 볼 수 있습니다. 실처럼 가느다란 줄에 낙하산을 거꾸로 펼쳐 놓은 듯한 모습이라면 쥐방울덩굴 열매입니다. 쥐방울덩굴은 숲이나 논 가장자리 등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7 ~ 8월 트럼펫 모양으로 노란빛을 띤 연녹색으로 피는 꽃이 참 인상적입니다. 꽃이 공 모양으로 부풀었다가 좁아지고, 다시 나팔처럼 벌어지는 것도 신기합니다. 꽃이 하늘을 향해 핀 모습에서 선녀 옷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처음엔 열매가 작은 초록 풍선처럼 달렸다가 익으면서 여섯 개로 갈라지고 어느새 줄도 여섯 개가 생기면서 낙하산..

[눈 오는 풍경]

[눈 오는 풍경] ▲ 작품1 ㅡ 이인문, '설중방우 (雪中訪友)'. / 국립중앙박물관 흐뭇한 눈, 숭고한 눈, 슬픈 눈··· 화가마다 달라요 눈 오자 떠오르는 친구 찾아가 독일 화가는 흑백으로 수묵화 느낌 눈 매리는 날 즐거움 · 고요함 표현 겨울은 날씨는 춥고 낮이 짧아져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꽃과 나뭇잎도 모두 떨어져 주위가 초라해 보이는 계절입니다. 하지만 하늘에서 보내주는 뜻밖의 선물, 눈이 있기에 마냥 쓸쓸하지만은 않죠. 러시아나 독일, 그리고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비교적 눈이 많이 오는 나라의 화가들은 눈 오는 그림을 여러 점 남겼습니다. 화가들이 그린 눈 그림에는 저마다 다른 경험이 숨어 있어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작품을 보면서 이야기해 볼까요? 눈 올 때 생각나는 사람 먼저 살펴볼 주제..

[⑰ <끝> 이승만이 남긴 교훈들]

[⑰ 이승만이 남긴 교훈들] 뉴욕서 '영웅 행진' 카퍼레이드 미국을 공식 방문한 이승만이 1954년 8월 2일 뉴욕시가 마련한 '영웅 행진' 카퍼레이드에서 뉴욕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맨 앞 차량 일어선 사람이 이승만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현장마다 함께했던 이승만은 전체주의의 위협을 경계하며 자유민주주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썼다. /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이승만' (기파랑) 대세 거슬러 지킨 자유민주주의··· 이승만 삶을 배워야할 이유다 러 공산주의 본질 깨닫고 경계 안으로는 압제 밖으론 팽창 반복 현재 우크라 침공으로 이어져 미, 평양 입성후 미군정 고집 북한의 압제적 체제 무너져도 美 · 中 등 강대국들 개입 우려 대만 · 휴전선은 처음부터 연결 중공군, 北 구원하러 6 · 2..

[따개비]

[따개비] ▲ 배 스크루 프로펠러에 붙어 있는 따개비. / 위키피디아 거북 · 바위 · 선박에 딱지처럼 달라붙어··· 껍데기 속 다리 여섯 쌍 있어요 얼마 전 우리나라 대학원생이 바다거북에 달라붙은 따개비를 분석해 거북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연구로 국제 학술 대회에서 상을 받았어요. 어민들의 골칫덩이로 알려진 따개비가 멸종 위기종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제였죠. 바닷가 바위 등에 딱딱한 껍데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으로 익숙한 따개비는 움직이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는 없지만, 게나 가재, 새우와 같은 갑각류랍니다. 따개비라는 이름은 바위에 딱지처럼 붙어 있는 모양에서 유래했다고 추정돼요. 따개비는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는데, 바닷가뿐 아니라 수심 4000m 심해에서도 살아요. 따개비의..

[나폴레옹과 유럽의 변화]

[나폴레옹과 유럽의 변화] ▲ 1796년 앙투안 장 그로가 그린 '아르콜 전투의 나폴레옹'. / 브리태니커 근대 법률 · 세금 정착··· 자유주의와 민족주의 퍼트렸죠 1804년 국민투표로 황제 자리 올라 유럽, 나폴레옹 몰락 뒤 다시 구체제로 독일 · 이탈리아선 통일 운동 일어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1769 ~ 1821)의 모자가 지난달 19일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 192만2000유로 (약 27억3000만원)에 낙찰됐어요. 나폴레옹은 유럽 근대사를 송두리째 바꾼 인물이에요. 그는 군인으로서 혁명 직후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했고, 이후 전쟁을 통해 프랑스혁명 정신을 유럽 전체에 퍼뜨리고 민족주의를 자극했어요. 프랑스와 유럽에서 나폴레옹이 한 일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알아볼까요? 혁명에 휩싸인 프랑스 나폴..

[탕후루와 비결정 과학]

[탕후루와 비결정 과학] ▲ / 그래픽 = 진봉기 설탕 185도로 녹여 과일에 바르면 유리 같은 비결정체로 설탕물 노랗게 변하면 시럽 완성 중간에 저으면 더 안 녹고 결정 돼요 더 오래 가열해 솜사탕 등 만들기도 새콤달콤한 과일에 달콤한 설탕을 두른 디저트인 탕후루의 인기가 높습니다. 마치 유리를 뒤집어씌운 듯 투명한 설탕 코팅은 과일을 더욱 먹음직스럽게 만듭니다. 우리가 아는 설탕은 흰 가루인데 어떻게 이렇게 만드는 걸까요? 분자 상태는 에너지양, 결합 상태 따라 달라 이 세상 모든 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알갱이가 결합한 형태입니다. 이 알갱이 중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단위를 '분자' 라고 하죠. 설탕은 설탕 분자가, 물은 물 분자가 모여서 만들어지는 물질입니다. 분자는 ..

[<16> 러시아 내전과 대한 독립 운동의 분열]

[ 러시아 내전과 대한 독립 운동의 분열] 1920년 여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우리츠키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코민테른 대회 축하 행사. 낫과 망치로 대표되는 공산주의 붉은 깃발이 사방에 펄럭이는 가운데 태극기 (점선 안)가 보인다. 2차 코민테른 대회에는 공산주의자 박진순이 참석했다. 러시아 내전은 결국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대한민국 이념 분열의 씨앗이 됐다. 러시아 화가인 보리스 쿠스토디예프의 작품. / 국립러시아미술관 김구와 충돌 후 이동휘 러시아로··· 한국 이념 분열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임정 국무총리에 취임한 이동휘 "독립운동 대신 공산혁명하자" 며 김구를 회유했으나 거부당해 김구가 레닌의 독립지원금 횡령한 이동휘 휘하 김립을 '처형' 하자 李는 내전 중인 러시아로 떠나 자유시로 간 한인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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