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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아침]    일러스트 = 이철원    아침 네팔의 라이족은 손님이 떠난 후 비질을 하지 않는다흔적을 쓸어낸다 생각해서 손님은 떠나기 전 직접 마당을 쓴다자기가 남긴 흔적 스스로 지우며 폐가 되지 않으려 애쓴다깨끗한 마당처럼만 나를 기억하라고 쓸어도 쓸어도 쓸리지 않는 것들로마당은 더렵혀지고 있었고 어차피 더렵혀지는 평생을 평생쓸다 가는 것이겠지만 무엇보다 듣기 좋은 건아침에 마당 쓰는 소리 언제나 가장 좋은 건자고 일어나 마시는 백차 한잔 산중에 휴대폰도 없이삼동 (三冬)이 하이얗다* *정지용 「인동차」, “산중에 책력도 없이 /삼동이 하이얗다.” 변용. ㅡ 황유원 (1962 ~)    하룻밤을 묵고 나면 그곳엔 머문 흔적이 당연히 남는다. 객실 (客室)에도 마당에도 그리고 나를 손님으로 들인 그 집 ..

[우키시마호]

[우키시마호]    ▲ 바다 위에 떠 있는 우키시마호.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2일 일본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에서 부산항으로 출항했지만, 24일 오후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침몰했어요. / 위키피디아    강제 징용자들 처음 고국 돌아오던 배··· 폭발로 침몰했어요   해방 일주일 후 징용자 · 가족 태우고출항 이틀만에 일본 해역서 가라앉아사망자 수천 명 달하는 걸로 추정최근 승선자 명부 존재 알려졌죠    최근 우리 정부가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자료를 일본에 요청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어요. 우키시마호는 일본으로 강제징용된 한국인과 그 가족들을 송환하기 위해 1945년 8월에 일본에서 출항한 배였어요. 그런데 출항 후 며칠 뒤 갑작스러운 폭발로 우키시마호가 침몰하는 사건이 발..

[제주 곳곳의 전시장서 열리는 특별전에 피서객 발길 이어져]

[제주 곳곳의 전시장서 열리는 특별전에 피서객 발길 이어져]    박선기 작품 ‘Origin 20240508’ 이 전시장에 설치됐다. 강원도 산불로 검게 탄 통나무를 매달았고, 인간의 기술이 더해진 금속 그릇 위에 생명의 출발인 물을 담았다. 자연과 인간의 상징, 생명의 시작과 끝이 만났다. / 유동룡미술관    미술로 더 뜨거운 한여름 제주, '아트캉스족' 이 몰린다   서쪽 한림읍에 있는 유동룡미술관프리츠커상 수상자 반 시게루가한지로 만든 '재난 주택' 신작 공개재일교포 건축 거장 이타미 준과동시대 예술가 작품들 한자리에 국립제주박물관선 '이건희' 展김창열미술관은 '물방울' 展 열어    한여름 제주는 미술로 더 뜨겁다. 폭염이 절정인데도 전시장마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건축 거장 이타미 준과 반..

전시회 2024.11.07

[비상식량]

[비상식량]    ▲ / 그래픽 = 유재일    수분 빼고 바짝 말린 재난용 밀키트, 25년 동안 멀쩡하대요   식재료 얼린 후 말리는 '동결 건조' 로미생물 활동 못하게 해 음식 안 썩어 전투식량처럼 생긴 발열 도시락은찬물 부어도 발열반응으로 따끈해져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3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기후변화로 더욱 더워진 여름이 체감되고 있습니다. 화창하다가도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세찬 장대비가 갑자기 내리는 일도 많아졌는데요. 그럴 때면 주변이 침수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곤 합니다. 또 이웃 나라 일본에선 난카이 해곡에서 100여 년 만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보가 발표되기도 했..

[장님뱀]

[장님뱀]    ▲ 지렁이를 닮은 장님뱀. 이 뱀은 대부분 몸길이가 15 ~ 30㎝ 정도예요. / 호주 박물관    지렁이처럼 생긴 뱀··· 어두운 땅 밑에 살면서 시력 퇴화했대요    얼마 전 미국 애리조나주 한 국립공원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애리조나에서 살고 있는 뱀들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올라왔어요. 크기도 색깔도 제각각인 뱀들 사이에서 뱀보다 지렁이에 가까워 보이는 자그마한 뱀이 유독 눈에 들어왔어요. 이 뱀 이름은 서부장님뱀 (western blind snake). 세계에 200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님뱀의 하나랍니다. 뱀 하면 커다란 아나콘다, 독을 뿜는 살모사나 코브라처럼 무시무시한 뱀들이 먼저 생각나죠? 그런데 독도 없고 크기도 자그마해 우리가 아는 뱀과 사뭇 다른 종류가 바로 장님..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    ▲ 지난 5일 반정부 시위대가 방글라데시 총리 관저 앞마당과 지붕 등에 모여있는 모습. / EPA 연합뉴스    같은 이슬람교 믿지만, 언어 · 문화 달라 파키스탄서 독립해   인도 사이에 두고 2000㎞ 떨어져많은 것이 달랐던 동 · 서 파키스탄 서파키스탄이 정부 · 군대 요직 독점동파키스탄, 식민지처럼 차별받다전쟁서 이긴 후 방글라데시 됐어요    최근 방글라데시 정치 상황이 뒤숭숭합니다. 반정부 시위로 셰이크 하시나 (77) 방글라데시 총리가 사퇴한 후 새로운 과도정부가 들어섰어요. 이번 반정부 시위는 정부가 공무원 채용 때 독립 전쟁 유공자 후손을 우대하려 하자 만성적 취업난에 시달리던 시민들이 반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정부의 강경 진압에 300여 명이 사망하고 수..

[소나기]

[소나기]    일러스트 = 양진경    소나기 노랑멧새들 총알처럼 덤불에 박히고마루 밑 흰둥이는 귀를 바르르, 갑자기 컴퓨터 화면이 시커메졌다 화악, 입안 가득 처오르는화약 같은 생흙 냄새 세상이 아픈 자들, 대속 (大贖)의 맨발들이 지나간다 ㅡ 전동균 (1962 ~)     곧 처서이지만, 중천에 솟은 해는 여전히 화염을 세게 뿜는다. 그나마 소나기가 대지의 더운 기를 조금은 덜어낸다. 여름 소나기는 갑자기 쏟아지다가 뚝 그친다. 우레가 울어 예고를 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대비할 겨를을 주지 않고 내리므로 여기저기 소란이 일어난다. 멧새는 황급히 탄환처럼 전속력으로 날아간다. 털빛이 흰 개도 빗소리에 화들짝 놀라 마루 밑에 들어가 비를 피한다. 세상은 일순에 정전이 된 듯 캄캄해진다. 굵은 빗방울이 후..

[참닻꽃]

[참닻꽃]    ▲ 참닻꽃에 꽃이 핀 모습. 꽃 모양이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 고정하는 닻을 닮았어요. / 김민철 기자    높은 산에 피는 닻처럼 생긴 꽃··· 우리나라 특산 식물이죠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즈음 야생화 애호가들이 꼭 보고 싶어 하는 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참닻꽃입니다. 이맘때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인 화악산에 가면 가느다란 줄기에 올망졸망한 꽃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꽃을 하나하나 보면 날카로운 갈고리를 4개씩 매달고 있는 듯 보입니다. 꽃 모양이 영락없이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 고정하는 닻 모양입니다. 그래서 꽃 이름이 참닻꽃이에요. 참 희한하게 생겼죠? 닻을 닮은 꽃이 왜 바닷가에 피지 않고 높은 산으로 올라갔는지도 궁금합니다. 네 갈고리 같은 ..

[스파이 다룬 뮤지컬들]

[스파이 다룬 뮤지컬들]    ▲ 뮤지컬 '접변' 공연 장면. 이 작품은 국내 최초 한국어판 중국 뮤지컬로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에요. / 포커스테이지    한국어 공연 첫 中 뮤지컬··· 상하이 여성 스파이가 주인공   2차 대전 전후 활발히 활동한 간첩들각종 소설 · 공연의 소재로 쓰였지요냉전 시대 영국 배경 작품도 공연 중    스파이는 한 국가나 단체의 비밀이나 상황을 몰래 알아내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나 단체에 제공하는 사람을 말해요. 인류가 부족 단위로 모여 살기 시작한 때부터 근대 국가를 형성하기까지 '정보' 는 집단의 생존에 필수적인 수단이었어요. 이웃 나라가 침략할 것이라는 정보, 적국의 왕이 암살당했다는 정보 등을 알아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스파이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답니다...

[동생 서을호 건축가와 함께 프리즈서 협업전 여는 서도호]

[동생 서을호 건축가와 함께 프리즈서 협업전 여는 서도호]    서도호 작가가 서울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아버지 서세옥 작품 ‘행인’ (1978) 아래에 앉았다. 그는 “아버지 작품 중에 도시가 표현된 그림은 이것밖에 없다. 그림에선 사거리이지만 더 확장해서 드넓은 대륙에 혼자 던져진 사람 같다. 제 인생과 비슷해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이라고 했다. / 김지호 기자    내가 보고 자란 아버지의 작품들 TV를 캔버스 삼아 디지털로 만든다   한국화 거장 서세옥의 그림을서도호가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동생은 작품 아우를 전시 공간 연출 "나만이 아는 비하인드 스토리 녹여세상에 내놓고 싶은 욕망 있었다" '프리즈 서울 2024' 내달 4일 개막아트선재센터서 개인전도 진행 중    “이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

전시회 202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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