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시작]
오는 22일 전국 개봉하는 이승만 대통령 일대기 영화 '기적의 시작' 에서 이 대통령 (임동진)이 1945년 8월 해방 직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 퓨어웨이픽쳐스
'건국전쟁' 이어 또 다른 이승만 다큐··· '기적의 시작' 이달 말 개봉한다
영화 '기적의 시작' 감독 권순도
아들 이인수 박사 인터뷰 담고
임동진이 이승만役 맡아 재연도
"상영 여부 문의에 답 없었는데···
'건국전쟁' 덕에 다시 연락받아
건국 1세대 오해 바로잡히기를"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 1세대의 희생과 투쟁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에 이어 이 대통령 일대기를 다룬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 이 오는 22일부터 전국에서 상영된다.
감독 권순도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 을 쓰고 연출한 권순도 (46) 감독은 8일 본지 통화에서 “수일 전 CGV 측으로부터 ‘전국 상영관에 ‘기적의 시작’ 을 올리고 싶다' 는 전화를 받았다” 고 밝혔다. 권 감독은 지난달 중순 CGV 등 3대 멀티플렉스에 상영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뚜렷한 답을 듣지 못하던 중이었다. 그는 “다큐 ‘건국전쟁’ 의 흥행이 전국 개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 며 “이 대통령에 대한 오해가 바로잡히는 데에 힘이 됐으면 한다” 고 말했다.
권 감독은 호주 그리피스대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단편 ‘선처’ (2011), 독도의용수비대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독도의 영웅들’ (2015) 등을 제작했다. ‘기적의 시작’ 은 부친인 권주혁 (71) 전 (前) 이건산업 사장의 권유로 만들게 됐다.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의 허리우드 클래식 (옛 허리우드 극장)과 서대문구 필름포럼 등 2곳에서 잠시 상영했다. 이후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등 희망하는 단체를 중심으로 순회 상영을 이어왔다.
영화는 이 대통령의 출생에서 시작해 해방 이후 행적을 주로 보여준다. 연세대 이승만연구원 등이 보유한 사료와 학자 · 주변 인물의 증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백선엽 장군과 이 대통령의 아들 이인수 박사의 인터뷰도 들어갔다. 백 장군은 다큐 ‘부산에서 판문점까지’ (2010) 등을 제작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 박사는 지난해 11월 별세하기 전 인터뷰를 허락받았다.
극적인 효과를 살리기 위해 일부 재연 (再演) 장면도 넣었다.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연설 모습, 이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의 하와이 시절 등이다. 배우 임동진 (80)씨가 이 대통령 역을 맡았다. 임씨는 배역 제안을 받고 “이 대통령과 닮지 않아 누가 될까 우려된다” 며 거절하다 권 감독의 간곡한 청에 출연을 승락했다고 한다.
일화도 최대한 살렸다. 이 대통령 며느리 조혜자 여사가 들려주는 ‘지겨운 바나나’ 술회가 대표적이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이 대통령과 함께 미주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가난한 시절, 그곳에서 가장 싸게 살 수 있던 바나나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한다. 하도 먹다 보니 물려서 나중에는 바나나가 싫어졌다는 내용이다. 권 감독은 “이 대통령은 보통 사람이라면 은퇴할 나이인 73세에 대통령이 돼서, 이 나라가 없어지느냐 마느냐라는 절체절명의 숙제를 푸신 분” 이라며 “그분의 넘치는 나라 사랑과 열정을 최대한 쉽게 전달하고 싶었다” 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개봉한 다큐 ‘건국전쟁’ 은 개봉 7일 만에 누적 관객 7만6352명을 기록했다. 설 기대작들의 공세에도 박스오피스 7위 (7일 현재)를 유지하며 전국 상영관이 197곳으로 확대됐다.
신정선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4년 2월 9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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