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나무]
▲ 안면도수목원의 참꽃나무에 꽃이 핀 모습. / 김민철 기자
제주도 상징하는 道花··· 진달래 · 철쭉 섞어 놓은 듯 화사하죠
흔히 진달래는 먹을 수 있다고 참꽃, 철쭉은 먹을 수 없다는 뜻으로 개꽃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진달래를 뜻하는 참꽃과 별개로 제주도에는 '참꽃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가 있습니다. 참꽃나무는 제주도를 상징하는 꽃, 도화 (道花)이기도 하죠.
참꽃나무는 진달랫과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10여 종의 진달래속 식물 중 가장 크게 (3 ~ 6m) 자라는 나무입니다. 일본에서도 자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유일한 자생지입니다.
꽃은 4월 말부터 잎이 나오면서 피는데 색감이 참 화사합니다. 홍자색으로 깔때기 모양인데, 마치 진달래와 철쭉 (또는 산철쭉) 꽃을 섞어 놓은 듯합니다. 잎도 둥글넓적한 것이 진달래와 철쭉의 잎을 섞어놓은 듯합니다. 꽃 색깔이 파스텔 톤에 가까워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은은한 향기까지 갖고 있습니다. 진달래나 철쭉류보다 꽃이 크고 높게 자라는 등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진달래꽃이라서 '참꽃나무' 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참꽃나무는 제주도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척박한 땅이나 바위틈에서도 잘 자라서 풍성한 꽃을 피워내는 것이 생활력이 강한 제주 사람을 닮았다고 상징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유일한 자생지라는 점, 잎이 가지 끝에 보통 3개씩 모여 나서 제주의 자랑인 삼다 (三多), 삼무 (三無) 등을 상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참꽃나무 분포지는 한라산 중턱입니다. 5월 제주도에서 한라산을 가로지르며 횡단도로를 달리다 보면 참꽃나무 붉은 물결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라산에 가기 번거로우면 제주시에 있는 한라생태숲에서 참꽃나무숲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참꽃나무가 근래 서울에도 곳곳에 진출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따뜻한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식물이지만 의외로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마침 요즘 보기 좋게 피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개방된 청와대에 가면 본관 입구에 참꽃나무 한 그루가 있고, 국립중앙박물관 화단에도 참꽃나무를 여러 그루 심어 놓았습니다. 두 곳 다 나무 상태가 좋아 보였습니다.
한두 그루가 아니라 무리를 이룬 화려한 참꽃나무를 보고 싶다면 안면도수목원에 가면 됩니다. 상당히 큰 군락으로 조성해 놓았고 여러 곳에 심어놓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참꽃나무는 적당한 높이에다 잔가지가 많이 나와 금방 풍성하게 자라고, 홍자색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 정원수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김민철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4년 4월 29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