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동물 이야기

[파나마금개구리]

드무2 2024. 10.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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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금개구리]

 

 

 

 파나마금개구리는 항아리곰팡이 때문에 숫자가 80% 줄었어요. / 미 국립동물원

 

 

 

잡아먹는 벌레 다양할수록 독 세져··· 파나마선 행운 가져다준다고 여겨요

 

 

 

미국 네바다 대학교 여성 과학자들이 중앙아메리카 국가 파나마의 우거진 숲에서 한 개구리를 채집했다는 소식이 얼마 전 들려왔어요. 멸종 위기에 처한 개구리의 생태를 체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래요. 채집통에 담긴 개구리는 금색 바탕에 검은 얼룩무늬로 아주 화사한 색깔을 하고 있었죠. 바로 파나마금개구리랍니다.

파나마는 북 · 중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가느다란 허리 같은 위치에 있는 나라예요. 파나마금개구리는 국토 중부와 서부에 솟아있는 코딜레라 산맥의 울창한 숲 지대에 살고 있답니다. 개구리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분류학적으로 보면 두꺼비에 더 가깝대요. 하지만 다 자란 몸길이는 암컷 6.3㎝, 수컷 4.8㎝ 정도예요. 우리나라 두꺼비보다 훨씬 작고 청개구리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예요. 그런데 이끼가 끼고 축축한 바위와 나무 주변을 좋아하고, 물속에 잘 들어가지 않는 건 두꺼비의 습성과 아주 비슷하죠.

중남미 지역에 사는 양서류들은 몸집은 작은데 몸에 독 성분을 품고 있으며 화려한 몸 색깔을 한 경우가 많아요. 새나 뱀 등 천적들에게 "내 몸에는 무시무시한 독이 있으니 잡아먹을 생각 하지 마" 라고 경고를 보내는 거예요. 파나마금개구리는 그중에서도 독이 아주 센 편이래요. 다른 개구리 · 두꺼비와 마찬가지로 작은 벌레를 먹고 사는데, 잡아먹는 벌레 종류가 다양할수록 몸속 독이 더 세진대요.

짝짓기 철이 되면 이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한답니다. 땅을 짚고 있던 앞쪽 발 하나를 쓱 들어서 까딱여요. 마치 사람이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것처럼요. 이런 식으로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고, 암컷은 달려드는 수컷이 마음에 안 들면 거절하기도 하죠. 서로 호감을 가져 커플이 되면 암컷은 수컷을 업고 길게는 몇 주 동안 주변을 돌아다니며 알을 낳기 적당한 물웅덩이를 찾아다녀요. 파나마금개구리는 새끼 때는 갈색이지만, 어른 개구리로 자라나면서 특유의 화려한 색깔을 갖게 된답니다.

파나마 사람들은 예로부터 이 아름다운 개구리를 행운을 가져다 주는 상징으로 여겼고, 외국에 자기 나라를 알리는 홍보대사로 삼았어요. 민담과 민요에도 파나마금개구리가 등장한대요. 간판, 관광 책자, 옷, 장신구, 복권 등 곳곳에 파나마금개구리 그림이나 사진이 등장해요.

이렇게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지만 파나마금개구리는 지금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있어요. 전 세계 양서류는 항아리곰팡이라 불리는 무서운 병원균 때문에 급속도로 숫자가 줄고 있어요. 항아리곰팡이가 개구리 피부 안쪽 조직을 먹어 치우면서 피부로 숨쉬는 개구리를 질식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죠. 양서류 수백 종이 항아리곰팡이 때문에 숫자가 급속하게 줄거나 심지어 완전히 멸종했대요. 파나마금개구리도 숫자가 80% 줄어들어 미국 여러 대학의 양서류 연구자들과 동물원이 파나마 정부와 함께 보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죠.

 

 

 

정지섭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4년 7월 3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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