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동물 이야기

[나무타기캥거루]

드무2 2024. 11. 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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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타기캥거루]

 

 

 

 나무타기캥거루가 나뭇가지들 사이에 있는 모습. / 샌디에이고 동물원

 

 

 

나무에서 사는 캥거루··· 평생의 60%를 잠만 자는 '잠꾸러기'

 

 

 

얼마 전 미국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이 소셜미디어에 아주 깜찍한 동물 영상을 올렸어요. 캥거루와 닮은 동물의 육아 주머니에서 새끼가 빼꼼 고개를 내민 거예요. 이 동물은 나무타기캥거루의 한 종류인 '마치나무타기캥거루'예요. 독일의 동물학자 파울 마치의 이름을 붙였죠.

나무타기캥거루는 말 그대로 나무에서 주로 살아가는 캥거루랍니다. 보통 캥거루 하면 호주의 넓은 초원을 두 발로 동시에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모습이 생각나죠. 그런데 나무타기캥거루는 몸길이도 70㎝ 안팎으로 아담한 편이고, 땅이 아닌 나무 위에서 주로 살아요.

나무타기캥거루는 세계적으로 10여 종류가 있어요. 일부는 호주에 살고 있지만, 호주 위에 있는 뉴기니섬에 더 많이 산답니다. 뉴기니섬은 호주 대륙과 아주 오래전에 육지로 연결됐기 때문에 이곳에도 정착하게 된 거죠.

이들에겐 특별한 기술이 있어요. 나무 위를 다닐 때 사람처럼 왼쪽 뒷발과 오른쪽 뒷발을 각각 따로 움직일 수 있답니다. 또 앞발을 손처럼 움직여서 나무를 오를 수도 있어요. 앞발은 나무 몸통을 꽉 움켜쥘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날카로운 발톱도 있지요.

캥거루 특유의 멀리 뛰기에는 서툴지만 높은 나무에서 땅으로 휙 내려오는 점프 실력이 뛰어나요. 내려올 때 기다란 꼬리가 균형을 잡아주거든요. 그래서 9m 넘는 나무 위에서도 다치지 않고 땅으로 사뿐하게 내려올 수 있답니다.

평생 살아가는 시간의 60%를 자는 데 쏟는 잠꾸러기예요. 편안한 나뭇가지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쿨쿨 잠을 잔다고 해요. 나무타기캥거루는 평소에는 무리가 아닌 단독 생활을 하고 번식 철에만 암수가 만나 짝을 지어요. 40여 일의 임신 기간을 거쳐 콩알만 한 아주 작은 새끼를 낳아요.

새끼는 어미의 육아 주머니를 인큐베이터 삼아서 자라요. 7 ~ 10개월 정도 이곳에서 지내다가 밖으로 나오죠. 이후에도 한두 달 정도는 육아 주머니 속으로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고요. 2년 정도 어미와 함께 살다가 번식할 수 있을 정도로 자라면 독립해요.

나무타기캥거루는 숲을 가꾸는 정원사 역할도 한답니다. 열매와 꽃을 먹기 위해 숲 곳곳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씨가 널리 퍼지고, 꽃가루받이를 도와주거든요.

하지만 숲이 개간되고, 사람에게 사냥당하고, 기후 변화로 숲이 황폐해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해요.

 

 

정지섭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4년 7월 31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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