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조금 더]

일러스트 = 양진경
어제보다 조금 더
어제보다 더 젊어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해질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많이 가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나눌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강해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더 지혜로울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가까이 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생각할 수는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어제보다 조금만 더
ㅡ 이문재 (1959 ~)
“조금” 이라는 시어와 “조금만 더” 라는 시어에서는 어떤 의지와 안간힘과 손아귀로 무언가를 쥐는 힘인 악력 (握力)이 느껴진다. 이 조금의 바뀜에 의해서 큰 변화가 만들어진다. 한 줌의 흙이 쌓여 둔덕을 이루듯이. 물결이 겹겹 더해져 거센 파도를 이루듯이.
생각의 넓이를 늘리면 삶이 바뀔 테다. 생각의 넓이를 늘리는 데에는 성찰이 긴요할 텐데, 이문재 시인의 시 ‘물의 백서 3 - 얼음’ 에는 이와 관련한 의미심장한 비유가 있다. “초겨울 / 얼음이 얼기 직전 / 뒤돌아보는 물처럼 // 초봄 / 녹기 직전 / 자기 앞을 내다보는 얼음처럼” 이라는 시구가 그것이다. 물에서 얼음으로, 다시 얼음에서 물로의 변화가 일어나기 직전에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는 힘이 성찰일 것이다. 동시에 뒤돌아보고, 또 내다보는 때는 바로 오늘일 것이다.
오늘의 일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어제의 일을 돌아보아야 하고, 내일의 일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오늘의 일을 살펴보아야 할 테다. 말미암는 것이니, 원인이 되는 것을 바꾸면 결과도 달라질 테다.

문태준 시인
[출처 : 조선일보 2025년 7월 28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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