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동안에도 제주의 바람은 흐른다]

제주갤러리 기획전
당신이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동안에도
제주의 바람은
흐른다
고은지 김선영 정재훈
2026. 5. 21. THU ㅡ 6. 8. MON
10 : 30 ㅡ 18 : 30 매주 화요일 휴관
제주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ㅡ1 인사아트센터 B1







전시 연계 프로그램
제목 고은지 작가의 '티 세레모니'
일시 5월 23일 (토), 6월 6일 (토) 각 오후 2시 (50분)
참여인원 회당 5명 내외
장소 전시장 내부
내용 빠르게 소비되는 도시의 시간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제주의 느린 시간을 몸으로 감각하도록 한다.
천천히 우러나는 차와 그 온기가 몸안에 스며드는 과정을 통해 순환의 시간을 경험하고 흙과 불의 물성을 담은 도자기
표면의 질감과 무게, 손끝에 느껴지는 따뜻함이 강렬한 신체적 기억으로 남는다.
진행방식 작품 소개 및 감각 안내 ㅡ 작가 도자를 활용한 티 세션 ㅡ 감각기록 또는 짧은 대화 ㅡ 자유감상 및 마무리 등
신청방법 제주갤러리 인스타그램 (jejugallery.seoul) 프로필 링크
또는 전화 (02ㅡ730ㅡ0466) 및 방문 접수




"시는 우리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과거이다." ㅡ 릴케
본 전시는 선형적 시간 인식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며, 해야 할 일들 속에서 시간은 분절되고 소모된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감각은 시간의 연속성을 이탈하는 순간을 발생시킨다.
바람, 빛, 공기와 같은 비물질적 요소들은 특정한 찰나에 신체와 접촉하며, 이미 지나간 시간을 현재로 호출하는 감각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때 시간은 과거 · 현재로 구분되는 선형구조가 아니라 감각을 매개로 중첩되고 재구성되는 층위로 경험된다.
이와 같은 경험은 전시 공간 안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확장된다. 관람객은 고은지 작가의 도예 작품에 담긴 차를 마시며, 손에 닿는 온기와 입안에 머무는 향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신체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전시장 안에서 차를 따르고 마시는 행위는 일반적인 휴식이 아니라, 일부러 감각을 깨워내어 시간을 지연시키고 현재를 체화하도록 유도하는 하나의 장치로 활용한다.
김선영 작가의 작업은 이러한 감각의 층위를 보다 다층적인 결로 드러난다. 작가는 특정한 장면을 완벽하게 재현하기보다, 일부 만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신체에 기억과 감각, 시간의 흔적들이 서로 포개지는 상태를 만든다. 이것은 풍경의 감상이라기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각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정재훈 작가는 제주의 풍경에서 출발해 오름과 바람, 자연의 흐름 위에 가상의 공간과 장소를 중첩시킨다. 그의 작품 속 풍경은 실제 장소의 재현이면서 동시에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비실재적 공간이기도 하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흐려진 장면들은 특정한 시간이나 장소로 고정되지 않은 채 부유하며, 서로 다른 속도의 시간이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하도록 만든다. 도시의 직선적 시간과 제주의 순환적 시간은 충돌하지 않고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며, 관람객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감각의 풍경을 경험하게 한다.
《당신이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동안에도 제주의 바람은 흐른다》는 제주의 풍경을 재현하거나 고정된 이미지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목표를 향해 직선으로 내닫는 서울의 시간은 효율과 성취를 재촉하지만, 제주의 바람은 무구한 순환 속에서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본 전시는 이처럼 서로 다른 속도를 지닌 두 장소의 감각을 한 공간에 병치함으로써, 소모되는 일상 너머에 실재하는 '이면의 시간' 을 목격하게 한다. 서울이라는 물리적 거리 위에서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의 감각을 중첩시키며, 비선형적 시간 경험의 장을 구성하는 것이다.
전시를 구성하는 작품들이 지닌 '흙, 선, 색' 은 조형적 완결성을 위한 요소가 아니라 시간과 감각을 드러내는 매개로 기능한다. 물질적 변형을 겪은 흙은 시간의 축적과 변화를 내포하며, 흐르는 선은 고정되지 않는 운동성과 비가시적 흐름을 가시화한다. 이러한 구성은 서사적 재현이 아닌, 지각 이전과 이후의 감각적 상태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둔다. 관람객은 작품을 해석하는 것보다 자신의 신체를 통해 시간과 감각의 층위를 경험하고 재구성하는 주체로 참여하게 된다. 또한 차, 향, 소리와 같은 감각적 장치들은 관람객의 신체 리듬을 지연시키고, 일상적 시간 감각을 이완시킨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현재를 단순히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통해 체화되는 시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본 전시는 일상의 풍경을 재현하거나 소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흐르고 있는 시간 속에 자신을 위치시키는 경험을 제안한다.
정현미 (제즈샐러리 큐레이터)

그 계절의 온도
김선영
2025
기와, 혼합재료, 레진 가변크기


My Own Summer
고은지
2023
분청토, 백화장토, 제주청수유, 제주동일유
42 × 25 × 72㎝

Heavy Rain
고은지
2023
분청토, 백화장토, 제주청수유
L : 4 × 4 × 26㎝ / S : 4 × 4 × 13㎝


빗금
고은지
2023
백자토, 분청화장토, 제주동일유
110 × 60 × 5㎝

바람길
고은지
2022
분청토, 제주동일유, 제주청수유
150 × 100 × 100㎝



순환
고은지
2024
분청토, 백화장토, 제주동일유
36 × 36 × 40㎝

빗방울 Series
고은지
2023
백자토, 분청화장토, 제주동일유, 투명유, 이중시유
20 × 20 × 18㎝

Horizon
고은지
2023
백자토, 분청화장토, 무유소성
40 × 40 ×5㎝


흔적의 정원Ⅱ
김선영
2025
레진, 보존화, 혼합재료 가변설치



파도
정재훈
2022
Acrylic on canvas
72.7 × 116.8㎝

내려갈 곳
정재훈
2025
Acrylic on canvas
112.1 × 162.2㎝

드라이브 스루
정재훈
2025
Acrylic on canvas
24.2 × 40.9㎝

로시난테
정재훈
2025
Acrylic on canvas
50 × 72.7㎝

흩날릴 의지
정재훈
2025
Acrylic on canvas
130.3 × 193.9㎝

파도, 줄무늬, 고양이
정재훈
2023
Acrylic on canvas
53㎝ × 72.7㎝

찬사
정재훈
2025
Acrylic on canvas
40.9 × 53㎝

얇은 뿌리들의 야영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40.9 × 53㎝

시절인연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40.9 × 31.8㎝


등 1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31.8 × 40.9㎝

전시장을 벗어난 이후 관광객은 다시 일상의 선형적 시간 안으로 복귀한다. 정해진 규칙들과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시간은 다시 예측 가능한 흐름인 것이다. 그러나 다시 예측 가능한 흐름인 것이다. 그러나 전시 경험 이후 신체에는 감각의 변화가 남는다. 바람은 더 이상 외부의 자연 현상이 아니라 감각을 환기하는 매개로 작용하며 빛과 공기는 배경이 아닌 접촉의 감각으로 재인식된다.
《당신이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동안에도 제주의 바람은 흐른다》는 물리적으로 지속되지 않지만, 전시를 통해 형성된 감각은 이후의 시간 속에서 반복적으로 활성화된다. 이는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감각을 통해 재구성되는 과정이며, 릴케의 표현처럼 '내면에서 다시 터져나오는 과거' 로 이해될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동일한 일상 속에 놓이지만, 어느 순간 시간의 흐름을 외부에서 따라가는 존재가 아니라 그 흐름 속에 이미 위치해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본 전시는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발생하는 지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등 2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40.9 × 31.8㎝

드리우는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40.9 × 31.8㎝

파도를 가진 돌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40.9 × 53㎝

파도가 깃든 돌
정재훈
2022
Acrylic on canvas
80.3 × 116.8㎝

파도, 줄무늬, 섬
정재훈
2023
Acrylic on canvas
65.3㎝ × 90.9㎝

미로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40.9 × 53㎝

덮쳐 오는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72.7 × 60.6㎝

굽이치는
정재훈
2024
Acrylic on canvas
40.9 ×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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