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태국 미술전' 개막]

전시 하이라이트로 소개된 태국 수코타이 시대 14세기 걸작 ‘걷는 부처’ 를 한 관계자가 감상하고 있다. 연꽃 대좌 위에서 우아하게 걷고 있는 부처를 표현했다. 높이 154㎝. / 뉴시스
태국은 '워킹 부처' 한국은 '씽킹 부처'
해외 첫 공개 작품 포함 239점 소개
부처가 연꽃 대좌 위에서 걷고 있다. 왼쪽 발을 앞으로 내딛고 오른쪽 발꿈치를 가볍게 들어 올린 자태가 고요하면서도 우아하다. 태국 수코타이 (1238 ~ 1348) 시대의 걸작 ‘걷는 부처’.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부처의 모습을 보여준다.
태국 불교 미술을 대표하는 이 명품이 한국에 왔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태국 문화부 예술국과 함께 23일 개막하는 ‘어메이징 타일랜드 : 태국 미술 명품전’ 을 위해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다. 방콕국립박물관 등 태국 전역의 국립박물관 21곳이 소장한 조각, 회화, 공예 등 239점을 소개한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22일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 태국 미술 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한 관계자가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뉴시스
박물관은 “태국은 K컬처 인기 본산지의 하나이자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인데도 태국의 역사와 문화는 아직 생소하다” 며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자리” 라고 했다.
전시는 태국의 역사를 연대기적 순서에 따라 3부로 구성했다. 13세기 이후 타이족이 세운 수코타이, 란나, 아유타야 등 타이 왕국의 영광을 조명하는 2부가 볼거리다.

태국 불교 미술을 대표하는 걸작 ‘걷는 부처’. 수코타이 시대 14세기, 높이 154㎝. / 연합뉴스
하이라이트는 수코타이 시대 태국의 가장 독창적인 예술품으로 꼽히는 14세기 ‘걷는 부처’. 노남희 학예연구사는 “앉거나 서 있거나 누워 있는 불상은 익숙하지만, 걷는 모습의 부처는 우리나라 불상에선 볼 수 없는 모습” 이라며 “이 시대 태국 불교 미술에서 처음 등장한다” 고 했다. 부처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하늘에 올라가 설법한 뒤, 세 개의 보배로 만들어진 계단으로 지상에 내려왔다는 일화에서 유래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품 중 딱 한 점을 꼽으라면 바로 이 작품” 이라며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을 대표하는 반가사유상은 ‘씽킹 붓다 (생각하는 불상)’ 인데, 여기는 ‘워킹 붓다 (걷는 불상)’ 다. 청동으로 만들었는데도 마치 옷자락이 가볍게 바람에 날리는 것 같은 금속 주조 기술이 단연 세계적인 명작” 이라고 했다.

22일 '어메이징 타일랜드 : 태국미술명품전' 언론 공개회에서 한 참석자가 방콕 왕궁에 있는 에메랄드 사원의 옛 중문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화려한 금속 공예품과 면직물, 태국 전통 가면극 콘 (Khon)에서 쓰던 가면 등 1782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태국 왕실 문화의 정수도 보여준다. 토사폰 시사만 태국 문화부 예술국 부국장은 “출품작 일부는 해외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 이라며 “태국의 역사와 문화 발전 과정을 폭넓게 보여주는 걸작들” 이라고 했다. 9월 6일까지. 성인 8000원. 30일까지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허윤희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6년 6월 23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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