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09 이 땅에 태어나서 - 나의 살아온 이야기

2022-009 이 땅에 태어나서 - 나의 살아온 이야기

 

 

 

 

 

 

정주영

2020, 솔

 

 

 

아산峨山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창업자

 

1915. 11. 25.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 출생

1919-1922 『천자문』 『동몽선습』 『명심보강』 『소학』 『대학』 『맹자』 『십팔사략』 등을 조부에게 배움

1930. 3. 송전소학교를 2등으로 졸업

1933. 열아홉 살에 가출을 감행. 인천부두, 보성전문학교 교사 신축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풍전엿공장에 취업

1946. 4. 중구 초동에 '현대자동차공업사' 설립

1947. 5. 25. '현대토건사' 설립

1971. 2. '현대그룹' 회장 취임

1976. 1. 한국 최초의 자동차 모델 '포니(Pony)' 생산

1976. 6. 17.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수주

1977. 2. 전국경제인연합회(FKI) 회장 역임(1987년까지 5선 연임)

1981. 5. 88서울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 역임

1989. 1. 6. 한 · 소 경제협력을 위해 소련 방문

1989. 1. 23.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 공동개발 의정서 제시

2001. 3. 21. 영면

 

 

 

 

 

 

그럼에도 이 책을 내는 것은, 이 나라를 책임질 젊은이들과 소년 소녀들에게 확고한 신념 위에 최선을 다한 노력만 보탠다면 성공의 기회는 누구나 공평하게 타고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싶어서이다.

 

 

 

'시간時間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는 자본금'이라는 말을 한 사람이 잇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한 분야에서 내가 성공한 사람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면, 나는 신념의 바탕 위에 최선을 다한 노력을 쏟아부으며 이 '평등하게 주어진 자본금'을 열심히 잘 활용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일뿐이다.

 

 

 

 

 

 

"단밥 먹고 단잠 자고

우리 정주영이

東西南北 出入할 때

입술구설 관제구설

낙내수 홍내수

눈 큰놈 발 큰놈

千里萬里 九萬里

영영서멀 지켜주고

앉아서三千里

서서 九萬里

남의 눈에 잎이 되고

남의 눈에 꽃이 되어

육지같이 받들어

육근이 청정하고

수명장수 바런하고

걸음마다 열매 맺고

말끝마다 향기 나고

千人이 萬人이

우러러보게 해주옵소서."

 

- 정주영 어머니의 기도

 

 

 

"나는 잘난 아들 정주영이를 낳아놨으니 산신님은 그저 내 아들 정주영이 돈을 낳게 해주십시오."

 

 

 

정주영 연보

 

 

1915년    11월 25일. 강원도江原道 통천군通川郡 송전면松田面 아산리峨山里 210번지에서 아버지 정봉식鄭捧植,

             어머니 한성실韓成實 사이의 6남2녀 중 장남으로 출생.

1919~1922년

             조부로부터 『천자문』 『동몽선습』 『명심보감』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십팔사략』 등을 배움.

1924년    송전소학교松田小學校 입학.

1930년    3월, 송전소학교를 2등으로 졸업.

1931년    7월, 처음으로 집을 나와 원산의 고원 철도 공사판에서 일함. 두 번째로 가출하여 금화에 가서 일함.

1932년    4월 10일, 세 번째 가출하여 경성실천부기학원 등록.

1933년    열아홉 살이 되어 마지막 가출을 하여 인천부두, 보성전문학교 교사 신축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풍전엿공장에 취업.

1934년    쌀가게 복흥상회 취업.

1938년    1월, 신당동 길가의 쌀가게 경일상회 시작.

1939년    12월, 총독부의 전시체제령에 따른 쌀 배급제로 경일상회 폐쇄.

             이즈음 고향면장의 장녀 변중석邊仲錫(16세)과 결혼.

1940년    3월, 합자회사 '아도서비스' 자동차 수리 공장을 아현동에 설립.

             화재 이후 신설동으로 옮김.

1943년    일본에 의해 '아도서비스'가 일진공작소와 강제 합병되고 얼마 후 서비스 공장을 그만 둠.

             화물차 30대를 구입하여 황해도 수안군 소재 홀동금광의 광석 운반 하청 계약을 맺음.

1945년    5월, 홀동금광 하청권을 인계하고 낙향.

1946년    4월, 중구 초동에 '현대자동차공업사' 설립.

1947년    5월 25일, '현대토건사' 설립.

1948년    9월, 대한자동차공업협회 이사로 피선됨.

1950년    1월 10일, '현대자동차공업사'와 '현대토건사'를 합병, 서울 중구 필동 1가 41번지에 3천만 원으로

             '현대건설주식회사' 설립.

             6월, 6 · 25사변으로 부산으로 피난.

             7월, '현대상운주식회사' 설립.

1952년    4월, 대한건설협회 대의원 이사 피선. 외자관리청장으로부터 표창장 수여.

1953년    4월, 낙동강 고령교 복구 공사 착공. 공사 기간 중 물가 폭등 등의 어려움으로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

             1955년 5월에 완공.

             11월, 서울 환도 후 소공동 삼화빌딩 사무실 2개를 임대하여 '현대건설' 본사 사무실을 마련.

1957년    9월, 전후 최대의 단일 공사였던 한강인도교 복구공사.

1958년    5월, 제1한강교 복구 준공 공로로 내무부장관 표창장 수여.

1959년    6월, 건국 이래 최대공사였던 인천 제1도크 복구공사.

1960년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 업체 중 도급 한도액 1위를 차지.

1961년    1월, 중구 무교동 92번지 소재의 무교동 사옥을 건립함으로써 창사 14년 만에 사옥 소유.

             8월, 대한상공회의소 특병위원 피선.

1962년    7월, 단양시멘트 공장 착공.

1963년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사 피선.

             10월, 한국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 피선.

             12월, 건설에 대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장 수여.

1964년    6월, 단양시멘트 공장 준공.

1965년    2월, 수출에 대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장 수여.

             4월, 한국무역협회 이사 피선.

             9월 30일, 한국 역사상 최초로 해외로 진출하여 태국의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

1967년    4월, 소양강 다목적댐 공사 착수(1973년 12월에 완공).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피선.

             7월, 서울상공회의소 대의원 피선.

             12월, 아시아건설업자대회에서 우수건설상 수상.

             12월 29일, '현대자동차주식회사' 설립.

1968년    2월, 경부고속도로 착공. '현대-포드' 자동차조립기술협정 체결.

             11월, '현대자동차' 승용차 '코티나' 생산.

1969년    1월, '현대건설' 회장 취임. 한국지역사회학교후원회장 피선.

1970년    1월 1일, '현대시멘트주식회사' 설립.

             6월 27일, 세계 고속도로 건설사상 가장 빠른 공기로 경부고속도로의 전 공정 2/5를 '현대건설'이 완성,

             전장 428km의 경부고속도로 개통.

             10월 9일, 고리원자력 1호기 착공.

             11월, 경부고속도로 건설 공로로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 수여.

1971년    2월, '현대그룹' 회장 취임.

             6월 15일, '금강개발주식회사' 설립.

1972년    3월 23일, '현대조선소' 기공식(총투자 8천만 달러). 조선소 근로자 모집을 시작하고 제1호 유조선 착공.

1973년    4월, 울산조선소 1호선 기공식.

             12월 28일, '현대조선중공업주식회사' 설립.

1974년    2월 11일, '현대엔지니어링주식회사' 설립.

             2월 26일, '현대자동차서비스주식회사' 설립.

             6월 28일, 26만t급 대형 유조선 2척 건조와 함께 울산조선소의 1단계 준공(1, 2도크 착공)을 마침으로써

             2년 3개월 만에 조선소 건설에서부터 배를 건조 진수, 선진국 선박 건조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김.

             한 · 영 경제협력위원회 한국측 위원장 피선.

1975년    4월 28일, '현대미포조선주식회사' 설립(3월, 미포 1, 2도크 착공).

             5월, 경희대학교 명예 공학박사 학위 수여.

1976년    1월, 한국 최초의 자동차 고유 모델 '포니PONY' 생산. 세종로 178번지에 광화문 사옥 건립,

             한 · 아랍 친선협회장 피선.

             3월 16일, '아세아상선주식회사'('현대상선주식회사' 전신) 설립.

             6월 17일, 당해 연도 국가 예산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공사비 9억3천1백14만 달러의 세계 최대 초대형

             심해 공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 수주.

             10월, 충남대학교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 수여.

             12월 8일, '현대종합상사주식회사' 설립.

1977년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피선(1987년 2월까지 5선 연임).

             2월 24일, 울산공업대학교 재단이사장 취임.

             10월,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 커맨더장 수여.

             7월 1일,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 설립, 이사장 취임. '현대정공주식회사' 설립.

1978년    2월, '현대조선중공업주식회사'를 '현대중공업주식회사'로 개명. 한국열관리협회장 피선.

             6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사 피선.

             8월, 서산 간척 사업 착수

             9월, 대통령으로부터 동탑산업훈장 수여.

1979년    2월, 한 · 아프리카 협회장 피선.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유임.

             3월, 제3대 과학기술진흥재단 이사장 취임.

             6월, 세네갈공화국 공로훈장 수여.

             10월, 말레이시아 페낭 대교 공사 수주.

1981년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유임.

             4월, 국민훈장 동백장 수여.

             5월, 88서울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 피선.

             9월, IOC총회가 열리는 바덴바덴에서 올림픽의 서울 유치를 위해 활동. 9월 30일,

             제24회 올림픽 개최지 서울 확정.

             11월, 88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피선.

1982년    1월, 20년만에 '현대그룹'의 시발이 되었던 한강교 공사 다시 시공.

             3월, 유전공학연구조합 이사장 피선.

             5월, 외국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교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 수여.

             6월, 미 A.A.A.회로부터 골든 플레이트장 수여.

             7월, 대한체육회장 피선. 자이레 대통령으로부터 자이레 국가훈장 수여.

1983년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유임.

             2월 23일, '현대전자주식회사' 설립.

             5월, 한국정보산업협회장 취임.

             9월, 중화민국 경성훈장 수여. 한국산업기술대학 이사장 취임.

             10월, 계동 사옥 건립, '현대그룹' 본사 이전.

1984년    2월 25일, 서산 천수만 간척 사업의 A지구 최종 물막이 공사에 이른바 정주영 공법으로 불리는

             유조선 공법을 시도하여 4천7백만 평을 간척, 연간 5만M/T의 쌀을 수확.

1985년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유임. 대한체육인동우회장 취임.

             5월, 연세대학교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 수여.

             8월, 13.5km의 아시아 최장 말레이시아 페낭 대교 개통.

             10월, 룩셈부르크 월계관장 수여.

1986년    5월, 이화여자대학교로부터 명예 문학박사 학위 수여.

             11월 29일, '현대산업개발주식회사' 설립.

1987년    1월, '현대그룹' 명예회장 취임.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 명예회장 취임.

             5월, 한국정보산업협회 명예회장 취임.

             9월, 세종연구소 이사장 취임.

1988년    2월,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여.

1989년    1월 6일, 한 · 소 경제 협력을 위해서 소련 방문.

             1월 23일, 북한 방문. 금강산 공동 개발 의정서 제시.

             7월, 한 · 소경제협회장 취임.

1990년    4월, 서강대학교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 수여.

1991년    5월, 한 · 소경제협회장 재선.

             10월 4일, '현대석유화학주식회사' 준공.

             10월 9일,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출간.

1992년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성 빌딩, 싱가포르의 창이 국제공항과 마리나센터 준공.

             1월, 통일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 피선. 통일국민당 창당.

             2월, 통일국민당 대표최고위원 피선.

             3월, 제14대 국회의원(전국구) 당선.

             12월, 제14대 대통령 선거 출마.

1993년    2월, 국회의원직 사퇴, 통일국민당 탈당.

1994년    1월, 한국지역사회교육중앙협의회 이사장 취임.

1995년    3월, 고려대학교 명예 철학박사 학위 수여.

             5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명예 인문학박사 학위 수여.

1996년    1월 3일, '현대그룹' 정몽구 회장 취임.

2001년    3월 21일 영면永眠.

 

 

 

'한강의 기적'

속에 '기적'은 없다. 다만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이다. 나는 이 땅에 태어나서 한 사람의 기업인이자 겅실한 노동자로서 이 나라의 비약적 발전에 한몫을 다한 것에 대해 무한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

나는 성실과 신용을 좌우명으로 삼고 오로지 일하는 보람 하나로 평생을 살았다. 일하는 것 자체가 그저 재밌어 일에 묻혔고 그러다 보니 일과 한몸이 되어 살았다.

좋은 옷이나 음식이나 물건에 한눈팔 겨를도 없이 그저 일이 좋아 일과 함께 살았다. 타고난 일꾼으로 열심히 일한 결과가 오늘의 나일 뿐이다. 일꾼으로서 지금의 나는 아직 늙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일에는 늙음이 없다. 최상의 노동자에겐 새로운 일감과 순수한 정열이 있을 뿐이다.

이 땅에 태어나서 내가 물려줄 유산은 이러한 노동에 대한 소박하다면 더없이 소박한 내 생각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앞날을 개척해가는 데 이러한 내 생각과 지나온 삶이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막노동에서

풍전엿공장으로 고정된 직장을 잡게 된 것이 한 걸음 나아간 발전이었고, 엿공장에서 쌀가게로 직장을 옮긴 것이 또 한 걸음의 발전이었다. 엿공장에 취직이 됐을 때에도 기뻤지만 쌀가게에 들어갔을 때는 정말 행복했다. 전차삯 5전을 아끼느라 구두에 징을 박아 신고 출퇴근을 하면서도 신이 났고, 생활이 조금 나아져 5전짜리 음식 대신 10전짜리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을 때의 흐뭇함도 나는 아직 기억한다.

 

무일푼으로

고향을 뛰쳐나온 내가 당대에 어떻게 이렇게 큰 사업을 이룰 수가 있었나 미심쩍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히 짚어둘 것은 나는 우리나라 제일의 부자가 아니라 한국 경제 사회에서, 세계 경제 사회에서 가장 높은 공신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이다. 돈을 모아서 돈만으로 이만큼 기업을 이루려 했다면 그것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나는

'현대'를 통해서 기업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냈다. 경부고속도로가 그러했고 부산항을 비롯한 항만들이 그러했고 발전소들이 그러했으며 오늘날 우리나라 전력의 50%를 공급하면서도 사고 없이 높은 가동률을 내는 원자력 발전소도 '현대건설'의 업적이다. 만약 우리 '현대'가 그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 경제는 최소한 10년에서 20년은 뒤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