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동물 이야기

[해달]

드무2 2023. 3. 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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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보슬보슬한 털과 귀여운 얼굴을 가진 해달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유일하게 바다에 사는 족제비 무리··· 매일 자기 몸무게의 25% 먹는대요

 

 

 

얼마 전 미국 알래스카에 사는 늑대 무리가 먹잇감으로 삼던 사슴이 줄어들자 같은 육식동물인 해달 (海獺)을 잡아먹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어요. 최근 멸종 위기에서 벗어난 해달이 또다시 새로운 천적을 만나게 된 거죠.

보슬보슬해 보이는 털과 만화 캐릭터 같은 귀여운 얼굴로 인기가 많은 해달은 수달 · 담비 · 오소리 등과 함께 족제빗과에 속한답니다. 족제비 무리 중 유일하게 일생을 바다에서 보내는 종류죠. 러시아 사할린섬과 캄차카반도에서 알류샨 열도를 지나 미국과 캐나다에 이르는 섬과 해안에 사는데요. 이 중 90% 가까이가 알래스카 해안에 산대요. 머리 ~ 몸통 길이는 최장 1.5m, 꼬리 길이는 최장 36㎝로 우리나라 강에 사는 수달보다 두 배 가까이 크답니다. 해달은 바다 [海]에서 사는 수달 (水獺)이란 뜻이에요.

해달은 뭍에 올라가는 일이 드물고 사냥과 식사, 심지어 출산과 육아까지 거의 모든 일상을 바다에서 진행해요. 몸 구조는 바다 생활을 하기에 알맞게 진화했어요. 해달은 그 어떤 포유동물보다 굵고 빽빽한 털을 가지고 있대요. 모낭 (털의 뿌리를 감싸는 주머니) 숫자가 많게는 6.5㎠당 100만개 정도래요. 이렇게 빽빽한 털가죽은 방수 기능도 뛰어나고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단열재 역할을 하죠. 그래서 해달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털을 곱게 다듬는 데 보낸답니다.

족제빗과 동물은 대개 뛰어난 사냥꾼인데 해달도 마찬가지랍니다. 사냥할 때는 수면 높이 훌쩍 뛰어오르고 나서 몸을 둥글게 해 물속으로 첨벙 들어가죠. 해달은 폐활량이 덩치 비슷한 다른 포유동물보다 2.5배가 많대요. 또 한 번 잠수하면 최장 5분까지 버틸 수 있대요. 수심 70여m까지 내려가서 게나 성게 · 조개 등을 찾죠.

해달은 도구를 사용하는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랍니다. 먹을 땐 물 위에 누워 먹잇감을 배에 올려놓고 먹죠. 게를 먹을 때는 도망가지 못하게 다리를 하나하나 꺾고요. 조개를 먹을 때는 배 위에 단단한 돌멩이를 올려 놓고 거기다 조개를 쾅쾅 부딪쳐 단단한 껍데기를 부순답니다. 이런 방법으로 매일 자기 몸무게의 25%를 먹어치운다죠. 다시마처럼 바다 위에 뭉쳐 있는 해조류 덩어리는 해달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해요. 이곳에서 쉬거나 잠도 잘뿐더러 천적에게  쫓길 때는 훌륭한 피난처가 되어주거든요. 해달은 많게는 1000마리까지 모여 무리를 이루는데요.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가 동료와 헤어지는 일을 피하려고 해조류 잎과 줄기로 자기 몸을 둘둘 감싸기도 해요.

해달은 따뜻하고 방수 기능이 뛰어난 털가죽을 노린 사람들에게 사냥당하면서 한때 멸종 일보 직전까지 갔어요. 그러다 1911년 국제 조약이 체결되면서 각국이 보호에 나섰고, 그 결과 개체 수가 차츰 회복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기름 유출로 터전인 바다가 오염되거나, 낚시 도구에 걸리고, 먹잇감인 조개류가 사라지는 등 사람들 때문에 생존 위협에 내몰릴 가능성이 여전하답니다.

 

정지섭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3년 2월 8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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