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5 ㅡ 결혼식의 사랑] 일러스트 = 이철원 사랑 5 ㅡ 결혼식의 사랑 성체를 흔들며 신부가 가고 그 뒤에 칼을 든 군인이 따라가면서 제국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케를 흔들며 신부가 가고 그 뒤에 흰 장갑을 든 신랑이 따라가면서 결혼 예식은 끝난다고 한다 모든 결혼에는 흰 장갑을 낀 제국주의가 있다 그렇지 않은가? ㅡ 김승희 (1962 ~) ‘사랑’ 이라는 낭만적인 제목이 붙어있으나 실은 섬뜩하고 차가운 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일본 정원’ 을 다녀온 날 밤에 김승희 시인은 이 시를 썼다. 그날 일본 정원에서는 마침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고 “그 흰 장갑에서 불현듯 차가운 파시즘의 냄새를 맡았다” 고 시인은 설명한다. “케이트 밀레트의 ‘성의 정치학’ 을 결혼과 식민주의 담론과 연결시켜본 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