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이여 /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 소리] / 일러스트 = 박상훈 가는 봄이여 가는 봄이여 새 울고 물고기의 눈에는 눈물 ㅡ 마쓰오 바쇼 (1644 ~ 1694) (김정례 옮김) 하이쿠 (일본의 짧은 정형시)가 촘촘히 박혀있는 바쇼의 기행문 '오쿠로 가는 작은 길' 을 다시 읽었다. 친하게 지내던 이들과 헤어져 여행을 떠나는 감회를 적은 '가는 봄이여' 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는 '눈물' 이다. 바쇼의 글에는 '눈물'이 자주 나온다. 눈물이 많아지는 나이 46세에 제자 소라와 함께 에도 (도쿄)를 떠난 바쇼는 2400킬로미터 먼 길을 걸어서 여행했다. '눈물'은 하급무사 출신 방랑시인 바쇼의 서민적 성정을 드러내는 특징일 수도 있다. '새 울고'로 자신의 울음을 감추고 얼마나 슬프면 물고기의 눈에서 눈..